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인의…’ ‘보스를…’에서
내숭 뺀 연기로 인기몰이
연기 힘·영역은 서로 달라
*로코 : 로맨틱 코미디
내숭 뺀 연기로 인기몰이
연기 힘·영역은 서로 달라
*로코 : 로맨틱 코미디
“아, 정말 최강희 최고야.” “그래도 로맨틱 코미디 하면 김선아지.”
요즘 드라마 팬들 사이에서 이런 설전이 오간다. 로맨틱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에스비에스 수목 밤 9시55분)와 <여인의 향기>(에스비에스 토일 밤 9시50분)가 화제를 모은다.
로맨틱 드라마 홍수 속에서 두 드라마가 도드라지는 이유로 여자 주인공인 최강희(<보스를 지켜라>)와 김선아(<여인의 향기>)의 저력을 꼽는 이들이 많다. 두 배우는 각각 <달콤한 나의 도시>(2008년)와 <내 이름은 김삼순>(2005년) 등의 드라마를 통해 ‘로맨틱 코미디의 여왕’들로 자리매김했다. 이번 드라마에서는 ‘코믹성을 절제하고’(김선아), ‘적절하게 과장하며’(최강희) 제 옷을 입은 듯 맞춤 연기로 드라마 인기의 일등공신이 됐다.
1996년 광고 모델로 데뷔한 김선아와 1995년 청소년드라마 <신세대 보고서 어른들은 몰라요>로 데뷔한 최강희는 정극과 코미디를 오가며 성장했다. ‘예쁜 척’하지 않는 내숭 없는 모습에 여성 시청자들이 더 좋아하는 대표적인 여배우이기도 하다. 닮은 듯 다른 두 배우의 매력을 비교했다.
■ ‘절제’ 대 ‘과장’ 김선아는 <여인의 향기>에서 암 선고를 받았지만 열심히 사는 씩씩한 전직 여행사 직원 이연재로, 최강희는 <보스를 지켜라>에서 천방지축 재벌 아들을 보살피는 비서 노은설로 나온다. 두 역 모두 가난하지만 열심히 사는 ‘캔디’이자 재벌 2세의 사랑을 받는 ‘신데렐라’다. 자칫 단선적이 될 수 있는 흔한 여주인공 캐릭터지만 두 배우의 연기력 때문에 입체적인 인물이 됐다. 김선아가 자신의 실제 성격을 캐릭터에 투영하는 스타일이라면 최강희는 캐릭터에 몰입해 자신이 원하는 모습을 이끌어낸다고 할 수 있다.
한 지상파 드라마 피디는 “20대에 영화 <위대한 유산>에서 코믹 연기의 절정을 보여줬던 김선아는 이제 일과 사랑에 고민이 많은 30대가 된 자신을 <여인의 향기> 속 연재로 탄생시킨 듯하다”고 말했다. 이연재 역에서 김선아가 종전보다 절제된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는 것이다.
그는 “반면 최강희는 은설을 다소 오버하는 캐릭터로 설정해 자신과 다른 성격의 인물을 즐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최강희는 지난달 <보스를 지켜라> 제작발표회에서 “(천방지축) 노은설은 (소극적인) 내 모습과 달라서 연기하고 싶었다”고 한 바 있다.
■ ‘현실’ 대 ‘판타지’ 두 사람은 이른바 청순가련형 여주인공들을 물리치고 현실 기반형 캐릭터로 인기를 얻었다. 가진 것은 별로 없지만 일과 사랑에 고민하는, 실제로 있을 법한 캐릭터로 사랑을 받은 것이다.
그런데 세부로 들어가면 두 배우의 느낌은 조금 다르다. 김선아가 일상이라면 최강희는 판타지가 가미된다. 김선아를 지지한다는 한 프리랜서 피디는 “김선아는 자신이 맡은 인물을 실제로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현실적인 캐릭터로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을 연출한 김윤철 피디도 “김선아는 일상성에 바탕한 코미디를 잘하며 극적인 상황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여인의 향기> 1회에서 요즘 왜 이렇게 살이 빠지느냐는 친구의 말에 연재가 음료수를 마시며 아무렇지 않게 “연애하려나봐”라고 내뱉는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러워 현실의 배우 김선아인지 드라마 속 이연재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 그에 견줘 최강희는 일상 연기를 해도 왠지 판타지 속 인물 같은 느낌을 준다. <보스를 지켜라>에서 그가 아무리 함께 일하는 동료 비서들에게 왕따를 당해도 불쌍하다기보다는 사랑스러워 보이는 것이다. 한 블로거는 “강아지처럼 큰 갈색 눈동자에 뾰로통한 입술, 늘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듯한 묘한 표정 때문인 것 같다”고 썼다. ■ ‘힘’ 대 ‘폭’ 김선아는 2002년 데뷔 영화 <예스터데이>에서 여전사로 등장했다. 2003년 영화 <몽정기>에선 예쁜 척하는 선생님이었다. 작품마다 강도를 달리하면서 변신을 꾀했지만, 2003년 영화 <위대한 유산> 이래 코믹 연기의 대표주자로 각인됐다. 이미지 변신은 로맨틱 코미디 연기의 자장 안에서 이뤄졌다는 느낌이다. 연기 폭은 최강희가 더 넓다고 볼 수 있다. 여러 분위기가 나는 얼굴은 그를 코믹에서 공포물은 물론 악역까지도 잘 어울리는 배우로 빚어내고 있다. 박성수 문화방송 드라마 부국장은 “최강희는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한다”고 말했다. 차우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강희는 로맨틱 코미디 외에 다른 연기도 잘 소화할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배우”라고 말했다. 김선아가 ‘원톱’으로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힘이 있다면, 최강희는 그런 스타성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이다. 김윤철 피디는 “김선아는 혼자서 드라마를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몇 안 되는 배우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그런데 세부로 들어가면 두 배우의 느낌은 조금 다르다. 김선아가 일상이라면 최강희는 판타지가 가미된다. 김선아를 지지한다는 한 프리랜서 피디는 “김선아는 자신이 맡은 인물을 실제로 우리 주변에 있을 법한 현실적인 캐릭터로 만드는 능력이 탁월하다”고 말했다. <내 이름은 김삼순>을 연출한 김윤철 피디도 “김선아는 일상성에 바탕한 코미디를 잘하며 극적인 상황을 자유자재로 넘나드는 능력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실제로 <여인의 향기> 1회에서 요즘 왜 이렇게 살이 빠지느냐는 친구의 말에 연재가 음료수를 마시며 아무렇지 않게 “연애하려나봐”라고 내뱉는 모습은 너무나 자연스러워 현실의 배우 김선아인지 드라마 속 이연재인지 구분이 안 갈 정도였다. 그에 견줘 최강희는 일상 연기를 해도 왠지 판타지 속 인물 같은 느낌을 준다. <보스를 지켜라>에서 그가 아무리 함께 일하는 동료 비서들에게 왕따를 당해도 불쌍하다기보다는 사랑스러워 보이는 것이다. 한 블로거는 “강아지처럼 큰 갈색 눈동자에 뾰로통한 입술, 늘 무언가를 생각하고 있는 듯한 묘한 표정 때문인 것 같다”고 썼다. ■ ‘힘’ 대 ‘폭’ 김선아는 2002년 데뷔 영화 <예스터데이>에서 여전사로 등장했다. 2003년 영화 <몽정기>에선 예쁜 척하는 선생님이었다. 작품마다 강도를 달리하면서 변신을 꾀했지만, 2003년 영화 <위대한 유산> 이래 코믹 연기의 대표주자로 각인됐다. 이미지 변신은 로맨틱 코미디 연기의 자장 안에서 이뤄졌다는 느낌이다. 연기 폭은 최강희가 더 넓다고 볼 수 있다. 여러 분위기가 나는 얼굴은 그를 코믹에서 공포물은 물론 악역까지도 잘 어울리는 배우로 빚어내고 있다. 박성수 문화방송 드라마 부국장은 “최강희는 진정성 있는 연기를 한다”고 말했다. 차우진 대중문화평론가는 “최강희는 로맨틱 코미디 외에 다른 연기도 잘 소화할 수 있는 몇 되지 않는 배우”라고 말했다. 김선아가 ‘원톱’으로 드라마를 이끌어가는 힘이 있다면, 최강희는 그런 스타성은 다소 부족하다는 평이다. 김윤철 피디는 “김선아는 혼자서 드라마를 이끌어갈 수 있는 능력이 있는 몇 안 되는 배우 중 한 명”이라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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