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일 <문화방송>의 <나는 가수다2>에 출연한 밴드 국카스텐의 보컬 하현우가 ‘한 잔의 추억’을 노래하고 있다. <문화방송> 화면 갈무리
[토요판] 최성진의 오프라인 TV
‘나가수2’서 혜성처럼 등장
청량감 넘친 목소리 매력
음원차트서 빅뱅도 제쳐
‘나가수2’서 혜성처럼 등장
청량감 넘친 목소리 매력
음원차트서 빅뱅도 제쳐
“소름 돋았지?”
앗, 들켰다. 귀찮아서 “난 별로던데”라며 티브이(TV) 앞에 앉기를 거부했는데, 잘 알지도 못하면서 아는 체했던 경박함을 들킨 것 같아 창피했다. 심상찮은 기타 솔로로 전주를 시작할 때만 해도, ‘벌거벗은 너의 시선은 벌거벗은 내 몸을 보고’라는 야릇한 가사로 ‘거울’이라는 제목의 노래를 시작할 때까지만 해도, ‘귀곡산장’을 떠올리는 가성으로 고음역대를 넘나들 때까지도 참았던 감동은 “거~칠은”으로 시작하는 사비(후렴구)에서 그만 닭살로 나타나고 말았다. 아는 후배의 권유에 못 이겨 ‘국카스텐’을 처음 ‘영접’한 것은 지난해 1월, <한국방송>(KBS) 2티브이 <유희열의 스케치북>을 통해서였다. 혜성처럼 등장해 청량감 넘치는 보컬과 마성의 연주로 무한 에너지를 내뿜던 ‘나의 국카스텐’은 그렇게 나타났다가 또 그렇게 사라졌다.
국카스텐이 다시 돌아왔다. 지난 3일 방송된 <문화방송>(MBC)의 음악 프로그램 <나는 가수다2>(나가수)는 새 출연자로 아직 대중에게는 이름조차 낯선 국카스텐을 소개했다. 국카스텐에게 지난해 <유희열의 스케치북>이 자신의 존재를 알리는 무대였다면, 이번 나가수 출연은 대중 앞에서 자신의 음악을 평가받을 수 있는 기회인 셈이다.
첫 등장은 성공적이었다. 국카스텐은 지난 3일 방송에서 이장희의 ‘한 잔의 추억’을 불러 ‘가장 감동을 준 가수 1위’에 올랐다. 방송 직후 각종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1위에 오른 것은 물론, ‘한 잔의 추억’ 단 한 곡으로 주요 포털사이트의 실시간 음원차트 1위까지 차지했다. 특히 인기 아이돌 그룹 빅뱅의 신곡 ‘몬스터’도 국카스텐이 부른 ‘한 잔의 추억’ 아래였다.
대중에게는 낯선 이름이었지만 인디 음악계에서 국카스텐은 이미 유명 밴드였다. 보컬과 기타를 맡고 있는 하현우와 드럼의 이정길, 전규호(기타), 김기범(베이스) 등 4명으로 이뤄진 국카스텐은 2009년 발표한 데뷔앨범 <국카스텐>을 1만장 넘게 팔았고, 2010년 발표한 미니앨범 <타그트라움>도 5천장 넘게 팔았다. 그해 한국대중음악상에서 신인상과 최우수 록 노래상을 받기도 했다.
트위터에서는 티브이를 통해 국카스텐을 새롭게 발견한 데 대해 반가움을 나타내는 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진중권 동양대 교수(교양학부)는 나가수 방송 후인 지난 5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대세는 국카스텐인가요”라며 “독일어로 국(guck)은 ‘본다’, 카스텐(kasten)은 ‘눈으로 들여다보는 상자’라는 뜻”이라고 풀이했다. 국카스텐이라는 단어 자체가 ‘중국식 만화경’을 뜻한다는 해석도 있다. 반면 ‘나만의 스타’가 ‘우리의 스타’가 됐을 때 느낄 법한 상실감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었다. 영화 <은하해방전선>, <도약선생> 등의 윤성호 감독은 4일 “주성치가 <희극지왕>과 <소림축구>, <쿵푸허슬> 등을 발표하며 모두가 아는 스타가 되어갈 때의 어떤 희열과 상실이 미묘하게 뒤섞인 느낌이었다”며 “(이제는) 국카스텐을 불특정 대중에게 떠나보내야 하는 시점”이라고 말했다.
최성진csj@hani.co.kr
[화보] 폭풍 가창력 선보인 밴드 ‘국카스텐’
<한겨레 인기기사>
■ 아기가 운다 그 옆에 엄마가 운다
■ “리셋 아니라 하드포맷 상황” 통합진보 집담회 우려 봇물
■ 법원, ‘김재철 편들기’ 검찰에 뼈있는 한마디
■ 넥슨이 챙겨가는 266원, 과하지 않습니까?
■ ‘인디스타’ 국카스텐, 대중의 품에 안기다
■ 아기가 운다 그 옆에 엄마가 운다
■ “리셋 아니라 하드포맷 상황” 통합진보 집담회 우려 봇물
■ 법원, ‘김재철 편들기’ 검찰에 뼈있는 한마디
■ 넥슨이 챙겨가는 266원, 과하지 않습니까?
■ ‘인디스타’ 국카스텐, 대중의 품에 안기다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