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스비에스> 토크프로그램 <고쇼>(금 밤 11시5분)
오디션 상황극 재미에도
“리액션 치중” 진행 논란
“리액션 치중” 진행 논란
“<고쇼>인데 자기가 가장 많이 웃는다.”
6일 시작한 <에스비에스> 토크프로그램 <고쇼>(금 밤 11시5분·사진)의 공동진행자인 개그맨 정형돈이 13일 방송에서 메인진행자 고현정에게 한 이야기다. <고쇼>를 끌어가야 할 고현정이 출연자 입담에 방송 내내 웃음을 참지 못하는 모습을 두고 한 말이다.
이 프로그램은 진행자인 고현정의 존재감과, ‘영화배우 오디션’이라는 상황극적 설정 등으로 출발 전부터 기대를 모았다. 뚜껑을 열어본 결과? 아직 초기이긴 하지만 고현정의 진행 방식을 놓고 이런저런 뒷말이 나오고 있다.
이 프로그램을 연출하는 서혜진 피디는 지난달 28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우리 쇼의 처음이자 끝은 고현정”이라고 밝혔지만, <고쇼> 2회분 동안 고현정은 별다른 활약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평가다. 메인 진행자인데도 상황을 주도하지 못하고 방송 시간 대부분 방청객처럼 웃는 등 ‘리액션’(반응)만 하는 모습을 보였다.
평소 거침없고 당당한 입담과 달리 초대 손님에게 색다른 이야기를 끄집어내지도 못하고, 1회에서는 춤을 추려는 조인성에게 고현정이 나서서 하지 말라고 말리기까지 했다. 2회까지 공동진행자인 가수 윤종신과 정형돈이 사실상 진행자 역할을 했다.
시청자 김봉욱씨는 프로그램 게시판에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프로그램인데 메인진행자가 ‘방청객 모드’”라고 비판했다. 시청률도 1회 10.5%(에이지비닐슨 집계)로 시작해 2회 8.5%로 떨어졌다.
그러나 상황극 설정은 신선하다는 평가다. <고쇼>는 <박중훈쇼> <주병진쇼> 등 이름을 내건 정통 토크프로그램이 성공하지 못한 상황에서 고현정과 윤종신, 정형돈, 김영철이 매주 새로운 영화에 섭외할 배우를 뽑는 가상 오디션 형식을 도입했다. 1회는 배우 조인성, 천정명, 가수 길이 <나쁜남자 전성시대>라는 영화에, 2회는 배우 김수로, 가수 김씨(C), 개그맨 김제동이 <타락천사> 오디션을 봤다.
스타의 의혹을 검증하는 ‘지파일’ 등의 꼭지를 통해 조인성에게 “제대하고 시에프로 번 돈만 50억원이다”라거나 김수로에게 “2006년 이후 흥행한 영화가 없다”는 식의 제법 대범한 공동진행자의 질문들도 관심을 끌었다.
하재근 대중문화평론가는 “자신의 이름을 걸고 하는 쇼인 만큼, 고현정씨가 진행에 좀더 적극적인 태도를 보였으면 한다. 초대손님에 대한 연구도 더 많이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남지은 기자, 사진 에스비에스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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