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펄떡펄떡 살아숨쉬는 인물 맡고싶다”
아버지랑 닮았다. 그래도 ‘업그레이드’ 됐다. 키도 크고 몸도 좋다. 잘 못 알아보는 사람도 있지만 조금만 자세히 보면 눈코입귀 아버지 얼굴이 떠오른다. 드라마 <왕룽일가>에서 곱슬머리 ‘쿠웨이트 박’으로 이름을 떨친 최주봉(60)씨의 아들임을 알아챈다. 얼마 전 종영한 드라마 <토지>에서 서희와 길상을 괴롭히던 김두만 역으로 얼굴을 알린 최규환(27)씨다.
드라마 ‘토지’서 악역 김두만
‘겸손·성실·적극·순발력’ 칭찬
예능프로 잇단 등장 “연기수업중”
“연예인 되지 말고 연기자 되라”
아버지 뜻 새기는 꿈 큰 새내기 그가 요즘 티브이에 부쩍 자주 나온다. 벌써 8~9군데 예능 프로에서 신인답지 않은 ‘끼’를 자랑했다. 여러 주변 사람들에게 “겸손하고 성실하다”고 인정받고, “적극적이고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칭찬도 받았다. 연기자 최규환을 주목하는 이유다. 부모의 직업을 이은 여느 사람들처럼, 그 또한 아버지의 후광이 부담스럽다. 아버지가 나온 중앙대 연극학과를 들어간 과정이 재미있다. “고2 겨울방학 때 연극을 공부하기로 마음 먹었는데요, 아버지 ‘빽’이라는 소리 듣기 싫어서 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먼저 시험 쳐서 합격하고 다시 중대 시험을 봤어요.” 결과는 차석 합격이었고 ‘빽’이라는 말은 어디서도 들려오지 않았다. 드라마 <토지> 출연도 엄격한 오디션을 거쳤다. 연출자가 마침 <왕룽일가>도 감독했던 이종한 피디. 이 피디는 아들 뻘인 최씨에게 아버지처럼 엄하게 가르쳤다. “세트장에서 아버지한테 대드는 장면을 찍을 때였어요. 대개 감독님은 조연출에게 마이크로 얘길 하는데 갑자기 부조정실 소리를 켜고 직접 큰 소리로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야 이놈아 그렇게 하면 쪼다야!’ 오케이 사인 받고도 부조정실 가서 혼나고, 다음에 다시 찍었죠.” 점잖은 피디에게 되게 혼난 이야기를 하면서도 표정이 즐겁다. 예능 프로 출연에 대해선 아버지도 걱정을 했다고 한다. 원체 말이 없다는 아버지가 “연예인이 되지 말고 연기자가 되라”고 넌지시 말했고, 아들은 “연기 수업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연극하면서 관객과 소통하는 법은 배웠지만, 아직 카메라 앞에서는 부자연스러워요.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풀어지는 연습을 했고, 비교적 저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연기자로 우뚝 서고 싶음과 동시에 연극 연출도 하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다. 대학 때 수차례 해본 연출이 매력적이란다. “화려한 것과 소박한 것을 병행하고 싶어요. 영화나 드라마는 많은 사람들에게 얘기를 하는 거라면, 연극은 적은 사람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거라 좋거든요.” 연기자로서는 “최규환은 다른 배우에게서 볼 수 없는 것들을 보여준다”는 말을 듣고 싶단다. “세상의 하고 많은 사람들은 다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 다양한 인물을 맡고 싶어요. 특히 사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그늘지고 소외된 인물이 매력적입니다.”
글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사진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겸손·성실·적극·순발력’ 칭찬
예능프로 잇단 등장 “연기수업중”
“연예인 되지 말고 연기자 되라”
아버지 뜻 새기는 꿈 큰 새내기 그가 요즘 티브이에 부쩍 자주 나온다. 벌써 8~9군데 예능 프로에서 신인답지 않은 ‘끼’를 자랑했다. 여러 주변 사람들에게 “겸손하고 성실하다”고 인정받고, “적극적이고 순발력이 뛰어나다”는 칭찬도 받았다. 연기자 최규환을 주목하는 이유다. 부모의 직업을 이은 여느 사람들처럼, 그 또한 아버지의 후광이 부담스럽다. 아버지가 나온 중앙대 연극학과를 들어간 과정이 재미있다. “고2 겨울방학 때 연극을 공부하기로 마음 먹었는데요, 아버지 ‘빽’이라는 소리 듣기 싫어서 예종(한국예술종합학교) 먼저 시험 쳐서 합격하고 다시 중대 시험을 봤어요.” 결과는 차석 합격이었고 ‘빽’이라는 말은 어디서도 들려오지 않았다. 드라마 <토지> 출연도 엄격한 오디션을 거쳤다. 연출자가 마침 <왕룽일가>도 감독했던 이종한 피디. 이 피디는 아들 뻘인 최씨에게 아버지처럼 엄하게 가르쳤다. “세트장에서 아버지한테 대드는 장면을 찍을 때였어요. 대개 감독님은 조연출에게 마이크로 얘길 하는데 갑자기 부조정실 소리를 켜고 직접 큰 소리로 말씀을 하시는 거예요. ‘야 이놈아 그렇게 하면 쪼다야!’ 오케이 사인 받고도 부조정실 가서 혼나고, 다음에 다시 찍었죠.” 점잖은 피디에게 되게 혼난 이야기를 하면서도 표정이 즐겁다. 예능 프로 출연에 대해선 아버지도 걱정을 했다고 한다. 원체 말이 없다는 아버지가 “연예인이 되지 말고 연기자가 되라”고 넌지시 말했고, 아들은 “연기 수업의 과정”이라고 설명했다. “학교에서 연극하면서 관객과 소통하는 법은 배웠지만, 아직 카메라 앞에서는 부자연스러워요.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럽게 풀어지는 연습을 했고, 비교적 저는 만족스러웠습니다.” 연기자로 우뚝 서고 싶음과 동시에 연극 연출도 하고 싶은 것이 그의 꿈이다. 대학 때 수차례 해본 연출이 매력적이란다. “화려한 것과 소박한 것을 병행하고 싶어요. 영화나 드라마는 많은 사람들에게 얘기를 하는 거라면, 연극은 적은 사람에게 ‘하고 싶은 얘기’를 하는 거라 좋거든요.” 연기자로서는 “최규환은 다른 배우에게서 볼 수 없는 것들을 보여준다”는 말을 듣고 싶단다. “세상의 하고 많은 사람들은 다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펄떡펄떡 살아 숨쉬는 다양한 인물을 맡고 싶어요. 특히 사회에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는 그늘지고 소외된 인물이 매력적입니다.”
글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사진 김종수 기자 jongs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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