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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김제동“ 쉴 시간 준 그분들께 감사, 하하”

등록 2012-02-12 19:31수정 2012-02-13 14:09

김제동
김제동
10만 돌파 ‘토크콘서트’ 김제동 창원공연에 1300명 배꼽
“동질감과 위로 인기비결, 아닌 건 아니라 말할 것”
“정치 그만하라고? 정치가 코미디 그만~”
“요즘은 시민으로서는 불행한 시대에 살지만 코미디언으로서는 축복의 시대에 살고 있어요. 소재가 무궁무진하잖아요. 어떤 기자가 왜 자꾸 정치적인 행동을 하느냐고 물어서 그런 적도 없지만 정치가 코미디를 그만두면 코미디도 정치를 그만두겠다고 했어요.”

11일 밤 창원 엠비시홀에서 열린 <김제동 토크콘서트 시즌3> 공연 현장에는 방송인 김제동의 수다가 넘실댔다. 가족과의 일화 등 개인사에, 사회·정치 부조리에 대한 소회를 곁들이자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 1300여명이 배꼽을 잡는다.

“김문수 지사가 119에 전화를 걸어 ‘나 도지삽니다’라고 반복해 말했죠. 자신이 도지사라는 게 응급상황이란 이야기죠 하하.” 객석에 다시 큰 웃음이 넘친다. “미치겠다 우리 제동이 우째 저리 맞는 말만 하노.” 기자의 뒤편에 앉은 70대로 보이는 할아버지가 추임새처럼 내뱉었다.

2009년 대학로 소극장에서 시작한 <토크콘서트>는 김제동이 관객에게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는 말 그대로 ‘토크콘서트’다. 이 생소한 콘서트의 관객은 지난 4일 거제 공연에서 모두 10만명을 넘어섰다.

창원 공연 직후 대기실에서 그를 만났다. 살이 빠져 턱선이 날렵해진 김제동은 인기 비결에 대해 “관객들이 제게 동질감을 느끼고 위로를 받기 때문”이라며 웃었다.

“(인기 요인을) 현 정부의 실정 등 정치적으로 연결하는 데는 동의하지 않아요. 전 그냥 제 이야기를 해요. 아프면 아프다고 있는 그대로 털어놔요. 누구든 마음속에 드러내지 못하는 아픔이 있잖아요. 제 이야기를 들으며 아픔의 내용은 다르더라도 ‘저놈도 저렇구나 나도 그런데’라고 동질감을 느끼고 위로받는 것 같아요. 예전에는 아픈 걸 애써 부정했는데 제가 더 기댈수록 관객들에게 위안을 주는 걸 느껴요.”

그는 2009년 외압 의혹 속에서 <스타골든벨>(한국방송2) 등 방송 프로를 접으면서 이 콘서트를 시작했다. 무대에서라도 관객들을 만나고 싶었던 것이냐고 물으니 피식 웃었다. “오래전부터 하고 싶었던 거예요. 그동안 방송을 몇 개씩 하면서 쫓기듯 살았는데 그때 처음으로 저를 돌아볼 시간을 가질 수 있었어요. 지금 생각해보면 제게 시간을 준 그분들 다 고마운 분들이에요(웃음).”

콘서트가 ‘정치 행사’라는 비판엔, “상식적이라는 데 방점을 둔다”고 말했다. “관객들이 조금이라도 기분 나쁜 정치적 공연이었다고 생각했으면 시즌3까지 올 수 없었어요. 제 가족 이야기가 절반이 넘어요. 대통령님 욕하는 거요? 없습니다.”


그는 “정치적 성향 없이 ‘웃긴 것 웃긴다’라는 얘기를 계속하겠다. 어떤 사람이든 자신의 의견을 개진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고 싶다”며 “마이크를 들고 있는 한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할 것”이라고 했다.

김제동은 사회참여 연예인으로 꼽힌다. <문화방송>(MBC)과 <국민일보> 파업 현장도 곧 찾을 생각이란다. 하지만 소셜테이너, 진보투사 등의 수식어는 부담스럽단다. “거창한 투사가 되고 싶지도 않고 그럴 만한 능력도 없어요. 내가 이런 자격이 있나. 나는 좋은 차를 타고 좋은 집에 살면서 위선적이고 가식적이지 않은가, 스스로 그런 생각을 해요. 그럴 때 가장 괴롭죠. 그런데도 내 안의 51%가 이끌어서 그렇게 가는 것 같아요. 몇날 며칠 후회하지만 결국 가죠. 그러나 연락은 그만해줬으면 좋겠어요(웃음). 오면 또 가겠지만.”

대학교 때까지는 사회 현안에 큰 관심이 없었다. “어느 순간 나도 모르게 이렇게 됐는데. 정치는 지금도 하고 있어요. 10만명 돈봉투 줘도 모으기 힘들어요.(웃음)”

창원/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사진 다음기획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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