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BS 다큐 ‘문명과 수학’
고대서 근대까지 수학사
6개국 현지 배우가 재연
고대서 근대까지 수학사
6개국 현지 배우가 재연
“세상의 모든 지식의 문으로 들어가는 열쇠. 그것은 수학이다.”
지금으로부터 3500여년 전 고대 이집트에서 작성된 ‘아메스 파피루스’라는 문서의 서문에 적혀 있는 문장이라고 한다. 한 고고학자에 의해 19세기에야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이 파피루스는 이집트 왕 람세스 2세 때 서기관이던 아메스가 적은 것으로, 토지 측량법에서부터 노동자 급료를 나눠주는 법까지 파라오(왕)의 왕국 경영에 관한 모든 지식들을 적어둔 문서였다. 고대 이집트 국가가 수학을 지식, 곧 문명의 핵심으로 인식했음을 엿볼 수 있는 기록이다.
<교육방송>에서 수학과 문명의 관계를 천착한 보기 드문 다큐멘터리 <문명과 수학>(밤 9시50분) 5부작을 제작·방영한다. “모든 문명에 숨겨진 비밀은 수와 기하”이며 “문명의 역사는 수학의 역사”라고 말하는 수학 다큐멘터리다. 2년의 기획조사를 거쳐 지난해 8월부터 올 9월까지 1년 남짓 동안 이집트, 그리스, 인도, 영국, 프랑스, 독일 등 고대부터 근대까지 수학사의 큰 줄기를 빚어낸 6개국에서 현지 촬영으로 제작됐다. 1~3부는 19~21일에, 4~5부는 26~27일에 방영된다.
1부 <이집트, 수의 시작>은 수학의 발원지 이집트를 찾아 수는 무엇이며 곱셈과 나눗셈은 왜 생겨났는지를 ‘아메스 파피루스’ 문서를 실마리 삼아 들여다본다.
2부 <그리스, 원론>에서는 이집트의 뒤를 이어 고대 수학을 발달시킨 그리스 문명 속의 수학을 꺼내 보인다. 피타고라스, 플라톤, 아리스토텔레스와 함께, 수학의 집대성자 유클리드와 그가 집필한 <원론>이 주인공이다. 3부 <인도, 신의 숫자>에서는 ‘0’이라는 수를 상상하여 수학을 무한의 세계로 발전시킨 인도를 찾아가며, 4부 <움직이는 세계, 미적분>에선 17세기 아이작 뉴턴과 고트프리트 라이프니츠를 통해 근대 수학의 최고 업적으로 꼽히는 미적분 이야기를, 5부 <남겨진 문제들>에서는 수학계의 오랜 난제로 꼽히는 ‘페르마의 마지막 정리’와 ‘푸앵카레의 추측’에 담긴 이야기를 풀어놓는다.
이 다큐를 만든 김형준 피디는 “수학은 인류 문명에서 청사진 구실을 해왔다”며 “수학을 정면으로 다룬 다큐를 통해 우리가 왜 학교에서 수학을 배우는지에 대한 답을 찾고자 했으며, 수학이 왜 생겼는지를 추적해 가면 그 답을 알 수 있을 것 같았다”고 말했다.
다큐는 시청자들의 흥미를 돋우려고 수학사의 중요 순간들을 배우 재연 형식에 담았다. 6개 나라에서 현지 배우들을 섭외해 찍었다. 김 피디는 “영국 울즈소프의 뉴턴 생가 담당 공무원을 설득해 어렵사리 젊은 뉴턴이 만유인력의 법칙을 발견했다는 생가에서 직접 재연 촬영을 했다”고 자랑했다.
허미경 기자 carmen@hani.co.kr
사진 교육방송 제공
사진 교육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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