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극 ‘뿌리 깊은 나무’ 매력 살펴보니
온라인 게임 같아 10~20대 호응
‘대장금’ ‘선덕여왕’과는 또다른
멘토-멘티 캐릭터도 인기 비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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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뿌리 깊은 나무>는 세종이 왜 한글을 만들었는지를 천착한다. 청년 세종(송중기)과 아버지 태종(백윤식)이 갈등하는 모습(맨 위), 장년이 된 세종(한석규·가운데), 극중 청년 세종이 몰두했던 숫자놀음 ‘마방진’ 놀이판을 펴놓은 모습. 에스비에스 제공
■ ‘지식사극’ 게임이야, 드라마야? <뿌리…>는 세종이 한글 반포에 ‘성공’하기까지 6개월쯤의 시간을 포착했다. 집현전 학사들이 연달아 죽어나가는 가운데 무협활극을 버무리며, 그 연쇄살인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과정에서 오리무중이던 각 인물의 비밀들을 하나씩 보여준다. 시청자는 물론 각각의 등장인물로 하여금 그 비밀의 퍼즐을 함께 풀도록 강요하는 고밀도 추리 사극이라 할 수 있다. 살인사건의 원인이 세종의 어떤 ‘은밀한 일’, 곧 한글 창안에 있음을 알고 나면, 그 일을 막으려는 자들은 누구인가, 조정 대신 중에 밀본파는 누구인가라는 궁금증이 꼬리를 물고, 여기에 우리말을 적을 글자가 없던 때에 자음과 모음을 상상한다는 것의 놀라움, 한글의 원리와 살인사건의 지식 퍼즐을 뒤섞은 반전이 곳곳에 탑재됐다. 나무가 나라라면, 뿌리는 무엇인가. 왕권 강화 명분은 같았지만 무력을 그 ‘뿌리’로 삼았던 태종과 그에 반발하는 세종의 대결. 백성을 뿌리로 보고 말과 설득의 정치를 표방하면서도 왕권 견제기구 의정부를 약화시키고 친위기구 집현전을 양성했던 세종과 그에 맞서는 신권론의 밀본세력. 다시, ‘양반놈’들은 다 똑같다며 세종의 백성 뿌리론을 일축하는 천민 출신 강채윤이 맞선다. 이것이 정도전-세종-태종, 다시 밀본파-세종-강채윤의 물고 물리는 삼각 긴장구도를 형성한다. <선덕여왕>에서 선덕이 미실 세력이 제기한 과제를 하나씩 풀고 자기 입지를 업그레이드해갔듯이, <뿌리…>에선 주인공들이 하나씩 상대 인물들의 비밀을 풀며 점점 사건의 실체에 근접한다. 이 방식은 10~20대가 좋아하는 온라인 게임의 기본 포맷을 닮았다. <뿌리…>는 10~20대 시청자 비중이 19%에 이른다. 여느 사극보다 높다. 장 피디는 “왕권을 견제해야 한다는 밀본파의 철학은 독재적 임금을 상상할 때 설득력 있다”며 “앞으로 세종의 한글 반포를 막으려는 밀본파의 본격 반격이 펼쳐질 것”이라고 말했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 김미화 “코미디언 모욕한 국회의원 맞고소 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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