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 조연’ 김정태
‘명품 조연’ 김정태
영화 ‘친구’ 등 출연 베테랑
가난·병마 힘겨웠던 지난날
감정 표현하는 데 자양분 돼
영화 ‘친구’ 등 출연 베테랑
가난·병마 힘겨웠던 지난날
감정 표현하는 데 자양분 돼
한 치 앞도 모르는 인생이라고 했던가. 배우 김정태(40·사진)는 요즘 이 말을 실감하는 중이다.
1999년 영화 <이재수의 난>으로 데뷔한 뒤 12년을 연기 잘하는 ‘조연’으로 살았으나 ‘무명’을 벗지 못했다. 그런 그가 6월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한국방송 2텔레비전)에 한 번 출연했다가 단숨에 주목받는 스타가 됐기 때문이다. <1박2일> 출연 뒤 광고 촬영을 했고, 위성·케이블채널 <티브이엔>의 예능프로그램 <롤러코스터>의 새 꼭지인 ‘홍대 정태’에서 주연을 맡는 등 드라마와 영화 섭외도 밀려든다. 무엇보다 출연료가 올랐다. 지난달 29일 서울 홍대 앞 한 카페에서 만난 김정태는 자신에게 닥친 ‘변화’가 조금은 당황스러운 듯했다.
“예능프로 한 번 출연이 이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고는 생각도 못했어요. 성동일 형이 함께 나가자고 권했는데 의외의 반응이었어요. 트위터 팔로어(구독자) 숫자가 1400명에서 단숨에 9000명이 되고. 출연료도 올랐어요. 워낙 저렴했기 때문에 티는 별로 안 나지만. 하하.” 그러나 그는 “12년을 연기했는데 예능프로 한번 출연에 이렇게 주목받는 것이 배우로서 서글프기도 하다”고 했다.
김정태는 <1박2일>에서 운 좋게 기회를 잡은 것 같지만 12년간 영화와 드라마 30여편을 오가며 갈고닦은 준비된 ‘스타’이다. 영화·드라마판에서 알 만한 이들은 알아주는 ‘명품 조연’이었다. <1박2일>에서 적시적소에 순발력 있게 내뱉는 말솜씨가 화제였는데 순발력은 배우로서 그의 가장 큰 장점이다. 그는 <친구>(2001), <똥개>(2003), <방가 방가>(2010) 등의 영화와 <닥터깽>(2006) 등의 드라마에서 캐릭터에 직접 살을 붙이며 자신이 맡은 역을 풍부하게 표현해왔다고 자부한다. 현재 악역으로 출연중인 <문화방송> 드라마 <미스 리플리>에서 주인공 장미리(이다해)의 뺨을 때려 화제가 된 장면도 즉흥이었다고 한다.
“상투적이 될까 봐 계산해서 연기하지 않습니다. 제 역할에 당위성이 없으면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합니다. 배우는 작가, 연출가에 이어 제3의 창작자예요. 주어진 대로만 하는 게 아니라 배우 스스로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창조하는 노력이 필요합니다.” <닥터깽>을 연출했던 박성수 피디는 “평범한 대사도 그의 입에서 나오면 창의적인 대사가 된다”고 평했다.
그는 희로애락의 감정 표현력이 풍부하다는 평을 받는다. 이런 표현력은 “오랜 무명 생활과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한다. 엄마의 권유로 배우가 된 뒤 데뷔 초기에 1년에 한 편씩 꾸준히 작품에 출연했지만, 치킨 배달 등 아르바이트를 병행했을 정도로 생활이 힘들었다. “동네에서 가장 잘살았던 집안”이 아버지의 사업 실패로 기울었고 “배우가 되고는 12년 동안 늘 가난하게 살았다”고 한다.
“어머니가 돌아가시고 아버지가 아프고, 저도 아파서 죽을 고비를 넘기는 등 10년 동안 쓰나미가 쓸고 간 느낌이었어요. 형제들이 함께 아버지 빚을 지난해 말 다 갚았어요. 이런 가난을 아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아 열심히 살고 싶어요.” 그는 “가난과 죽을 고비,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고통과 슬픔, 돌아간 어머니에 대한 그리움 등의 감정들이 연기하는 데 도움이 된 것은 그나마 다행”이라며 웃었다.
<친구>에서 장동건을 흉기로 찌르는 역, <똥개>에서 정우성과 맞짱 뜨는 역 등 데뷔 후 주로 험상궂은 조폭 역을 맡아 몸을 많이 쓰는 액션 연기를 선보였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정적인 사람”이다. 재즈를 좋아하고 데뷔 전부터 시도 줄곧 썼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올드팝이나 재즈를 즐겨 들었어요. 쳇 베이커, 가토 바르비에리를 좋아해요. 재즈는 애잔하고 잔잔한 것을 좋아하는 제 정서에 잘 맞아요. 음, 언젠가 시집도 한 편 내고 싶어요.” 그는 인터뷰 말미에 ‘조연’ 배우들의 처우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주연배우가 나보다 연기를 못하면 사실 짜증이 날 때도 있어요. 주연과 조연을 구분짓는 것 중 하나는 대중적인 인지도 차이입니다. 하지만 조연 중에서도 주연 못지 않게 열심히 노력하고 연기 잘하는 훌륭한 배우가 많아요. 조연배우들과 스태프의 처우를 개선할 현실적인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티브이엔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 경찰 “KBS, 귀대기로는 녹취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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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김정태(40)
<친구>에서 장동건을 흉기로 찌르는 역, <똥개>에서 정우성과 맞짱 뜨는 역 등 데뷔 후 주로 험상궂은 조폭 역을 맡아 몸을 많이 쓰는 액션 연기를 선보였지만, 실제로는 “굉장히 정적인 사람”이다. 재즈를 좋아하고 데뷔 전부터 시도 줄곧 썼다고 한다. “고등학교 때부터 올드팝이나 재즈를 즐겨 들었어요. 쳇 베이커, 가토 바르비에리를 좋아해요. 재즈는 애잔하고 잔잔한 것을 좋아하는 제 정서에 잘 맞아요. 음, 언젠가 시집도 한 편 내고 싶어요.” 그는 인터뷰 말미에 ‘조연’ 배우들의 처우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주연배우가 나보다 연기를 못하면 사실 짜증이 날 때도 있어요. 주연과 조연을 구분짓는 것 중 하나는 대중적인 인지도 차이입니다. 하지만 조연 중에서도 주연 못지 않게 열심히 노력하고 연기 잘하는 훌륭한 배우가 많아요. 조연배우들과 스태프의 처우를 개선할 현실적인 방안이 나오기를 기대합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티브이엔 제공 <한겨레 인기기사> ■ 경찰 “KBS, 귀대기로는 녹취 불가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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