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하선(25)
‘하이킥 3’의 박하선
데뷔 6년간 존재감 못찾아
“하이킥 덕에 자신감 회복”
데뷔 6년간 존재감 못찾아
“하이킥 덕에 자신감 회복”
<문화방송>의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하이킥3)에 출연하는 박하선(25·사진)을 인터뷰한다고 하자 남자 동료들이 난리였다. “나도 데려가 줘.” 16일 서울 압구정동의 한 카페에서 만난 박하선에게 이 반응을 전하자 “좋아라”며 활짝 웃었다.
“예전에는 여자분들이 많이 좋아해 주셨어요. 난 언제 남자 팬이 생기나 했는데 하이킥3을 하면서 젊은 남자 시청자들이 많이 알아봐 주더라고요.(웃음)”
박하선은 하이킥3에서 남의 말을 쉽게 믿기 일쑤인 ‘국어교사 하선’ 역으로 인기를 얻고 있다. 사극 <동이>의 인현왕후 역처럼 그동안 차분한 역을 주로 했다면 하이킥3의 하선은 자신의 마음도 모른 채 고시생 고영욱의 마음을 거절하지 못해 사귀는가 하면 평소엔 나쁜 말을 못하다가 술을 마시면 인사불성이 되어 폭주족에게 욕설을 하는 엉뚱한 매력을 가진 캐릭터다.
“하이킥3을 하면서 제가 웃길 수 있다는 걸 처음 알았어요. 하선은 착하다가도 한번 뒤집어지는 게 재미있어요.”
박하선은 어릴 적 꿈이 조종사와 군인이었고 등산과 인공암벽타기, 야구, 사륜 오토바이 타기도 즐긴다고 한다. “언젠가 액션 연기도 하고 싶다”는 그는 “실명으로 연기하니까 욕도 실명으로 먹는 것은 기분 나쁘다”며 큰 소리로 웃었다.
하이킥3은 박하선이 데뷔 6년 만에 배우로서 존재감을 알린 작품이다. 그는 고3 때인 2005년 영화를 보러 갔다가 한 기획사 관계자의 눈에 띄어 배우의 길에 들어섰다. “고등학교 때 생활은 힘든데 티브이에 나오는 세상은 너무 재미있어서 배우가 되고 싶었다”고 했다. 그해 10월 드라마 <사랑은 기적이 필요해>(에스비에스)를 시작으로 2008년 <그저 바라만 보다가>(한국방송2) 등 10여편의 작품에 출연했지만 그저 예쁜 배우 중 한 명이었다.
스스로 연기에 한계를 느낄 때 만난 작품이 하이킥3이다. “데뷔하고 서러운 일이 많았어요. 오디션도 100번 넘게 떨어졌어요. 영화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이별>(올 4월 개봉)을 찍을 때는 제가 연기를 이렇게 못하는데 더 하는건 욕심이라는 생각도 했어요. 그만두고 싶다고 느낄 때 하이킥3을 만났죠. 이제 자신감이 생겼어요.”
그는 어릴 적부터 하이킥3 김병욱 피디의 팬이었다고 한다. “<엘에이아리랑>부터 <지붕 뚫고 하이킥>까지 다 챙겨봤어요. 좋은 분인데 무서운 면도 있어요. 지나가듯 한 말을 다 기억해 (김 피디가) 대본에 넣어요. 야구장에서 지지고 볶으면 재미있겠다고 했는데 실제로 (야구장 장면이) 나왔어요(웃음). 김 감독이 제가 여러 연기를 할 수 있는 배우라는 걸 보여주겠다고 하셨는데 실제로 그렇게 된 것 같아 기뻐요.”
글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이정우 선임기자 woo@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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