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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입체적 얼굴 아니라서 현대극·사극 다 되나봐요”

등록 2011-10-24 08:16수정 2011-10-24 10:34

문채원(25)
문채원(25)
‘활’ ‘공주의 남자’ 열연 문채원
고교 시절 배우되기로 결심
“감정표현 도움되려 시집 읽어”
요즘 그보다 더 행복한 배우가 있을까. 드라마 <공주의 남자>가 높은 시청률로 사랑받은 데 이어, 17일 영화 <최종병기 활>로 대종상 신인여우상을 받으며 드라마와 영화를 모두 휩쓴 주인공.

지난 18일 서울 강남의 한 커피숍에서 만난 문채원(25·사진)은 “운이 좋은 한해였다”며 “팬들에게 고맙다”는 말부터 꺼냈다. 술을 못 마셔 전날 축하 회식 자리에서 수다만 떨었다는 그는 피곤해 보였지만 시종일관 쾌활하게 웃으며 인터뷰에 응했다.

<공주의 남자>는 수양대군이 단종의 왕위를 찬탈하기 위해 단종의 충신 김종서 일가를 살해한 사건 ‘계유정난’을 배경으로 수양대군의 딸 ‘세령’과 김종서의 아들 ‘승유’의 사랑을 그렸던 작품. 문채원은 초반에는 청초한 아이였다가 회를 거듭할수록 아버지 수양대군의 부당함에 용기 있게 맞서는 강단과 승유를 향한 순애보를 내뿜으며, 한 드라마에서 이미지가 여러번 바뀐 세령을 잘 소화해 주목받았다. 그는 “한 작품에서 다양한 인물을 연기할 수 있어 세령이 욕심났지만 어려웠다”고 말했다. “모니터를 보면서 계산을 잘못했구나, 생각할 때가 많았어요. 세령이 주목받기를 원해 초반 대사 톤이나 행동을 너무 튀게 한 거죠. 사극은 눌러서 가는 맛이라는 게 있는데 아차 싶었어요. 이순재·김영철 선생님께 많이 묻고 도움받았어요.”

대본을 읽으면서 떠오르는 영상이나 인물의 사진을 계속 보며 역할 공부를 한다는 그는 “세령은 영화 <로미오와 줄리엣>과, 일본 가수 치치안나의 사진을 보며 느낌을 참고 했다”고 한다.

2007년 드라마 <달려라 고등어>로 데뷔한 그는 2008년 사극 <바람의 화원> 출연으로 이름을 알렸다. <찬란한 유산> <괜찮아 아빠 딸> 등 현대극 뿐 아니라, 젊은 배우로는 드물게 사극에도 잘 어울린다는 평가를 받는다. 촬영 기간이 길고 한복을 입고 움직여야 하는 등 불편한 것이 많아 출연을 꺼린다는 여느 젊은 배우와 달리 그는 “사극을 좋아하고 즐겨본다”고 말했다.“사극 연기가 어려워서 많이 힘들었지만 그래도 공부가 많이 된다”는 것이다. “재미있고 흥미로운 소재나, 역할이 재미있다면 또 하고 싶어요.” 현대극과 사극에 모두 어울리는 외모라는 제작진의 평가에 대해서는 “얼굴이 동글하고 입체적이지 않아 그런 것 같다”며 까르륵 웃었다.

문채원은 화면 속 깍쟁이 같고 도시적인 이미지와 달리 실제론 털털한 듯했다. 인터뷰 도중 모기가 날아들자 잡으려고 손바닥으로 탁 치기도 했다. 레이스나 리본 달린 옷은 낯 간지러워서 못 입는다고 한다. 말도 느렸다. “그나마 이 일을 하면서 빨라진 거예요.” “열받는 일이 있으면 스파게티, 떡국, 오믈렛 등을 만들어 먹는다”고 한다. 자신이 나태해졌다고 생각하면 시집을 읽는단다. “시는 짧지만 전달력이 강해 감정 표현이 도움이 되더라고요. 이정하 시인의 <너는 눈부시지만 나는 눈물겹다>를 좋아해요.” 요즘 읽는 책은 “스페인 여행책”, 절대 안 읽는 책은 “20대 성공법 처럼 비결을 알려주는 책”이라고.

그는 고교 시절 일찌감치 배우가 되기로 결심했다. “초등학교때 무용을 하다 다친 뒤 전공을 미술로 바꿨어요. 미술만 보며 살다 고등학생이 되어 자아가 생기면서 앞으로 뭘 해야 할까 고민을 했죠. 드라마 영화를 워낙 좋아했어요. 대사나 행동 등을 혼자 따라하곤 했는데 종이에 느낌을 표현하는 것보다 훨씬 입체적이더라고요. 그래, 배우를 하자 생각했죠(웃음).” 직접 기획사를 찾아 오디션을 본 뒤 당시 기획사를 겸하던 김종학프로덕션에 들어갔다. “1년 정도 아무 것도 안 시키더라고요(웃음). 그러다 <달려라 고등어> 오디션을 봤고 붙었는데 그 드라마가 조기 종영한 거지.” 또 한번 까르륵 숨이 넘어간다.

잘도 웃고 자신의 ‘실패담’도 아무렇지 않게 말한다. 내숭 떨며 예쁜 말만 골라하는 여배우와 달랐다. 그에게 톱스타로 사는 게 적성에 맞을까? “배우는 솔직히 말하면 사랑받고 싶어서 하는 일이잖아요. 시청자들이 사랑해준다면 그 자체가 감사한 일. 사랑을 받기에 따라오는 일이라면 다 감내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리곤 덧붙였다. “그런데 누가 톱스타에요?”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바른손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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