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지성(36)
SBS `보스를 지켜라’ 지성
아이같은 차지헌역 열연
보드판에 캐릭터 연구 가득
일일극 도전 연기폭 넓혀
“스타보다 좋은 배우 희망”
아이같은 차지헌역 열연
보드판에 캐릭터 연구 가득
일일극 도전 연기폭 넓혀
“스타보다 좋은 배우 희망”
선이 고왔다. 재벌기업과 재벌가의 행태를 유쾌하게 비튼 드라마 <보스를 지켜라>로 연기 폭을 넓히며 다시금 상종가를 치고 있는 배우 지성(36·사진). 지난 2일 <한겨레>를 찾은 지성을 직접 만나보니 웃는 모습이 아이처럼 해맑고 고왔다. <보스를 지켜라>의 차지헌처럼.
“지헌이 제 실제 성격보다 조금 더 까불지만 저의 솔직한 모습을 많이 끄집어낸 것 같아요. 사람들은 제가 과묵하다고 생각하지만 의외로 긍정적이고 말수도 많아요. 이번 작품에서는 그냥 아이처럼 놀고 싶었어요. 끝나니까 가슴이 먹먹해요. 드라마를 하면서 한번도 먹먹함을 느껴본 적이 없는데.”
<보스를 지켜라>로 지성은 ‘제2의 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2003년 <올인>에서 이병헌의 맞수로 과묵하고 치밀하되 사랑하는 여자에겐 다정한 남자 역으로 주목을 받았다. <보스를 지켜라>로 시청자로부터 그에 버금가는 사랑을 받고 있다. 지난달 29일 종영한 <보스를 지켜라>의 차지헌 역을 두고 ‘지성의 재발견’이라는 말도 나온다.
종전까지 ‘반듯한 모범생’, ‘상냥한 도회남’ 이미지에 묶여 있었다면, <보스를 지켜라>에선 바보 같으면서도 아이큐는 높고, 이기적인 듯하면서도 순진하고, 진지한 듯하면서도 생뚱맞은 인물 차지헌을 통해 지성은 한 꺼풀 연기 폭을 넓혔다. 그는 “내가 갖고 있는 많은 것 중 하나를 보여드린 것뿐 재발견이란 말은 맞지 않는다”고 손사래를 친다.
그는 대본을 받은 뒤 보드판에 차지헌의 특기, 취미 등 이력을 상상해 빼곡히 적어 넣으며 연구했다고 한다. “말을 빠르게 하는 특징과 걸음걸이, 머리스타일, 의상 등을 써넣으며 생각했어요. 드라마는 대사 전달이 중요하지만 그걸 일단 무시하자. 말을 빠르게 하는 게 지헌의 캐릭터라고 생각했어요.”
경영권을 두고 경쟁했던 사촌 차무원 역의 김재중과 머리끄덩이 당기며 싸우기, 어깨 부딪치기 등은 애드리브(즉흥연기)였다고 했다. “재중씨랑 연기 전에 늘 ‘이 장면은 어떻게 할까’ 하며 함께 연구했죠. 마음이 잘 맞았어요.”
<보스를 지켜라>는 재벌기업의 행태를 무겁지 않게 꼬집어 화제가 됐다. 차 회장(박영규)이 무능한 아들 차지헌에게 경영권을 물려주려고 안달복달하자 언론이 ‘무리한 경영 승계’라고 비판하는 장면들도 그렇지만 차 회장이 아들을 때린 이들을 찾아가 보복폭행하는 장면은 실제 있었던 한 재벌 회장의 사건을 패러디한 것이다. 부담스럽진 않았을까. “사회 풍자를 유쾌하게 푼 것이 우리 드라마의 장점이에요. 그 그룹 쪽에서 껄끄럽게 여긴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솔직하고 인간적으로 표현하고 싶었어요.”
1999년 <카이스트>로 데뷔한 지성은 <올인>으로 스타가 됐다. 그런데 그다음 택한 작품이 사극 <왕의 여자>(2003)였다. “달달한 로맨틱 드라마의 남자주인공”을 선택해 인기에 날개를 달 수도 있었다고 했다. 당시 사극을 택한 이유를 지성은 “스타가 되기보단 연기를 잘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데뷔 이후 연기를 너무 못했어요. 그 아픔이 컸죠.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늦더라도 돌아가고 싶었어요. 좀더 다양한 역을 소화하고 싶어서 10년 장기계획을 세웠죠. 그 계획을 비교적 잘 수행해왔다고 생각해요. 주말극, 일일극 출연도 연기를 배우기 위해서였어요. 중견연기자 분들과 함께 연기하면 호흡법뿐 아니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요. 막걸리를 한잔 해도 배움이 있는 거거든요.” 그는 신문의 사회면과 문화면은 꼭 챙겨본다고 했다. 앞으로 “정말 재수없고 냉정한 차도남(차가운 도시의 남자)과 악역도 소화하고 싶다”며 한류드라마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한류 대단하죠. 자부심을 갖게 됐어요. 그러나 진솔하고 차별화한 내용을 담아야죠. 해외에서 보는데 한국 드라마가 다 비슷비슷하면 안 되잖아요. 결국은 제작환경의 문제예요. 한류를 의식한 드라마를 만들면 어떻게 좋은 드라마가 나올 수 있겠어요.” 글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1999년 <카이스트>로 데뷔한 지성은 <올인>으로 스타가 됐다. 그런데 그다음 택한 작품이 사극 <왕의 여자>(2003)였다. “달달한 로맨틱 드라마의 남자주인공”을 선택해 인기에 날개를 달 수도 있었다고 했다. 당시 사극을 택한 이유를 지성은 “스타가 되기보단 연기를 잘하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했다. “데뷔 이후 연기를 너무 못했어요. 그 아픔이 컸죠. 좋은 배우가 되기 위해 늦더라도 돌아가고 싶었어요. 좀더 다양한 역을 소화하고 싶어서 10년 장기계획을 세웠죠. 그 계획을 비교적 잘 수행해왔다고 생각해요. 주말극, 일일극 출연도 연기를 배우기 위해서였어요. 중견연기자 분들과 함께 연기하면 호흡법뿐 아니라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어요. 막걸리를 한잔 해도 배움이 있는 거거든요.” 그는 신문의 사회면과 문화면은 꼭 챙겨본다고 했다. 앞으로 “정말 재수없고 냉정한 차도남(차가운 도시의 남자)과 악역도 소화하고 싶다”며 한류드라마에 대해서도 의견을 피력했다. “한류 대단하죠. 자부심을 갖게 됐어요. 그러나 진솔하고 차별화한 내용을 담아야죠. 해외에서 보는데 한국 드라마가 다 비슷비슷하면 안 되잖아요. 결국은 제작환경의 문제예요. 한류를 의식한 드라마를 만들면 어떻게 좋은 드라마가 나올 수 있겠어요.” 글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김봉규 기자 bong9@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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