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은이의 아이 투 아이>
<송은이의…>서 학생들이 직접 토론
“부모 관심 계기”-“사소한 일도 간섭”
“부모 관심 계기”-“사소한 일도 간섭”
부모와의 원활한 소통이냐, 어린이의 사생활 침해냐. 8일 방송되는 어린이채널 재능티브이 <송은이의 아이 투 아이(eye to eye)>(일 오전 9시)는 ‘상벌점제 문자통보 어떻게 생각하나요’를 주제로 서울 도신초교 어린이 20여명이 나와 열띤 찬반 공방을 펼친다. 아이들의 학교생활을 평가해 상을 주거나 벌점을 주고 그 결과를 부모의 휴대폰에 문자로 통보하는 학교가 늘면서 초등학생들에겐 상벌점 문자통보가 큰 관심거리이다.
<송은이의 아이 투 아이>는 매주 일요일 오전에 방영되는 초등생 토론 프로그램으로 지난 3월27일 첫 방송을 했다. 그동안 사교육(목운초 편), 조기유학(잠현초 편), 티브이 시청시간 제한(신용산초 편) 등을 주제로 찬반 토론을 팽팽하게 이어오면서 ‘초등학생판 100분 토론’이란 별칭도 얻었다. 지상파방송이 최근 어린이 프로그램을 줄이거나 애니메이션 등 시청률 높은 프로그램에 집중하는 추세에 견줘 초등학생이 직접 참여한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프로그램 제작진은 토론 주제를 갖고 매주 초등학교 한 곳을 찾아가 오디션을 통해 찬성 쪽 3명, 반대 쪽 3명의 토론자를 정한다. 토론은 방송사 스튜디오에서 찬반 토론자 6명이 배심원 15명을 설득할 수 있도록 갑론을박 토론을 벌이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보조 진행자 박슬기, 김인석씨가 찬성·반대팀 대장이 되어 카메라 앞에서 긴장한 아이들을 다독이며 재미있는 격론을 이끌어낸다. 지난달 22일 촬영한 이번 상벌점제 문자통보 토론에서 찬성 쪽 학생은 “부모님이 아이들의 학교생활에 궁금한 점이 많지만 선생님한테 따로 전화하기도 어렵고 쉽게 말을 꺼내지 못할 때도 있는데 문자통보를 받으면 그것을 계기로 대화하고 관심을 보일 수 있게 된다”고 주장했다. 반면 “상벌점제 문자로 사소한 일까지 모두 부모님의 간섭을 받게 된다”, “상벌점제가 기록으로 남을 경우, 선생님들이 편견을 가질 수 있다” 등 반대 쪽 학생들의 논리도 만만치 않았다. 마지막에 양쪽 의견을 경청한 배심원 어린이가 찬성 혹은 반대 팻말을 든다. 성인 토론에 견줘 논리와 짜임새가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자기와 다른 견해라도 타당한 근거가 제시되면 바로 수긍하는 모습을 보여주는 점 등에선 어른 프로와 다른 신선함을 엿볼 수 있다.
방송에 앞서 제작진은 도신초 5~6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상벌점 문자통보 설문조사를 했는데, 284명 가운데 찬성 155명, 반대 129명으로 55.5%의 찬성률을 보였다. 진행자 송은이씨는 “부모에게 상벌점 결과가 간다는 것에 아이들이 무조건 반대할 줄 알았는데 찬성이 많아 의외였다”고 말했다. 제작을 맡은 정규훈 피디는 “공부를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자신의 생각을 제대로 표현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주입식 교육에서는 하기 어려운 올바른 토론문화를 이끌어 내고 싶다”고 말했다. 문현숙 선임기자 hyunsm@hani.co.kr
사진 재능티브이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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