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의 퀴즈3’ 감독 안진우·주연 안내상
‘신의 퀴즈3’ 감독 안진우·주연 안내상
영화서 만난 뒤 6년 동안 술친구
의학 범죄수사드라마로 손잡아
안내상 “전무후무한 작품 예감”
영화서 만난 뒤 6년 동안 술친구
의학 범죄수사드라마로 손잡아
안내상 “전무후무한 작품 예감”
수습하기 힘든 더벅머리에 방금 술에서 깬 듯한 피곤한 얼굴로 연신 짜증을 내고, 밥을 먹다가 발가락을 예사로 긁어댄다. 밉상 같은데 이상하게 정이 간다. 케이블티브이 <오시엔>(OCN)의 법의학 수사 드라마 <신의 퀴즈3>에서 새로 베테랑 형사 역을 맡은 안내상(48·사진 왼쪽)은 그간의 모습처럼 능청스런 표정이다. 으슥한 공간을 찾아다니면서 촬영하는 일도 “지저분한 걸 워낙 좋아해” 오히려 좋단다. 6년 지기 술친구 안진우(43·오른쪽) 감독이 모니터 앞에서 그를 지켜본다.
2006년 영화 <잘 살아보세>로 처음 만난 뒤 ‘형님, 동생’ 사이가 된 두 사람이 이번에는 드라마에서 호흡을 맞춘다. 지난 19일 경기도 파주의 <신의 퀴즈3> 촬영장에서 두 사람을 만났다. “한 작품만 같이 했지만 술을 정말 자주 마시면서 친해졌어요. 배우 우현씨, 김희정씨, 류현경씨 등이 멤버예요.”(안진우) “밤새도록 마셨죠. 앞으로도 그럴 거고.”(안내상)
술로 다져진 우정이 캐스팅으로 이어졌다. 안 감독은 “5년 내내 자주 만나다가, 제가 너무 오래 쉬니까 연락하기도 미안해서 두어 달 뜸해진 적이 있다”며 “그러다 <신의 퀴즈3>을 하기로 결정한 날 형님이 전화를 하셔서 만났는데 ‘형님과 작품을 하고 싶다’고 말씀드렸다”고 했다. 안내상은 2004년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한 수사 드라마 <별순검>에 출연하면서 수사물에 매력을 느낀데다 “안 감독이 하자고 하니까 당연히” 출연하기로 했다. 지난 3월 말 시트콤 <하이킥! 짧은 다리의 역습>을 끝낸 직후였다. “무진장 쉬고 싶었어요. 한 달 정도 네팔 트레킹을 가려고 일정도 다 짰죠. 혼자 배낭 메고 가서 제대로 기운을 받아 오려고 했는데 왠지 ‘이건 해야 한다’는 느낌이 오더라고.” 그러면서 “전무후무한 작품이 나올 것” 같은 예감을 받았다고 했다.
<신의 퀴즈3>은 범죄 수사물에 희귀병이라는 소재를 더했다. 희귀병에 걸린 등장인물들이 얽힌 범죄를 젊은 천재 의사 류덕환과 안내상이 짝을 이뤄 티격태격하면서 함께 풀어나간다.
안 감독은 드라마 연출이 처음이다. 멜로와 코미디 영화를 만들어온 안 감독에게 수사물은 얼핏 안 어울리는 것 같지만, 그는 이정재와 장진영이 출연한 데뷔작 <오버 더 레인보우>에서 멜로 속에 추리극 형식을 가미한 바 있다. 그는 <신의 퀴즈3>을 “영화를 약간 빠른 호흡으로 진행하는 느낌”으로 만들고 있다고 한다. 영화판이 익숙한 그에게 <신의 퀴즈3>은 다양한 배우들을 경험하고 새로운 촬영 노하우를 쌓는 기회이기도 하다.
안 감독이 배우에게 ‘여지’를 준다면, 배우 안내상은 감독의 영역에 개입하지 않는다. 그는 현장에서 후배들에게 자주 지적하거나 충고하지 않으려 한다. “연기에 대해선 배우는 배우한테 이야기하면 안 돼요. 감독님이 이야기하는 걸 수용하고 교류하는 거지, ‘너 이거 틀렸다’고 하면 안 되는 것 같아요.” 이번에 호흡을 맞추는 류덕환도 “마치 어릴 때 나를 보는 것처럼 빠릿빠릿하고 천재적으로 잘한다”고 추어올렸다. 안내상은 “(안 감독이) 영화감독이라 그런지 영화를 찍는 듯한 기분이 든다”고도 했다. “감독님이 배우의 생각을 미리 물어보고 거기에 따라서 콘티를 맞추기도 하세요. 모든 걸 다 짜놓고 배우가 옴짝달싹 못하는 상황이 아닌 거죠.” 안 감독도 “형님(안내상)도 암기력이 거의 100점”이라며 주거니 받거니를 했다.
안 감독은 2006년 이후 꾸준히 시나리오를 썼지만 제작으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2007년에는 일제강점기 금광을 소재로 시나리오를 쓰고 안내상을 캐스팅하려고 했지만 불발된 적도 있다. 영화 시나리오 2개를 준비중이라는 안 감독은 시나리오를 쓸 때마다 안내상을 염두에 둔다. “지금까지 제가 원하는 만큼을 해 주는 연기자가 딱 한 명 있었어요. 장진영씨였죠. 형님은 처음으로 제가 원하는 것 이상을 해 주신 분이세요. 정말 좋아하는 연기자예요.” 안내상은 이 말에 “헐”이라는 감탄사를 터뜨리며 서글서글한 웃음을 지었다.
영화와 드라마, 시트콤, 연극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안내상은 “연극은 내 출발이고 애착이 강한 무대지만, 나이를 먹으니 온몸으로 보여주는 게 힘이 든다”며 “요즘은 드라마가 편하다”고 말한다. 하지만 아직도 가장 좋은 것은 영화라고 했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사진 오시엔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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