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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오디션 프로그램 흥행, 음악 다양성은 담보 못해

등록 2011-05-13 19:44

한국방송 <밴드 서바이벌 탑 밴드>와 비교되는 교육방송 <스페이스 공감> 방송 장면.
한국방송 <밴드 서바이벌 탑 밴드>와 비교되는 교육방송 <스페이스 공감> 방송 장면.
[TV보는 남자]

문화방송 <우리들의 일밤-나는 가수다>는 논란 끝에 재시동하자마자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고 있다. 새로 발매된 음반 목록에는 문화방송 <위대한 탄생>과 엠넷의 <슈퍼스타 케이> 출신들의 싱글도 대거 등장했다. 오디션 프로그램은 유행이고, 유행을 넘어 음악 산업에 어느 정도 영향을 끼치고 있다. 여기에 음악의 다양성과 질적 향상을 위해, 혹은 일반인들의 꿈을 실현시키기 위해서라는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는 각 방송사의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현재 한국의 대중음악 시장을 바라보게 한다. 6월 방송을 앞둔 한국방송 <밴드 서바이벌 탑 밴드>(탑 밴드)도 마찬가지다.

오디션 프로그램의 유행은 두 가지 생각을 하게 한다. 하나는 한국의 대중음악 환경이 정말로 문제이고 기형적인가라는 것이고, 다른 하나는 좋은 음악이 곧 좋은 가수의 노래인가라는 것이다. 전자는 모든 오디션 프로그램의 기획 의도가 ‘음악의 다양성’이란 말로 수렴되기 때문이고 후자는 전부 보컬리스트에 초점을 맞추고 있기 때문이다. 이런 생각은 다시 질문으로 이어진다. 과연 오디션 프로그램은 음악의 다양성에 기여하고 있을까.(혹은 지금 음악은 정말로 다양하지 않을까) 좋은 보컬리스트들이 늘면 음악의 ‘질’은 향상될까.

여기에 대해서 다소 부정적이다. 음악의 장르 편중을 말하는 사람들은 흔히 텔레비전에는 아이돌 음악밖에 나오지 않는다고 말한다. 하지만 그렇게 보일 뿐이다. 드라마 사운드트랙이나 광고 음악도 상황에 따라 음악 차트에 등장하고 있고 차트로 수렴되지 않는 트렌드나 소비 행태도 분명 존재한다. 텔레비전 방송에서 음악 순위가 편중된 것처럼 보이는 이유는 차트의 항목이 단순화되어 있기 때문이다. 무엇보다 오디션이라는 틀은 관습적인 기준을 확산시키는 데 크게 기여한다.

이런 맥락에서 한국방송 <탑 밴드>는 몇 가지 사실을 환기시킨다. 기존의 오디션 프로그램이 ‘가수’ 선발에 맞춰진 것에 견줘 밴드가 대상이라는 점에서 차별화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지만, 교육방송 <스페이스 공감>의 ‘헬로 루키 선발대회’와 얼마나 다를 것인지, 장르적으로 얼마나 다양한 음악을 대상으로 삼을지에 대해선 불투명하다. 하지만 <탑 밴드>의 등장은 방송 생태계가 변화하는 단면을 보여주고 음악과 미디어의 관계를 살피는 단서가 된다는 점에서 중요하다. 밴드는 어쨌든 대중음악의 토대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아마추어 가수의 선발부터 프로 가수들의 서바이벌과 밴드로까지 영역을 확장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수용자들에게 실제로 어떤 영향을 미칠지가 궁금하다. 이에 대해선 시간이 조금 더 지난 뒤에야 말할 수 있겠지만 분명한 건, 흥미롭고 다양한 음악은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서는 등장하지 않는다는 사실이다. 차우진/대중문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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