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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가짜 같은 현실의 진짜 같은 시트콤

등록 2012-02-17 20:19

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제1회 ‘두근두근 자영업’ 가운데 한 장면.  엠비시 에브리원 제공
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제1회 ‘두근두근 자영업’ 가운데 한 장면. 엠비시 에브리원 제공
최성진의 오프라인 TV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
비루한 현실 발랄한 풍자
“사랑이 세금 내주니. 전기요금은? 사랑이 뭘 할 수 있는데!”(2회 ‘두근두근 서바이벌’ 편에서)

군에서 막 제대한 백수장은 오디션 도우미로 일하고 있는 채은을 찾아가 떠나간 사랑을 찾는다. 채은이 그에게 보여준 것은 밀린 전기요금 고지서 같은 현실이었다. 인생의 서바이벌 무대에 선 두 남녀를 둘러싼 공간은 연기자를 뽑는 진짜 서바이벌 오디션 무대였다. 부조리극 같은 현실 앞에서 좌절하며 돌아서는 수장에게 ‘희 엔터’의 대표 희본은 진지하게 “연기해볼 생각 없냐”며 배우 계약을 제안하니 여기서도 우리는 ‘인생만사 복불복’의 진리를 확인할 수 있다.

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의 묘미는 이처럼 진짜와 가짜 현실을 넘나들며 예기치 못했던 웃음을 던져준다는 사실이다. 1회 ‘두근두근 자영업’에서 희본은 사무실 운영비도 못 버는 엔터테인먼트사의 폐업을 결심하고 희 엔터의 유일한 직원(사실상 무급 인턴)인 나인턴에게 퇴직금이 담긴 봉투를 건넨다. 집에 가서 열어보라는 희본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인턴은 굳이 그녀 앞에서 액수를 확인한다. 퇴직금은 5000원짜리 한 장과 꼬깃꼬깃한 1000원짜리 몇 장, 게다가 무료 파일다운로드 쿠폰이 전부다. 갈 곳 없는 88만원 세대 젊은이와 경쟁력 없는 자영업자가 만났을 때 빚어질 수 있는 이 참혹한 현실 앞에서 웃음을 참을 수 없으니 이 또한 <…구하라>의 매력이다.

<엠비시 에브리원> 채널에서 지난 4일부터 매주 토요일 밤 11시30분에 방송되고 있는 시트콤 <할 수 있는 자가 구하라>는 영화 <은하해방전선>을 통해 발랄한 연출력을 선보인 윤성호 감독이 2010년 5월부터 인터넷에 공개한 같은 제목의 초단편 시트콤을 기반으로 하고 있다. 인터넷 버전이 5분 안팎의 짧은 에피소드로 이뤄졌다면, 엠비시 에브리원이 9부작(편당 30분)으로 다시 제작한 티브이 버전은 방송 분량을 30분으로 늘려 이야기를 강화했다. 또 원조 걸그룹 ‘밀크’ 출신의 박희본(구희본)과 드라마 <뿌리 깊은 나무>에서 인상깊은 연기를 보여준 배우 혁권(전영록), <섹션티브이 연예통신>에 출연중인 개그맨 황제성(윤피디) 등 기존 출연진에 배우 김성령(김성령)이 추가 투입됐다. 엠비시 에브리원의 한백교 피디는 지난 17일 “1년여의 기획기간과 100% 사전제작을 통해 스토리텔링 등 완성도를 더욱 높였다”며 “윤성호 감독 특유의 감칠맛 나면서도 톡톡 튀는 대사도 <…구하라>의 관전 포인트”라고 밝혔다.

18일 밤 방송되는 3회 ‘두근두근 브런치’에서는 1~2회에서 상대적으로 출연이 적었던 영록이 미디어가 만들어낸 ‘스타 셰프’의 허상을 파헤치는 역으로 본격 등장한다. 극중 스타 셰프로 등장하는 브래들리 홍은 두바이 최고급 호텔 셰프 제의를 거절하고 고국인 한국으로 돌아와 퓨전 레스토랑 ‘글로벌 무궁화’를 운영하는 인물이다. 희본 등 희 엔터 식구들은 오랜만의(사실은 처음) 회식에 즐거움을 감추지 못하지만, 영록은 심드렁한 태도를 보인다. 영록의 태도에 자존심 상한 브래들리 홍은 그와 자존심을 건 요리대결을 펼친다. 브래들리 홍으로부터 실제 스타 셰프 ‘○○○○ ○’을 떠올리는 것은 시청자의 자유다. 물론 <…구하라>가 그 정답을 알려주지는 않는다.

최성진 기자 cs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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