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활동 3년만에 4만5천석 매진
“와우 도쿄돔이라니. 대단하잖아.” 26일 일본 도쿄의 야구경기장 도쿄돔에서 콘서트를 연 탤런트 장근석(26·사진)씨가 공연 3시간 내내 연신 환호성을 질렀다. “아우~” “대단해. 죽기 전에 도쿄돔 공연은 내 꿈이었어.” 그가 독백인지 대화인지 모를 감탄 섞은 말을 내뱉을 때마다 도쿄돔 4만5000석을 채운 관객들은 웃음으로 그 순간을 함께했다.
일본 팬들 사이에 ‘근짱’으로 불리는 그는 2008년 팬미팅으로 일본 활동을 시작한 지 3년 만에 도쿄돔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었다. 한류 스타로 그간 도쿄돔 공연을 한 이는 이병헌·비·류시원·동방신기·배용준 정도다.
이번 공연의 제목은 ‘장근석 2011 더 크리 쇼 인 도쿄돔 더 비기닝’. ‘더 크리 쇼’의 크리는 ‘치명적인’이라는 뜻인 ‘크리티컬’(critical)의 준말이다. 단순한 쇼가 아니라는 의미일 것이다.
지난 17일 발매 당일 전석이 매진된 이번 쇼는 그의 색깔을 확실히 보여준 무대였다. 침실·클럽·여행·친구 등 그가 좋아하는 테마에 따라 댄스·발라드·힙합 등 다양한 노래를 부르며 매력을 분출했다. <미남이시네요>(2009) 등 드라마 삽입곡과 2011년 발매한 일본 데뷔 싱글 <렛 미 크라이>, 중화권 음반 <더 라운지 에이치 볼륨1> 등에 수록된 18곡을 불렀다. 초대손님인 주석과 함께 부른 ‘아오스기루소라’를 빼고 모든 곡을 한국어로 불렀다. 가수 버블진스, 탤런트 박신혜도 초대손님으로 나왔다.
48억원을 들였다는 무대는 관객들에게 다가가려는 노력이 엿보였다. 화려한 형형색색의 조명은 둘째 치고 그는 <미남이시네요>의 타이틀곡 ‘프라미스’를 부르면서 열기구를 타고 도쿄돔을 떠다녔다. ‘도망쳐’를 부를 때는 크레인을 타고 20m 이상 허공을 오르기도 했다. 자전거를 타고 도쿄돔을 한바퀴 돌 때는 공연장이 떠나갈 듯 함성이 터졌다.
그는 공연 전날 연 기자회견에서 “그동안 콘서트를 했던 일본의 아레나는 회당 관객이 1만5000명 정도였기 때문에, 4만5000명과 어떻게 이야기할까 고민했다. 장근석이 바로 앞에 있는 것처럼 느끼도록 해서 (관객과 함께) 호흡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첫 곡인 ‘헬로우헬로우’(드라마 <매리는 외박중> 수록곡)를 부를 때부터 음정이 맞지 않고 음이탈도 하는 등 가창력뿐 아니라 도쿄돔이란 대형 공연장을 휘어잡는 장악력을 보여주지 못한 점 등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도쿄/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트리제이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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