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녀 킬러 차연진으로 분한 한그루(19)
채널CGV 19금액션물 ‘소녀K’
피 칠갑을 한 남녀가 각각 쇠사슬과 망치를 들고 몸싸움을 벌인다. 짧은 치마를 입은 일본 애니메이션에서 막 튀어나온 듯한 미소녀(한그루·사진)가 쇠사슬을 들고 남자에게 달려드는 모습은 꽤 섬뜩하다. 또다른 장면에선 괴한이 나타나 미소녀를 안고 있던 엄마를 뒤에서 긴 칼로 찌른다. 칼이 등으로 들어가고 배를 관통하는 모습이 그대로 화면을 가득 메운다.
27일 첫 방송을 한 케이블채널 <채널씨지브이>(토 밤 12시)의 3부작 드라마 <소녀케이(K)>는 한국에서는 드문 ‘19금 킬러액션물’을 표방하고 있다. 채널씨지브이가 자체 제작한 이 드라마는 우연히 총기밀수 사건에 말려들어 엄마를 잃게 된 여고생이 복수를 하려고 비밀 조직에 가담해 킬러로 성장하는 이야기인데 피가 튀고 살인이 난무한다. 화려한 액션이 펼쳐지다 결국 칼에 찔린 부위에서 피가 분수처럼 콸콸 솟아오르는 식이다. 영화 <슈퍼스타 감사용>에 이어 이 드라마를 연출한 김종현 감독은 “19살 관람가이기 때문에 제약 없이 촬영했다”며 “잔인하고 파격적인 영상이 많을 것”이라고 밝혔다.
제작비 20억원을 들여 세트 제작 등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영화 <아저씨> <무방비도시>의 홍의정 무술감독이 출연진에게 일일이 무술지도를 했다고 한다. 그러나 지난해 케이블채널 <오시엔>에서 방영한 미국 드라마 <스파르타쿠스> 등으로 이미 ‘잔혹극’에 익숙해진 시청자들에게 그 이상을 보여주진 않는다. 그렇지만 ‘미소녀의 살인’이라는 이 드라마의 설정은 액션 드라마를 좋아하는 이들의 호기심을 끌 만하다. 시청자 송미연씨는 인터넷 덧글로 “미소녀가 주인공이라는데 대체 어떤 액션을 보여줄지 기대된다”고 썼다.
미소녀 킬러 차연진으로 분한 한그루(19)의 액션 연기도 눈여겨볼 만 하다. 올 초 가수로 데뷔한 그는 이 드라마에서 처음 연기자로 나섰다. 인대가 늘어나는 부상도 감수하며 대역 없이 100% 액션 장면을 소화했다고 한다. 한그루는 “살면서 한 번도 느껴보지 못한 감정을 연기하는 게 어려웠다”며 “그러나 반항기 있는 모습을 연기하면서 답답한 기분을 풀었다”고 말했다. 김종현 감독은 “한그루는 운동감각이 매우 뛰어나 보는 순간 바로 캐스팅했다”며 흡족해했다.
차연진을 묵묵히 돕는 비밀 조직 대장이자 조력자인 유성호는 탤런트 김정태가 연기한다. <한국방송2>의 예능프로그램 <해피선데이-1박2일>에 출연해 단숨에 스타가 된 그는 이 드라마에서 근엄하고 카리스마 넘치는 모습을 선보인다. 김정태는 “여름에 가을옷을 입고 촬영해 힘든 상황이 많았다”고 했다. 차연진을 킬러로 가르치는 민 실장 역은 박효주가 맡으며, 조직폭력배를 쫓는 형사 최태영은 백도빈이 연기한다. 일본 배우 미즈사와 에레나도 나온다. 김종현 감독은 “<소녀케이>가 국내 킬러액션물의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남지은 기자, 사진 씨제이이앤엠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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