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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MBC, ‘무죄’ 피디수첩 제작진 징계 현실화

등록 2011-09-13 20:23

사쪽 “광우병편 일부 허위” 인사위 회부
심의강화 추진에 피디들 “사전검열” 반발
노조 “징계땐 파업, 공정방송 보장장치를”
지난 2일 대법원이 무죄 판결을 내린 <문화방송> ‘피디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에 대해 사쪽이 징계 수순을 밟고 있다. 지난 5일 제작진과 노조의 반발에도 ‘주요 보도 내용이 허위’라며 사과방송을 내보낸 데 이어 이번엔 ‘제작진 손보기’ 의도를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문화방송 노조 등에 따르면 사쪽은 지난 8일 김보슬·송일준·이춘근·조능희 피디 등 피디수첩 광우병 편 제작진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징계절차를 밟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재철 사장도 추석 연휴를 하루 앞둔 지난 9일 노사 단체협상 본교섭에 참석해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이 자리에서 사쪽의 사과방송을 두고 “어떤 형태가 됐든 내용의 일부가 허위로 판명되고 정정보도까지 이뤄졌다면, 언론사로서 허위사실을 빨리 인정하고 털고 가는 게 좋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고 한다.

김 사장이 ‘사죄방송’에 이어 직접 징계까지 거론하고 나서자 피디수첩 제작진이 속한 시사교양국(시교국)과 노조는 들끓고 있다. 특히 단협 교섭에 앞서 지난달 18일 ‘임단협 쟁취와 공영방송 문화방송의 정상화를 위한 총파업’ 찬반투표를 가결시켜놓은 노조는 피디수첩 제작진에 대한 징계가 이뤄지면 곧바로 파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다는 태도다.

시교국 피디들과 노조는 또 사쪽이 사과방송에서 밝힌 ‘시사프로그램 심의절차 강화’가 정권 비판 프로그램에 대한 사전검열 강화로 이어질 가능성도 우려하고 있다. 문화방송은 사과방송에서 “시의성을 빌미로 부실한 취재를 합리화하던 관행을 없애겠다”며 “시사프로그램에 대한 심의절차 등 내부 시스템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최승호 시교국 피디는 “피디수첩 등 시사 현안을 다루는 프로의 경우 방송에 임박해 아이템을 선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심의절차를 강화하겠다는 이야기는 사실상 프로그램을 사전에 검열하겠다는 뜻”이라고 지적했다.

또다른 시교국 피디는 피디수첩 제작진 징계 건에 대해 13일 “대법원에서도 피디수첩의 일부 실수를 ‘사소한 오류’로 판단해 무죄를 내렸는데, 정작 사쪽이 징계를 운운하는 것은 전형적인 정권 눈치보기”라고 주장했다.


노조는 9일 본교섭 직후 특보를 내고 “승소한 판결을 뒤집어 패소한 것처럼 ‘사죄방송’을 한 것도 억울한 마당에, (사쪽이) 스스로의 논리에 갇혀 ‘사죄를 했기 때문에 제작진을 징계해야 한다’는 억지를 부리고 있다”며 “피디수첩 제작진에 대한 징계는 회사가 파국을 선언하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밝혔다. 문화방송 노사는 15일 김재철 사장을 비롯한 노사 대표 각 3명이 참석하는 본교섭을 다시 한번 열어 공정방송 보장을 위한 제도장치 마련 방안 등을 논의하기로 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13일 “사쪽이 15일 교섭 때 피디수첩 제작진에 대한 징계 방침 철회 등 공정방송 보장을 위한 구체적 약속을 내놓지 않으면 노사 협상은 더 이상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고 밝혔다.

피디수첩 제작진 징계건과 관련해 백종문 문화방송 편성제작본부장은 이날 “지난 9일 노사 단협 본교섭 때 김재철 사장이 경영진을 대표해 피디수첩 제작진에 대한 징계가 불가피하다고 밝힌 것은 사실”이라며 “추석 연휴가 끝나면 임원회의 등에서 징계에 대한 구체 논의가 이뤄질 것”이라고 밝혔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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