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시모토흥업의 오사키 히로시(59) 대표
한·일 개그교류 추진하는 오사키 ‘요시모토 흥업’ 대표
“한국 대중문화를 보면 뮤직비디오나 춤 등 비주얼적인 부분은 한국이 3~4년 전에 일본을 따라잡았습니다. 비주얼을 살리고 말을 많이 쓰지 않는 개그를 선보인다면 한국 개그 시장이 더 넓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개그맨 1800여명이 소속된 일본 최고의 연예기획사 요시모토흥업의 오사키 히로시(59·사진) 대표는 한국 개그의 가능성에 대해 지난 28일 이렇게 말했다. 요시모토흥업이 2009년부터 4년째 주최해온 코미디영화제 ‘오키나와 영화제’ 현장에서 만난 자리였다.
요시모토흥업은 지난해부터 한-일 개그 교류를 추진해왔다. 소속 개그맨인 진나이 도모노리가 지난해 5월 <한국방송> 개그프로 ‘개그사냥’에 출연한 데 이어 올해 들어선 케이블 <티브이엔>의 ‘코미디 빅리그’에 출연하고 있다. 김준호 등 한국 개그맨 3명은 지난 25일 오키나와 영화제의 한 프로그램으로 열린 개그페스티벌 무대에 초청받아 일본어로 공연을 펼치기도 했다.
1800여명 소속된 기획사 경영
“문화·습관 알아야 교류도 성공
비주얼 살리면 시장 넓어질 것” 오사키 대표는 “한국 개그맨이 일본에서 성공하려면, 일본 개그맨이 한국에서 성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그는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의 습관 등을 알아야 합니다. 언어가 중요하지만 그게 다가 아닙니다. 그 나라 말로 공연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닙니다. 가령 한국 개그맨 20명과 일본 개그맨 20명이 3년 동안 함께 살면서 콩트를 함께 만든다면 가능성은 조금 더 높아질 겁니다.” 일본은 한국에 견줘 사회적으로 개그맨에 대한 인식과 위상이 높은 편이다. 그는 “한국의 개그맨들이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뜻밖의 말을 했다. “웃음(개그)은 밑에서 위를 공격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떤 시선에서 어떻게 이야기하는가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낮은 자리에서 이야기하고 때론 권력자를 풍자해야 하는데 높은 위치에 있다면 그것이 어렵다는 뜻으로 읽힌다. 요시모토흥업은 올해 설립 100돌을 맞았다. 1970년대 중반 평사원으로 입사해 사장이 된 그는 인기 개그맨을 끊임없이 배출해온 비결을 “개그를 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 예로 ‘극장’과 ‘학교’를 들었다. 요시모토흥업은 도쿄·오사카·교토에 코미디 극장 7곳을, 도쿄·오사카에 개그맨 학교 2곳을 운영하고 있다. 두 학교는 해마다 600명씩 신입생을 뽑는다. 이들은 재학중이나 졸업 뒤에 이들 7개 극장 무대에도 오른다. “하나의 목표를 지닌 이들이 함께 연습하고 아이디어를 짜다 보면 좋은 의미의 경쟁의식이 생겨 자극이 되고 또 서로의 무대를 보며 공부도 하게 됩니다.” “원래 꿈은 바닷가에서 헌책방을 하는 것이었다”는 그는 개그맨을 키우는 회사의 대표답게 말도 행동도 조금은 엉뚱했다. 맨발로 도착한 그는 인터뷰 내내 “이 대답은 재미없었어”라고 자평하며 유머를 섞으려고 애썼다. 지난 30여년간 한국에 300번도 넘게 왔고 단골 삼계탕집도 있다고 했다. 오키나와/글·사진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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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습관 알아야 교류도 성공
비주얼 살리면 시장 넓어질 것” 오사키 대표는 “한국 개그맨이 일본에서 성공하려면, 일본 개그맨이 한국에서 성공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시간이 많이 걸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개그는 그 나라의 문화와 사람들의 습관 등을 알아야 합니다. 언어가 중요하지만 그게 다가 아닙니다. 그 나라 말로 공연한다고 다 되는 게 아닙니다. 가령 한국 개그맨 20명과 일본 개그맨 20명이 3년 동안 함께 살면서 콩트를 함께 만든다면 가능성은 조금 더 높아질 겁니다.” 일본은 한국에 견줘 사회적으로 개그맨에 대한 인식과 위상이 높은 편이다. 그는 “한국의 개그맨들이 위상을 높이려는 노력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는 뜻밖의 말을 했다. “웃음(개그)은 밑에서 위를 공격하는 것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떤 시선에서 어떻게 이야기하는가가 중요하다”고도 했다. 낮은 자리에서 이야기하고 때론 권력자를 풍자해야 하는데 높은 위치에 있다면 그것이 어렵다는 뜻으로 읽힌다. 요시모토흥업은 올해 설립 100돌을 맞았다. 1970년대 중반 평사원으로 입사해 사장이 된 그는 인기 개그맨을 끊임없이 배출해온 비결을 “개그를 할 수 있는 판을 깔아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그 예로 ‘극장’과 ‘학교’를 들었다. 요시모토흥업은 도쿄·오사카·교토에 코미디 극장 7곳을, 도쿄·오사카에 개그맨 학교 2곳을 운영하고 있다. 두 학교는 해마다 600명씩 신입생을 뽑는다. 이들은 재학중이나 졸업 뒤에 이들 7개 극장 무대에도 오른다. “하나의 목표를 지닌 이들이 함께 연습하고 아이디어를 짜다 보면 좋은 의미의 경쟁의식이 생겨 자극이 되고 또 서로의 무대를 보며 공부도 하게 됩니다.” “원래 꿈은 바닷가에서 헌책방을 하는 것이었다”는 그는 개그맨을 키우는 회사의 대표답게 말도 행동도 조금은 엉뚱했다. 맨발로 도착한 그는 인터뷰 내내 “이 대답은 재미없었어”라고 자평하며 유머를 섞으려고 애썼다. 지난 30여년간 한국에 300번도 넘게 왔고 단골 삼계탕집도 있다고 했다. 오키나와/글·사진 남지은 기자 myviollet@hani.co.kr <한겨레 인기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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