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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아이시테루! ‘까불대는 척돌이’ 근짱

등록 2011-11-28 20:11

일본의 장근석 열풍 비결은
“내가 근짱” 귀여운 자신감
까칠함과 중성적 매력 겸비
다른 한류스타와 달리 친밀
꾸준한 콘텐츠 개발도 한몫
“일본에서 ‘근짱’(장근석의 일본 애칭)을 만끽하고 돌아가길 바랍니다.” 일본 도쿄돔 콘서트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탤런트 장근석(26)은 일본에서 자신의 인기에 대한 자신감을 숨기지 않았다.

26일 오전 젊은이들로 붐비는 시부야 거리 곳곳에는 장근석의 사진이 눈에 띄었다. 지하철역을 나오자마자 장근석의 시에프 사진이 커다랗게 붙어 있고, 대형 레코드점인 ‘쓰타야’에는 장근석의 음반과 디브이디를 파는 단독 매대가 차려져 있었다. 서점 ‘다이세이도’의 한국 연예인 관련 잡지 판매대에는 장근석이 표지를 장식한 잡지가 네다섯권이나 됐다. 서점 직원 히구치 루미는 “요즘엔 장근석이 표지모델로 나온 잡지가 많이 나오고 잘 팔린다. 장근석의 인기가 정말 높아졌다”고 말했다.

장근석은 최근 일본에서 ‘한류’의 중심으로 발돋움했다. 2008년 그의 일본 첫 팬미팅 때는 2000여명도 채우지 못했다. 3년 만인 26일 일본 도쿄돔에서 관객 4만5000여명이 들어찬 가운데 콘서트를 열었다. 장근석의 인기 비결은 뭘까.

■ 도에스? 두 얼굴의 매력 장근석의 인기는 ‘도에스’라는 말로 설명된다. ‘까칠한 것 같지만 은근히 잘해주는 남자’를 뜻하는 일본어다. 장근석은 인기의 기폭제를 지난해 <미남이시네요>가 일본 지상파 <후지티브이>에서 방영된 데서 찾았다. 나고야에서 왔다는 주부 노리코 야마기시(45)는 “<미남이시네요> 속 까칠하지만 은근히 잘해주는 태경을 보고 장근석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배용준으로 대표되는 한류스타들이 드라마에서 일본 남성과는 다른 다정하고 부드러운 모습으로 사랑받았다면, 장근석이 연기한 태경은 퉁명스러우면서도 적극적으로 사랑 고백을 하는 ‘조금 다정한 나쁜 남자’의 모습이다. ‘프린스 좋아’라는 장근석 팬모임을 만들고 이날 공연에 티셔츠를 맞춰 입고 온 모이라 가나에(24), 마에다 가오리(26), 고이마야 시오(22), 후지노 에리카(27)의 옷에는 ‘도에스’라는 문구가 적혀 있었다. 모이라는 “우리 세대는 까칠하지만 실은 잘해주는 장근석 같은 남자를 좋아한다”고 말했다.

이날 콘서트 관객은 20~30대 여성이 주를 이뤘다. 배용준이 40대 이상 여성들에게 ‘다정한 내 남자’의 판타지를 심어준다면 장근석은 터프하면서도 때론 귀여운 ‘내 남친’의 환상을 심어준다. 장근석은 이병헌·권상우 등 기존 한류스타들이 강조한 남성미 대신, 중성적이면서도 여성적인 매력이 섞인 복합적인 이미지를 내세운다. 선명한 아이라인 화장을 하고 머리를 묶은 모습에 일본 팬들은 열광한다. 후쿠오카에서 공연을 보러 왔다는 사토 마사키(27)는 “여자 같은 얼굴에 남자다운 목소리를 갖고 있어서 좋다”고 말했다.

신세대 연예인답게 어디로 튈지 모르고 자신을 “아시아의 프린스”라고 대놓고 말하는 자유분방한 자신감도 장근석의 트레이드 마크가 됐다. 일본에서는 드라마 <꽃보다 남자>의 도묘지(마쓰모토 준)처럼 자화자찬형 캐릭터가 인기인데 장근석도 같은 맥락으로 해석된다. 장근석은 이날 공연 내내 “오늘에서야 비로소 진정한 프린스가 됐다”는 말을 반복했다.

일본 도쿄 시부야의 한 서점 진열대를 장식한 장근석 표지모델의 잡지들.  남지은 기자
일본 도쿄 시부야의 한 서점 진열대를 장식한 장근석 표지모델의 잡지들. 남지은 기자
■ 배용준을 넘을 힘? 일본에서 배용준의 애칭인 ‘욘사마’의 ‘사마’는 고귀한 신분을 지닌 사람에게 붙이지만, 장근석의 애칭인 ‘근짱’의 ‘짱’은 젊은 여성이나 친근한 사람에게 붙이는 말이다. 장근석은 감히 다가갈 수 없는 티브이 속 인물인 배용준과 달리 팬들에게 가깝고 친근하게 다가가며 입지 굳히기에 성공했다. 서점 ‘다이세이도’의 한 직원은 “배용준은 한류의 시발점이 된 스타로, 일본 사람들에게 ‘신’적인 인물이지만 장근석은 친구 같은 친근함이 있다”며 “그러나 아직은 배용준의 인기가 더 많다”고 말했다. 주부 노리코 야마기시는 “(장근석이) 곧 배용준을 뛰어넘을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


배용준은 지난해 드라마 <드림하이>에 잠깐 출연한 것 외에는 2007년 <태왕사신기> 이후 일본 팬들이 접하기 어렵다. 반면 장근석은 드라마뿐 아니라 올해 음반을 내고 순회콘서트를 하는가 하면 텔레비전 예능 프로에도 적극 나간다.

한류스타라는 위치를 즐길 줄 아는 것도 그의 가능성에 날개를 달아주고 있다. 장근석은 공연 전날인 25일 긴자 거리를 걸으며 사람들이 알아보라는 듯이 “내가 바로 근짱이다”라고 외치며 춤을 추기도 했다. 그의 팬이라는 하유미 사토(27)는 “예능프로그램에 나와 까불거리는 모습을 보고 기존 한류스타와 달리 호기심이 갔다”고 말했다. 장근석은 “관객들 앞에서 주인공이 되는 것은 짜릿한 일”이라며 “나를 모르는 사람들을 위해 열심히 문을 두드릴 것”이라고 말했다.

도쿄/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트리제이컴퍼니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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