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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이사람] “독립운동 선친에 ‘역사왜곡’ 보일 순 없어”

등록 2011-08-08 19:55

독립운동가 동암 차리석(1881~1945) 선생의 아들 차영조(67)씨
독립운동가 동암 차리석(1881~1945) 선생의 아들 차영조(67)씨
한국방송 ‘이승만 특집’ 반대 릴레이 단식 나선 차영조씨
독립운동가 차리석 선생의 아들
위암 투병에 약해진 몸으로 참여
“방영 강행땐 수신료 거부 운동”
“건강만 허락한다면 농성이 아니라 삭발이라도 하고 싶은 심정입니다. <한국방송>(KBS)이 ‘이승만 특집’으로 그를 미화한다면, 선친을 비롯한 많은 독립운동가는 무덤에서도 편히 쉬지 못할 겁니다.”

독립운동가 동암 차리석(1881~1945) 선생의 아들 차영조(67·사진)씨가 지난 2일 대한민국임시정부(임정)기념사업회와 한국전쟁유족회 등 97개 시민·사회·언론단체로 이뤄진 ‘친일·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의 농성장을 찾은 이유다. 그는 4년 전 위암 투병 끝에 위 전체를 들어내는 수술을 받아 외부 활동이 어려운 형편이다. 하지만 비대위가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본관 앞에서 이승만 특집 다큐멘터리 중단과 김인규 사장 퇴진을 촉구하는 릴레이 단식 농성을 시작하자, 한달음에 달려왔다.

차씨는 지난달 19일 비대위가 서울 명동예술극장 앞 사거리에서 이승만 특집방송 계획에 항의해 김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는 서명운동과 1인시위를 시작했을 때도 몸을 돌보지 않고 현장에 와서 관계자들을 격려했다.

차씨는 7일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일제 강점기 중국의 임정에서 국무위원 비서장을 지내는 등 조국 독립을 위해 평생을 바친 선친 앞에 ‘역사 왜곡’이라는 부끄러운 현실을 보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그의 선친은 1919년 9월 <독립신문> 기자로 독립운동을 시작한 뒤 1945년 9월9일 임시정부 환국 준비를 하던 중 과로로 숨졌다. 차씨가 태어난 것은 선친의 순국 한 해 전인 1944년 1월이었다.

“한국방송이 이승만 전 대통령의 공과를 함께 다루겠다는데, 그렇다면 그가 직무유기와 위임통치 청원 때문에 임정에서 탄핵된 과거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그를 ‘건국 대통령’이라고 묘사할 것이 아니라, 정부 수립 과정에서 친일파를 중용하고, 특히 노덕술 등 악질 친일파를 비호한 과거를 포함해야 합니다. 이 밖에도 반민특위 해체, 부정선거, 4·19혁명 무력진압 등 이런 역사적 사실을 반드시 함께 다뤄야 합니다.”

차씨는 “국민들로부터 수신료를 받아 운영하는 한국방송이 만약 이 전 대통령에 대한 왜곡 방송을 끝까지 고집한다면, 수신료 납부 거부운동이라도 벌여 그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루씩 릴레이로 진행되는 비대위의 단식 농성에는 차씨를 비롯해 석주 이상룡 선생의 증손자인 이항증씨, 의병장 대천 조경환 선생의 장손 조세현(현 의병선양회 부회장)씨, 대한민국 임시정부 상임고문을 지낸 동농 김가진 선생의 손자 김자동(현 대한민국임시정부기념사업회 회장)씨 등 독립운동가 후손 21명과 한국전쟁 민간인 학살 희생자 유족을 포함한 각계 원로급 인사 125명이 참여하고 있다. 비대위는 한국방송이 이승만 특집방송 취소를 발표하기 전까지 릴레이 단식 농성을 계속할 계획이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사진 친일·독재 찬양방송 저지 비상대책위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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