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이서진(41)
드라마 ‘계백’ 주인공 이서진
“계백이 이끌던 5천명의 결사대가 열 배가 넘는 신라 대군에 맞설 수 있었던 이유가 뭘까요? 결국 계백이 한 사람 한 사람에게 마음으로 다가갔기 때문이 아닐까요. 충신의 모습과 인간미를 함께 드러내고 싶어요.”
21일 백제와 신라의 황산벌 전투의 고장 충남 논산에서 드라마 <계백> 제작발표회 뒤 <한겨레>와 만난 탤런트 이서진(41·사진)은 계백 장군을 연기하려고 “역사책도 찾아보고 동화책까지 읽는 등 많이 연구했다”고 했다.
25일 첫 전파를 타는 32부작 사극 <계백>(문화방송·연출 김근홍 정대윤, 극본 정형수)은 이서진이 <혼> 이후 2년 만에 드라마에 출연하는 안방 복귀작이다. <계백>은 백제의 충신 계백 장군과 의자왕(조재현)을 중심으로 백제 말의 역사를 재조명하는 작품으로, 이서진은 주인공 계백 역을 맡았다.
이서진은 “<이산>이 끝난 뒤 다시는 사극에 출연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말머리를 꺼냈다. 2003년 사극 <다모>에서 “아프냐, 나도 아프다”는 유행어를 남기며 인기를 끌었고 2007년에는 역시 사극 <이산>으로 존재감 있는 배우로 성장했다. 그런 그가 다시는 사극에 출연하고 싶지 않았다는 것이다. 왜? “너무 힘들었어요. 촬영 기간도 길고, 옷도 무겁고.(웃음)”
그런데 <계백>에 출연하게 된 건 “대본이 너무 재미있고 감동도 있어서 안 할 수가 없었다”는 것이다. “하지만 첫 촬영 때 지금껏 입어본 중에서 가장 무거운 옷을 입고 황산벌 전투 장면을 찍으면서 후회했어요. 아, 하지 말걸.(웃음)” 그러나 이내 “<계백>에서 야전 사령관처럼 거친 모습을 많이 보여줄 것 같다”며 “김근홍 피디가 나를 잘 알기에 나를 어떤 식으로 바꿔야 하는지 알 것”이라며 기대감을 내비쳤다.
계백은 황산벌 전투 중에 죽었다는 사실 외에는 별다른 기록이 없다. 그래서 드라마는 계백이 백제 무왕의 스승이자 선화 왕비의 호위 무사인 무진(차인표)의 아들로 태어났다는 가정에서 출발한다. 이서진은 “오히려 역사적인 고증이 많이 없기 때문에 극적인 내용을 삽입해 좀더 재미있게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계백의 인간적인 모습을 강조하겠다”고 했다.
1999년 드라마 <파도 위의 집>으로 데뷔한 이서진은 사극과 현대극을 넘나들며 연기했다. 그는 비열한 악역(<별을 쏘다>), 뱀파이어(<프리즈>) 등 강한 인물로 많이 나왔는데도 <다모>와 <이산>의 이미지가 강해서인지 늘 부드러운 남자로 평가받는다고 했다. “그래도 이미지 변신에 대한 부담은 없어요. 앞으로 다양한 모습 많이 보여주면 되니까. <계백>이 끝나면 현대극을 많이 하고 싶어요. 로맨틱 코미디도 좋고.”
이서진은 대학 시절 미국에서 경영학을 전공했다. 그는 지난 2월에는 한 자산운용회사(에스크베리타스자산운용)에 상무(글로벌콘텐츠 2본부장)로 입사해 화제를 낳았다. 드라마·영화 콘텐츠 투자 업무를 하고 있다. 그는 “회사원 생활을 하려는 건 아니고 흥미를 느껴 배워보고 싶어서 시작했다”고 했다. 일반 회사원처럼 출퇴근하며 일을 하지는 않는다. 이를 두고 일각에서는, 그를 ‘얼굴마담’으로 내세워 투자금을 끌어모으려고 한다는 시선도 있었다. 그는 “잘 몰라서 하는 소리”라고 말했다. “금융 쪽이 얼마나 무서운 곳인데요. 얼굴마담 한다고 투자해주는 곳이 아니에요. 만나면 반갑게 인사는 하겠지만.(웃음)”
논산/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논산/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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