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방송 <엠비시 스페셜> 누리집에 24일 방송 예정으로 올라 있는 ‘여의도 1번지 사모님들’의 예고편 영상.
24일 예정 ‘여의도 1번지…’ 방송 나흘 전 ‘불방’ 결정
“최근 상황 급변…정치적 오해 우려돼” 사쪽 해명에
노조 “넉달간 3건 결방·취재중단, 윤길용 국장 책임”
“최근 상황 급변…정치적 오해 우려돼” 사쪽 해명에
노조 “넉달간 3건 결방·취재중단, 윤길용 국장 책임”
<문화방송>(MBC)에서 또다시 ‘결방 논란’이 빚어졌다. 문화방송이 오는 24일 방송을 예고했던 <엠비시 스페셜> ‘여의도 1번지 사모님들’ 편에 대해 “정치적 오해를 빚을 수 있다”며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하자, 문화방송 노동조합과 시사교양국 피디들이 반발하고 있다. 문화방송은 지난달 24일에도 <피디수첩> 프로그램을 결방시킨 바 있다. 이날 방송 예정이었던 ‘남북경협 중단 그후 1년’ 편 제작 도중 취재 중단 지시가 내려지면서 결방이 결정됐다. 지난해 8월에는 <피디수첩>의 ‘4대강, 수심 6m의 비밀’ 편을 예정보다 한주 늦게 내보냈다. 모두 시사교양국에서 제작한 프로그램이다.
22일 문화방송 누리집을 보면 정성후 시피(CP)가 기획하고 김보슬 피디가 연출한 <엠비시 스페셜> ‘여의도 1번지 사모님들’에는 박영옥(강기갑 의원 부인), 송현옥(오세훈 시장 부인), 이순삼(홍준표 의원 부인)씨 등 정치인의 아내 9명이 등장할 예정이었다. 제작진은 기획의도와 관련해 “그동안 그림자처럼 살아온 정치인 부인을 재조명해 그녀들이 인생에서 얻은 것은 무엇이고 잃은 것은 무엇인지 솔직담백하게 들어볼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방송이 지난 4월 말 기획해 최근 제작을 완료한 ‘여의도 1번지 사모님들’의 불방을 결정한 것은 방송을 나흘 앞둔 지난 20일이었다. 이미 17일 밤 <엠비시 스페셜> ‘나의 살던 고향은’ 편 방송 직후 예고 방송까지 내보낸 뒤였다. 문화방송이 밝힌 결방 사유는 “정치적 중립성과 관련해 오해를 빚을 수 있다”는 점이다.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은 22일 “지난 17일 방송에서 언급된 오세훈 시장이 무상급식 주민투표를 청구하고, 19일 홍준표 의원이 한나라당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는 등 방송 직전 정치적 상황이 갑작스레 바뀌었다”며 “지난 두달간 많은 준비를 한 프로그램이었지만 이대로 나가면 정치적 오해를 빚을 수 있다고 판단해 고민 끝에 방송하지 않기로 결정한 것”이라고 밝혔다.
문화방송 노조와 시사교양국 피디들은 이미 제작이 끝나 예고방송까지 나간 프로그램에 대해 뒤늦게 결방을 결정하는 것은 방송을 희화화하는 행위라며 사쪽에 윤길용 국장 등 책임자 처벌을 요구했다. 노조는 22일 특보에서 “애초 윤길용 국장이 취재를 허가했고, 제작진은 국장을 믿고 두달여 동안 힘들게 프로그램을 제작했다”며 “지난달 <피디수첩> ‘남북경협 중단 그후 1년’의 결방과 지난 3월 ‘엠비(MB) 무릎기도 사건’ 아이템의 취재 중단 등 시사교양국에 온 지 넉달 만에 3건의 결방 및 취재 중단 사태를 빚은 윤길용 국장은 이번 사태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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