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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나를 비우고 ‘양아치’ 채웠죠

등록 2011-10-17 20:12

배우 윤서현(42)
배우 윤서현(42)
‘폼나게 살 거야’ 최구형 역 윤서현
연극판서 잔뼈 굵은 ‘명품 조연’
“한 맺힌 쓸쓸함 표현하려 노력”
정말 최구형이에요? 만나자마자 이 말이 절로 나왔다.

최구형은 <에스비에스>(SBS) 주말극 <폼나게 살 거야>(토·일 밤 9시55분)에서 새어머니 천연덕(박정수)에게 “(죽은 아버지) 재산 내놓으라”며 난동을 피우는 인물이다. 화면 속에서 최구형은 늘 소리를 지르고 매섭게 쏘아본다.

최구형을 연기하며 ‘주연을 능가하는 조연’으로 주목받는 배우 윤서현(42·사진)은 드라마 속 이미지와 너무 달랐다. 15일 서울 홍대 앞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그는 부드러운 인상에 웃을 때는 보조개가 살짝 생겼다.

“시청자들이 드라마 바깥에서 저를 만나면 최구형이 떠오르지 않게 하고 싶었어요. 마치 최구형이 실제 존재하는 인물인 것처럼 제 본연의 모습을 지우자고 생각했죠.”

자신의 이미지를 캐릭터에 투영하기보다는 ‘지워 버린’ 그의 선택은 먹힌 듯하다. “저 배우가 누구냐”는 문의가 포털 사이트 등에 쏟아진다. “최구형은 아버지가 죽고 새어머니에게 사랑을 못 받았어요. 매일 술 마시고 새어머니를 찾아가 ‘대리점이라도 내 명의로 해달라’고 난동을 피우지만 한 맺힌 쓸쓸함이 뼛속 깊이 박혀 있어요. 그냥 ‘양아치’가 아니라 그 내면을 표현하려고 노력한 것이 시청자들에게 조금은 다가간 것 같아요.”

<폼나게 살 거야>는 시청률 보증수표로 불리는 문영남 작가의 작품. “금요일마다 대본 읽기를 하는데, 어떤 마음으로 썼는지 작가가 직접 생각을 이야기해주세요. 그런 꼼꼼함이 참 좋아요. 늘 긴장은 되지만(웃음).” 그는 방영 한달째를 맞은 <폼나게 살 거야>가 시청률이 한자릿수를 맴돌며 부진한 데 대해 “문 작가의 작품은 뒷심이 강하다”며 “기다려달라”고 말했다.

1997년 <에스비에스> 시트콤 <천일야화>로 방송에 데뷔한 그는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신지를 좋아하던 이형사로, <지붕 뚫고 하이킥>에서는 신세경의 운동신경에 관심을 갖는 체육선생님으로 출연하며 ‘연기 잘하는 조연’, ‘감초 조연’으로 화제가 됐다. 세 작품 모두 김병욱 피디가 연출했다. “김병욱 피디는 가장 존경하는 사람이에요. <거침없이 하이킥>은 내 연기 인생의 전환점이고요.” 그는 직장인의 애환을 다룬 드라마 <막돼먹은 영애씨9>(티브이엔)에서는 ‘착하지만 지질한’ 윤서현 차장 역으로도 출연중이다.

드라마에서는 조연이지만 연극판에서는 주연이다. 2004년 <포커페이스> 등에서 주연을 도맡았다. “연극은 배우 예술이잖아요. 드라마와 달리 연극은 배우가 자유롭게 표현할 수 있어요.”


지금도 틈날 때마다 여행을 떠난다는 그의 어릴 때 꿈은 택시기사. “자유로워 보여서.” 고등학교 3학년 때부터 연기의 꿈을 키운 그는 서울예술대학에서 배우 정웅인, 장항준 감독 등과 함께 배웠다. 한 학년 밑이던 안재욱과도 친했다. 동기, 후배의 앞섬이 부럽진 않을까. “안 부럽다면 거짓말이지만 스타가 되겠다는 생각을 해본 적이 없기에 괜찮아요. 사람마다 제 몫이 있는 거잖아요. 윤서현이 아니면 안 되는 연기, 잠깐 나와도 존재감이 큰 배우가 되고 싶어요.”

그와 함께 작업한 피디들은 그의 가능성으로 편안한 얼굴 속에서 도드라지는 “강렬한 눈빛”을 꼽는다. 그는 “강렬한 이미지의 악역과 코믹과 진지함을 오가는 경계의 인물을 연기하고 싶다”고 했다.

남지은 기자, 사진 티브이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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