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윤도현(왼쪽 사진)과 방송인 주병진(오른쪽)
윤도현 쪽 “엠비시 부당한 요구로 물러나” 반발
<문화방송> 라디오(91.9㎒) <두시의 데이트> 진행자가 가수 윤도현에서 방송인 주병진으로 교체된다. 주병진의 방송 복귀는 1999년 에스비에스 텔레비전 <주병진의 데이트라인> 진행 이후 12년 만이다.
<문화방송>은 27일 “앞으로 주병진이 진행을 맡게 됐으며, 윤도현은 다음달 2일 방송을 끝으로 <두시의 데이트>를 떠난다”고 밝혔다. 문화방송 쪽은 진행자 교체 이유로 청취율 부진을 들고 있다.
방송사의 이런 결정에 대해, 윤도현 쪽은 “(진행자 교체는) ‘위인설관’이 아닐 수 없다”며 강력 반발했다. 윤도현 소속사 다음기획은 이날 보도자료를 내어 “윤도현이 물러나는 이유는 엠비시의 부당한 요구 때문”이라며 “얼마 전 <두시의 데이트> 새 진행자로 내정된 분이 있으니 다른 프로그램으로 옮겨 디제이를 맡아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이는 제작진과 청취자가 바라는 바람직한 개편 방안이 아니기에 수락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윤도현은 2000년 11월부터 2003년 4월까지 <두시의 데이트>를 진행했고, 지난해 10월 7년 만에 다시 진행자로 돌아와 1년 동안 진행해왔다. 다음기획은 “윤도현이 <두시의 데이트>를 다시 진행한 이유는 <배철수의 음악캠프>처럼 좋은 음악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을 10년 넘게 만들어 가보자는 제작진의 열의에 동감했기 때문이었다”며 “이번 문화방송의 제안에는 진행자 윤도현에 대한 그 어떠한 배려도 없어 유감이다”라고 덧붙였다. 다음기획은 이어 “더는 개편을 빌미 삼아 이러한 제작 관행이 되풀이되지 않았으면 하는 마음과 일선 제작 피디들의 의견이 무시되고 제작 자율권이 위축되는 현재 엠비시의 행위에 대해 항의의 의미를 담아 이 글(보도자료)을 올린다”고 밝혔다. 다음기획은 그러나 “엠비시의 이번 결정이 정치적 고려가 결부된 외부 압력에 의한 것은 아니라는 점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문화방송 <무릎팍 도사>에 출연해 방송 복귀 의사를 나타냈던 주병진은 그 뒤 지상파 등 여러 방송사로부터 진행자 제의를 받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1977년 데뷔한 주병진은 <일요일 일요일 밤에>(문화방송) 등에서 인기 진행자로 사랑받다가 사업가로 변신한 뒤 방송활동을 중단했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문화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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