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성향 이유로 하차 일방통보” 1인시위 나서
가수 김흥국(52)씨가 <문화방송>(MBC)이 자신이 진행하던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하차시킨 것을 두고 강력 반발하면서 ‘퇴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
김씨는 12일 방송을 끝으로 문화방송 라디오 <두시 만세> 진행자 자리에서 하차한 뒤 13일 이 방송사 여의도사옥 앞에서 1인시위를 벌였다. 그는 문화방송이 자신의 정치 성향을 이유로 사전 주의조처도 없이 일방적으로 하차를 통보했다고 주장했다. 문화방송은 지난 3일 “김씨가 일신상의 문제로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13일 시위 현장에서 만난 김씨는 “연예인 진행자의 일방적인 퇴출 재발을 막기 위해 시위에 나선다”며 “17일까지 닷새 동안 매일 오전 10시~오후 1시 1인시위를 하고 17일에는 삭발을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우용 라디오본부장이 김아무개 책임피디에게 (퇴출시키라고) 이야기했고 김 피디가 지난 3일 나에게 ‘그만둬야겠다’고 말했다”며 “하차 사유를 물었더니 정몽준 의원과의 친분과 선거 개입 때문이라고 했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4·27 재보선 때 한나라당 강재섭 후보가 출마한 분당을 지역을, 강 후보 지원 유세에 나선 정몽준 의원과 함께 찾은 바 있다. 문화방송 노조는 지난달 말 특보를 통해 ‘김미화씨와의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이 본부장이 “자신만의 잣대로 (인사) 칼을 휘두르고 있다”고 반발했다. 이와 관련해 김흥국씨는 “김미화씨는 시사프로 진행자이고 나는 오락프로 진행자로 사안이 다르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이진숙 문화방송 홍보국장은 “(김흥국씨 하차는) 김씨의 일신상 문제에 대해 논의하는 과정에서 그만두는 것으로 결론이 났다”고 밝혔다. 정영하 문화방송 노조 위원장은 “김씨가 선거활동을 한 것이 방송인으로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노조는 이 본부장의 자질을 문제 삼았는데, 이 본부장이 자신에게 튈 불똥을 연예인에게 뒤집어씌웠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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