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회 시청률 1.48%로 ‘선방’
유세윤 등 출연 ‘옹달샘’ 호응
수준 평준화는 숙제로 남아
유세윤 등 출연 ‘옹달샘’ 호응
수준 평준화는 숙제로 남아
<개그콘서트>(한국방송2)를 10년 동안 연출한 김석현 피디가 케이블채널 <티브이엔>으로 옮긴 뒤 선보인 개그프로그램 <코미디 빅리그>가 17일 첫 방송에서 시청률 1.48%(에이지비닐슨미디어리서치)를 기록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케이블채널에선 시청률이 1%만 넘어도 성공한 것으로 평가된다. <코미디 빅리그>는 11개 팀이 10회 동안 개그 대결을 벌인 뒤 합산 점수가 가장 높은 팀에 상금(1억원)을 주는 리그 형식. <개그콘서트> 초창기 멤버인 박준형과 정종철, <웃음을 찾는 사람들>(에스비에스)의 윤택과 김형인, <개그야>(문화방송)의 김미려와 김국주 등 지상파3사 출신 개그맨들이 한자리에 모여 화제를 모았다.
방송 전에는 유세윤, 변기수 등을 제외하면 최근 활동이 뜸한 개그맨들이 많아 ‘과연 재미있을까’ 하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다. 뚜껑을 연 결과는? 일단은 합격점을 받을 만했다.
유세윤, 장동민, 유상무가 팀을 이룬 ‘옹달샘’ 팀이 선보인 동물 흉내 개그(사진)에 대한 시청자 반응이 가장 좋았다. 유상무가 조련사가 되고 유세윤이 어린 사자, 장동민은 홍합으로 변신했다. 유세윤의 대사는 “어흥” 정도이고, 장동민은 대사가 거의 없다. 이들이 각자 홍합과 사자가 되어 서로 상대를 이기겠다고 싸움을 하는 행동 자체가 웃음을 줬다. 시청자 윤서연(28)씨는 “처음엔 이게 뭔가 했는데 그냥 보고 있으니 아무 생각 없이 웃겼다”고 말했다.
‘무명’ 개그맨들인 여재형, 이상준, 문규박으로 이뤄진 ‘야3인’ 팀도 복병이었다. 이들은 관객 한 명을 선택해 함께 꼭지를 꾸려 참신하다는 반응을 얻었다. 김미려, 정주리, 안영미의 ‘아메리카노’ 팀의 개그도 화제를 모았다. 드라마 <스파이 명월> 촬영 거부를 했던 한예슬 사태를 참고해 개그로 세태를 풍자하면서도 개그맨들의 개인기를 함께 펼친 꼭지였다. 반면 박휘순, 김기욱, 양재형, 윤성호로 이뤄진 ‘포지’ 팀이 트랜스젠더 클럽을 배경으로 한 여자 흉내와 이재훈, 김인석, 홍경준, 문석희의 ‘개통령’ 팀의 가수 흉내 개그는 익히 봐온 식상한 포맷(형식)이었다.
<코미디 빅리그>는 개그 대결인 만큼 누가 일등이 될까를 싸고 긴장감을 줘야 하는데, 팀별로 실력차가 크다 보니 그런 재미는 부족했다는 평이다. ‘옹달샘’, ‘야3인’ ‘아메리카노’ 등 3개팀은 실력이 뛰어났지만 다른 팀은 현저히 떨어졌다. 김석현 피디는 “첫회여서 개그맨들의 스타일에 맡겨둔 면도 있다”며 “모든 꼭지가 다 재미있을 순 없지만 상향평준화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코미디 빅리그> 화면 갈무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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