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슈스케3’ 결선에서 우승한 울랄라세션의 김명훈·박광선·임윤택·박승일씨.
‘슈퍼스타K 시즌3’ 우승한 울랄라세션
뛰어난 실력으로 일찌감치 1위 예감
자비로 낸 음반 실패 등 우여곡절도
위암투병 임윤택 “긍정 힘으로 호전”
뛰어난 실력으로 일찌감치 1위 예감
자비로 낸 음반 실패 등 우여곡절도
위암투병 임윤택 “긍정 힘으로 호전”
“기적을 노래했다.” 평소 매섭기로 소문난 가수 이승철씨의 심사평이다.
지난 11일 밤 서울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생중계된 케이블채널 <엠넷>의 노래 경연 프로그램 <슈퍼스타케이 시즌3>(이하 슈스케3)의 결승전. 우승팀으로 울랄라세션이 호명되자 탄성 속에 현장은 눈물바다가 됐다. 객석의 배우 엄지원씨도 한없이 눈물을 쏟았다. 울랄라세션은 총점 982점으로 627점에 그친 경쟁팀 버스커버스커를 압도했다. 60%를 차지하는 시청자 문자 투표에서는 무려 249점 더 많은 600점을 얻었다.
울라라세션은 시즌3에서 함께 노래한 지 15년 만에 얼굴을 알렸다. 무엇보다 ‘위암 4기’ 환자인 리더 임윤택씨의 투혼이 화제였다. 8월 방송 초반 67㎏이던 몸무게가 54㎏까지 빠져 리허설을 못하기도 했던 그는 아픈 몸을 이끌고 수준급 공연을 선보였다. 경연 동안 1주일에 두번 병원에 갔고 공연장엔 늘 엠블런스가 대기했다. 11일 방송 직후 무대 뒤에서 만난 임씨는 “아파서 목숨 걸었다기보다 스스로 심혈을 기울인 것”이라며 “못난 리더 때문에 고생한 멤버들이 고맙다”고 장난스럽게 웃었다.
나이도,키도 제각각인 울랄라세션의 멤버 4명은 15년 전 처음 만났다. 무대연출가(임윤택 32)·의류업자(박승일 31)·자영업자(박광선 22)·아마추어 사진작가(김명훈 29)로 일해 번 돈으로 밤새 노래를 만들며 음악의 꿈을 키웠다. 미사리 카페에서 노래하기도 했고, 자비 음반을 냈다가 실패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다. 박승일씨는 “슈스케3 우승이 그동안의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는 걸 보여준 것 같아 기쁘다”고 했다.
논란이 없었던 건 아니다. 멤버중 김명훈·박승일씨가 ‘맨케이오브’라는 그룹을 꾸려 이미 싱글 음반을 냈고, 유명 가수 공연장에도 서는 등 순수 아마추어가 아니라는 점 때문에 출전 자격에 의문이 제기된 것이다. 그러나 워낙 뛰어난 실력 덕분에 논란은 잦아들었다. 울랄라세션은 8월 대전지역 예선 때부터 댄스·아카펠라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역량을 보여주면서 강력한 우승 후보로 꼽혔다. 본선 무대에서는 ‘달의 몰락’, ‘서쪽 하늘’ 등을 부르며 슈스케 사상 처음 3주 연속 심사위원 점수 1위를 기록했다. 마지막 무대에서도 ‘난 행복해’를 호소력 짙게 불렀고, 박근태 작곡가가 만든 미션곡 ‘너와 함께’에는 화려한 퍼포먼스를 가미하는 등 다채로운 재능감을 뿜어냈다. “케이팝을 널리 알릴 수 있는 그룹”(이승철) “슈퍼 엔터테이너”(윤미래) 등의 극찬이 쏟아졌다.
우승 상금 3억원과 함께 신곡인 ‘너와 함께’의 뮤직비디오와 음반 제작비 2억원을 부상으로 받은 멤버들은 “상금을 임윤택의 치료비로 쓰겠다”고 말했다.
“본선 이후 숙소생활할 때 본선팀 톱11을 제가 다 깨웠어요. 저 건강하다고 기사에 꼭 써주세요”라고 당부한 임씨는 그 이유를 “긍정의 힘 때문”이라고 말했다. “처음 진단받았을 때도 휠체어 타고 여기저기 놀러다녀서 정신과 검진까지 받았어요(웃음). 긍정이에요. 인생이란 게 언제 어떻게 될지 모르잖아요. 하루를 살더라도 마지막처럼. 주위 사람들에게 사랑한다고 말하고 긍정을 발휘한다면 아프신 분들도 괜찮아 질겁니다.”
그들의 기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엠넷 제공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엠넷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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