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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이사람] “가장 아름다운 태양일 때 라스트 콘서트”

등록 2012-02-15 20:31수정 2012-02-15 22:53

가수 패티김 은퇴 선언
반세기 넘게 노래하고 은퇴를 선언하는 74살 가수의 모습이라곤 찾아보기 힘들었다. 15일 오후 서울 한국언론회관에서 임성훈씨의 사회로 진행된 기자회견에 나온 패티 김(사진)은 은빛 머리칼을 덮은 보라색 페도라 모자와 같은 색의 턱시도 재킷, 꽉 끼는 청바지에 빨간 하이힐 부츠 차림이었다. 두 팔을 펼치며 자신감 넘치는 태도로 취재진의 카메라 플래시 세례에 응했다.

데뷔 55돌 75살에 ‘이별노래’
6월부터 내년말까지 전국공연
“은퇴전 한류후배와 듀엣희망”

“지기 직전 온 세상을 신비로운 붉은빛으로 물들이는 석양의 노을처럼 가장 아름다운 태양의 모습으로 사람들의 기억에 남고 싶습니다. 은퇴를 결심한 건 그래서입니다.”

패티 김은 오는 6월2일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을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이어지는 국내외 순회공연 ‘이별’을 마지막으로 은퇴할 것이라고 밝혔다. 1958년 주한미군부대 무대에서 데뷔했으니 내년이면 꼭 55돌이 된다. 그동안 ‘초우’, ‘이별’ 등 수많은 히트곡을 내며 한국 스탠더드 팝의 별로서 최정상 자리를 지켜온 그다.

“건강하고 노래 잘하는 멋진 모습으로 팬들의 기억 속에 영원히 남고 싶다는 생각에 언제 무대를 떠나야 할지를 10여년 전부터 생각해 왔어요. 데뷔 50돌 공연을 성황리에 끝내고 한해 한해 고민을 거듭하다 지난해 9월 최종 결심을 했죠. 마음은 계속 노래하고 싶지만, 떠날 때를 알고 멋지게 떠나는 게 패티 김답다고 생각합니다.”

요즘 건강은 어떠냐는 질문에 그는 벌떡 일어서서 “아직도 1500m 수영을 쉽게 하고 매일 4~5㎞ 걷는 등 정신으로나 육체적으로나 40대”라며 “건강 때문에 은퇴하는 게 절대 아니다”라고 손사래를 쳤다.


그는 자신의 노래 중 ‘가을을 남기고 간 사랑’, ‘사랑은 영원히’, ‘사랑은 생명의 꽃’, ‘가시나무새’, ‘빛과 그림자’ 등을 좋아하며 특히 ‘9월의 노래’에 가장 애착을 갖는다고 했다. “그 노래를 부를 때마다 우주를 한 바퀴 돌고 오는 기분이죠. 후반부에선 늘 눈물이 흘러요.” 그는 즉석에서 무반주로 이 노래를 부르기도 했다.

은퇴공연 첫 무대를 체조경기장으로 정한 건 가수 조용필씨의 권유 때문이라고 했다. “체조경기장은 록 공연 분위기라 저랑 안 맞을 것 같아서 고민하다가 제가 사랑하고 존중하는 후배 조용필을 만났어요. 자신 없다고 했더니 ‘그냥 거기서 하세요’ 하더라고요. 공연 타이틀도 무조건 ‘이별’로 해야 한다고 조언했어요. 그래야 팬들에게 뭉클한 감동을 줄 수 있다면서요.”

그는 “요즘 한류 바람을 일으키고 있는 후배 가수들이 기특하고 자랑스럽다”며 “은퇴 전에 이런 후배 가수들과 듀엣 앨범을 내고 싶다”는 바람도 나타냈다. “지난해 미국 가수 토니 베넷이 여든이 넘는 나이에 레이디 가가 등 젊은 가수들과 듀엣 앨범을 발표해 빌보드 차트 1위에 오르는 걸 보고 얼마나 부럽던지요.”

얼마 전 숨진 휘트니 휴스턴과의 기억도 털어놨다. 휴스턴을 너무 좋아해 2010년 내한공연 당시 맨 앞자리에서 열광적인 반응을 보였더니 휴스턴이 악수를 청했다는 것이다. “컴백을 너무 기다렸다. 당신 너무 아름답다”고 말을 건넸더니 휴스턴도 “당신이 더 아름답다”고 대답했다고 한다. “그의 사망 소식을 듣고 얼마나 울었는지 몰라요.”

그는 “은퇴 이후엔 평범한 할머니로 돌아가 나비처럼 훨훨 날며 딸들, 손주들과 시간을 보내고 싶다”며 “환경보호 캠페인에도 힘을 쏟으려 한다”고 말했다.

서정민 기자 westmin@hani.co.kr, 사진 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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