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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이지아가 한국에서 ‘나이성형’ 한 이유는?

등록 2011-04-26 15:14

가수 서태지와 결혼했다 이혼한 것으로 밝혀진 배우 이지아는 국내 방송사와 국외 촬영을 위해 출국할 때도 한사코 제작진에게 여권을 보여주지 않았다고 한다. 여권에 기재된 본명과 실제 나이가 들통날까 염려했기 때문이다. 이지아가 지난 1월 서울가정법원에 서태지를 상대로 위자료 및 재산분할 신청을 한 사실이 언론에 보도되면서 소속사 키이스트 쪽은 그의 실제 나이가 1981년생이 아니라 1978년생이라는 사실을 털어놓았다.

소속사가 21일 밤 보도자료를 통해 1997년 결혼, 2006년 이혼 사실을 공개함에 따라 “그럼 이지아가 16살 때 결혼했다는 이야기”라는 지적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그대로 있다가는 도덕성 문제가 아니라 자칫하면 범죄행위로 비칠 수도 있는 상황이 되자 소속사가 이지아의 실제 나이를 실토한 것이다.

‘방송나이 따로 실제 나이 따로’는 이지아 뿐아니다. 3~4살 속이기는 예사다. 10년 전 한 댄스그룹 멤버는 열살이나 나이를 줄였다가 들통나 퇴출되기도 했다.

성형 및 지방 흡입, 보톡스 주사 등 ‘얼굴 리모델링’을 하는 연예인들이 허다하다 보니 대부분 시청자들은 얼굴만 봐서는 실제 나이를 구분하기 어렵다.

그러나 여자연예인의 나이 속이기도 예전처럼 간단한 일이 아니다. 이른바 누리꾼 수사대의 활동이 워낙 맹렬해 극성을 피해가기가 쉽지 않다. 이에 따라 일부 고무줄 나이의 연예인은 방송 등을 통한 ‘고백 마케팅’을 이용해 위기를 기회로 활용하기도 한다. 어디까지나 소속사가 결정한 일이라는 해명도 예외없이 뒤따른다. 그러면 일부 인터넷 매체는 ‘양심 고백’이니 하며 일부 네티즌의 반응을 인용하는 형식으로 호의적으로 보도한다.

배우 서우와 고은미·황우슬혜, 방송인 현영 등이 그런 경우이다. 서우는 소속사 프로필대로 1988년생으로 행세해왔다. 그러나 네티즌들이 실제 나이와 다르다는 의혹을 제기하자 소속사쪽은 “실제로는 1985년생이며 이는 매니지먼트 차원의 일로 서우와는 관계없다”라고 밝혔다.

배우 고은미도 2년전 에스비에스의 <야심만만2>에 출연해 “신인시절 소속사의 일방적인 결정에 따라 76년생을 79년생으로 했어요. 그러나 동료들에겐 실제 나이를 솔직하게 이야기해요”라고 털어놓았다. 실제 나이가 1976년생인 현영은 몇년 전 방송에서 실제 나이를 공개한 뒤에도 여러차례 실제나이를 속인 경위를 우스갯소리의 화제로 삼았다. 배우 선우선과 이시영도 스타덤에 오른 뒤 실제 나이가 밝혀지기도 했다.

외국에서는 여자연예인들 나이를 가지고 장난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가까운 나라인 일본의 경우 연예인에게는 항상 정확한 나이가 따라다닌다. 유독 한국에서 여배우의 고무줄 나이가 만연한 까닭은 연예계가 어린 나이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한 연예계 관계자는 “광고주들이 광고모델을 선정할 때 이미지와 함께 나이를 우선 고려한다”며 “드라마와 영화계에서도 나이가 들수록 배역의 폭이 좁아진다”고 말했다. 연예인 나이와 돈의 함수 관계 속에 나이 속이기가 자리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의 사회적 분위기도 젊게 보이려는 것에 대해서는 관대하고, 반대로 나이 들어보이는 것을 회피하려는 편이다. 특히 연예인의 고무줄 나이가 여자연예인에 집중되는 것도 한국적 풍토와 무관치 않다는 지적이다.

그러다보니 소속연예인 나이 낮추기를 주도하고 있는 연예기획사들은 소속연예인들의 실제 나이가 들통날 경우 대부분 대중들 탓으로 떠넘기는 경우가 많다.

서우의 소속사 쪽은 2년 전 나이를 속인 이유에 대해 “서우는 너무 앳된 얼굴인데 나이가 많으면 대중들에게 선입관이 생길까봐 부득이하게 나이를 속였다”고 말했다.

치열한 생존경쟁을 치르는 연예인으로서는 한살이라도 젊게 보이게 유리하다는 점은 부인하기 힘들다. 젊게 보이려고 성형을 하듯 나이 줄이기도 나이 성형쯤으로 생각할 수도 있다. 연예기획사 입장에서도 “나이를 3~4살 낮추는 게 무슨 대수냐”라고 쉽게 생각을 할 수도 있다.

그러나 연예인의 나이 같은 가장 기초적인 정보조차 정확하게 제공하지 않는 한국적 연예계 풍토는 팬들과 연예인간 신뢰 관계를 저해하고 궁극적으로 불신풍조만 만연시킬 뿐이다.

특히 드라마 및 예능 프로그램 확대로 일부 스타급의 경우 출연료 및 광고 모델료가 천정부지로 치솟고 아이돌이 되려는 청소년이 늘어나면서 ‘연예고시’ ‘연예권력’이라는 말까지 나올 정도로 연예인의 사회적 지위가 예전과는 크게 달라졌다. 일부 유명 연예인의 경우 수십억원대의 연간 소득뿐아니라, 청소년에게 끼치는 사회적 영향력에서도 예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막강파워를 구가하고 있는 실정이다.

“연예인들은 공인이 아니다”라는 말로 언제까지 한국 연예계의 속이기 풍조가 정당화될 것인가?

김도형 선임기자/트위터 @aip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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