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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여걸식스’ 이젠 ‘여걸’ 아니다?

등록 2005-07-07 17:17수정 2005-07-07 17:17

여성민우회, 여성상 퇴보 지적
시청자 “진솔함·재미 없어져”

“더는 여걸이라 하지 말라!”

‘여걸파이브’가 ‘여걸식스’로 바뀐 지 3달만에, 여걸들의 힘이 쏙 빠졌다. 한국방송 〈일요일은 101%〉의 ‘여걸파이브’는 다른 오락프로그램과 달리 주체적이고 적극적인 여성상을 보여줘 좋은 평가를 받았으나, 지난 5월 〈해피선데이〉 ‘여걸식스’로 바뀐 뒤 퇴보했다는 지적이다.

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팀이 최근 5월8일부터 지난 3일 방송분을 보고 낸 ‘모니터 보고서’가 이를 잘 지적했다. ‘여걸식스’가 이전의 ‘여걸파이브’와 달리 여성스러운 이미지, 예쁜 외모 등 규격화·정형화된 여성상만 보여주고 있다는 비판이다.

미디어팀은 “출연진이 일부 바뀌고 게임 내용도 바뀌면서 ‘여걸식스’가 본래의 취지를 살리지 못하고 있다”며, “‘여걸파이브’는 자신의 색깔이 뚜렷한 이경실·조혜련·정선희·옥주현 등을 통해 주체적인 여성상을 보여줬지만 ‘여걸식스’는 이혜영·홍수아·심은진 등을 영입하면서 여성스러운 이미지와 예쁜 외모만을 부각시키는 등 식상한 여성상을 보여주는 프로그램으로 전락했다”고 밝혔다. 또 “짝짓기 게임을 도입하면서 남성이 주도하고 여성이 도구에 머물도록 만들었다”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미디어팀은 “캐릭터가 확실치 않고 능력도 검증되지 않은 출연자도 문제”라고 말했다.

‘여걸파이브’는 기존 오락프로그램의 소극적인 여성출연자들에서 벗어나 적극적이고 활발한 모습을 드러낸 것에 의의가 있었지만, ‘여걸식스’의 새 출연자들은 다른 오락프로그램에서 흔히 보아온 식상한 여성상을 되풀이한다는 것이다.

이들의 지적처럼, 여성 출연자가 교체됨과 동시에 매주 4명 정도의 남성 연예인들이 나오면서 ‘여걸식스’라는 제목 자체가 무색해졌으며, 남성들에게 많은 역할이 주어지면서 여성들은 고정 출연자라는 것 이상의 의미는 갖지 못하게 됐다.

시청자들도 인터넷 게시판을 통해 ‘여걸식스’의 ‘변질’에 강도 높은 비판을 쏟아내고 있다. 김태진씨는 “남녀 연예인들이 한꺼번에 나와 게임도 똑같이 하는 등 다른 프로그램과 다른 게 하나도 없다”고 밝혔다. 박도은씨는 “‘여자들만의 입담’이 보이지 않고, 진솔함·재미 등도 없어졌으며 남자 연예인이 투입되면서 ‘여걸’이란 이름을 붙일 명분·자격을 잃어버렸다”며, “‘여걸’이 개개인의 매력을 충분히 발산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연출자 이훈희 피디는 “여성주의적 시각에서 지적할 수 있는 문제라고 보며 발전적으로 반영하고 수용하도록 하겠다”며 “똑같은 콘셉트로 가기 어려워 변화를 시도했으나 장점이 덜 부각된 것 같다”고 말했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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