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도의 남자’ 김인영 작가
‘적도의 남자’ 김인영 작가
드라마 진행될수록 주목받아
“방송사고 쪽대본 아닌 편집탓”
드라마 진행될수록 주목받아
“방송사고 쪽대본 아닌 편집탓”
“어떤 이야기를 쓸지 본격적으로 정한 건 2010년 초였어요. 공부를 좀더 할걸, 좀더 잘 쓸걸 하는 아쉬움이 남죠. 나중에 사고도 있었고. 제일 아쉬움이 남는 작품이에요.”
드라마 <적도의 남자>(아래 사진)는 의외의 히트작이었다. 엄태웅이 열연한 이 드라마는 방송 중반을 넘기면서 이승기·하지원의 <더킹 투하츠>와 박유천·한지민의 <옥탑방 왕세자>를 누르고 시청률 1위로 올라서기까지 했다. 지난달 23일 19회에서 뒷부분 내용 7분 정도가 방송되지 않는 사고를 겪었고 종영 시청률은 <옥탑방 왕세자>에 밀렸지만, 밀도 있는 대본과 배우들의 호연이 어우러진 <적도의 남자>는 상반기 ‘웰메이드’ 드라마로 꼽히기에 손색이 없다.
<적도의 남자>를 쓴 김인영(위) 작가를 지난 1일 서울 내수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그는 ‘역전의 여왕’이다. 2008년 드라마 <태양의 여자>는 시청률 6%로 시작해 27%로 끝을 맺었다. 경쟁작 가운데 꼴찌로 시작해 뒤늦게 화제 몰이를 한 <적도의 남자> 역시 그의 뒷심을 입증했다.
작가가 문득 떠올린, ‘보이지 않는 세상’의 이미지에서 드라마가 시작됐다. “캄캄한 가운데 점점 초점이 맞춰지다가 칼날 같은 게 갑자기 보이는 순간의 이미지였어요. 여기에 살이 붙어서 드라마가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죠.” 드라마 초반 시각장애인으로 설정된 엄태웅의 연기에 대해서는 “놀랄 만큼 잘하더라”며 칭찬했다. 김 작가도 방송 전 엄태웅과 함께 장애인복지관에서 시각장애인의 생활을 취재하면서 재활훈련을 받았다. “앞이 안 보이는 상태에서 옆 사람에게 의지해 걷는 방법, 사물을 만져서 인식하는 방법 등을 배웠는데 뭔가 아득하다는 느낌에 슬펐던 기억이 있어요.”
<태양의 여자>에 이어 <적도의 남자>에서도 김 작가는 등장인물을 선인과 악인으로 단순히 구분하지 않고 입체적으로 그렸다. 장일과 장일의 아버지 등 악인 캐릭터도 나약하고 복잡한 내면을 지닌 ‘사람’으로 살아 숨쉬었다. “악인을 그리되, 보통 사람이지만 욕심 때문에 순간적인 실수를 하고 그걸 덮기 위해 계속 거짓말을 하는 사람으로 설정했어요. 그러다 보니 악인의 심리에 더 주목하게 된 것 같고요.” 19회 방송 사고에 대해서는 “굉장히 충격이 컸는데, 그 뒤 ‘쪽대본 때문에 사고가 났다’는 기사들이 더 충격이었다”며, 미니시리즈만 열 작품을 쓰는 동안 한 번도 쪽대본을 써 본 적은 없다고 말했다. 쪽대본이 아니라 편집 지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적도의 남자>·<태양의 여자> 등 비밀과 복수를 주제로 삼은 통속극부터 밝은 색채의 트렌디 드라마 <맛있는 청혼>·<비밀남녀>·<결혼하고 싶은 여자>, 독특한 감성의 <메리대구 공방전> 등 다양한 작품 세계를 보여준 김 작가는 앞으로 “미치게 웃기는 코미디, 스릴러, 전쟁통에 꽃피는 치열한 사랑 이야기를 쓰고 싶다”고 말했다.
박보미 기자, 사진 팬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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