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FM 대행진’ 황정민 아나운서
KBS ‘FM 대행진’ 황정민 아나운서
출근하는 직장인의 14년째 벗
뉴스부터 교양·상담 두루두루
“‘황족’들이 옆집 언니 같다네요” “방송에서 일부러 착한 위로는 안 해요. 아까도 자기 연인이 그의 옛 연인이랑 계속 연락을 하고 여행도 간다고 하는 문자가 왔어요. 보내는 사람은 위로를 바랐겠지만 저는 ‘당장 헤어지세요. 바람기는 못 고쳐요. 절대 만나지 마세요’라고 말해요. 솔직해서 그런지, 옆집 언니나 누나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낭랑한 목소리로 아침을 깨우는 ‘언니’가 있다. 한국방송 라디오 쿨에프엠에서 아침 7시에 방송되는 <황정민의 에프엠(FM) 대행진>이 19일로 5000회 방송을 맞는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황정민(41·사진) 아나운서를 만났다. “출근 시간에 30, 40대 직장인들이 듣고 싶은 게 뭘까를 고민하죠. 아침에 뉴스를 못 보고 나왔을 테니까 그날의 뉴스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려고 해요. ‘안윤상의 빅마우스’도 시사적 내용을 다루고요. 콩트에도 시사적인 이슈를 녹이죠. 연기나 노래로 제 색깔을 입히고요.” 황 아나운서는 <에프엠 대행진>에 아나운서로서의 특성과 솔직하고 통통 튀는 개성을 두루 담는다. 정제된 목소리로 뉴스를 브리핑하고 음악, 여행, 고전 전문가들을 초대해 청취자들의 교양 쌓기를 돕는가 하면, 콩트 ‘사랑스런 그녀’에서는 ‘오드리’와 ‘내숭이’ 등 1인 다역을 소화하면서 능청스런 연기를 선보인다.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로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두고 돌아서야 하는 ‘직장 맘’들의 애환”을 이해하고, “스스로에 대해 한번도 반성해 본 적 없는 상사를 모시는 직장인들의 애환”까지 담아내는 경험이 14년째 ‘황족’(<에프엠 대행진> 청취자들)을 이끄는 그의 힘이다. 방송은 황 아나운서 자신에게도 힘이 된다고 한다. 그는 “엄마, 딸, 아내, 여러 역할을 해야 하는데 방송하는 두 시간 동안은 ‘그냥 황정민’으로 내 모습을 보이고 ‘황족’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고 육아도 병행해 고달팠지만 이런 맛이 오랜 세월을 버티게 한 원동력이라는 얘기다. 그는 “앞으로도 자의로는 그만두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베테랑 아나운서이자 디제이인 그도 예전에는 하이톤의 목소리 때문에 ‘단전 호흡 학원을 다녀보라’는 권유를 받는가 하면 “청취율도 안 나오고, 실수도 많이 해서”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듣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그의 목소리는 이런 문제들을 충분히 덮어왔다. 5000회 방송일인 19일에는 기념 리셉션이 열린다. 20일 저녁 6시30분에는 한국방송 홀 광장에서 5000회 기념 ‘황족 번개’가 진행된다. 이어 8시에는 작은 규모의 공개방송도 예정돼 있다. 그는 “공개방송을 할 때면 항상 노래를 불렀다”며 무슨 노래를 부를지 고민했다. 글 박보미 기자,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뉴스부터 교양·상담 두루두루
“‘황족’들이 옆집 언니 같다네요” “방송에서 일부러 착한 위로는 안 해요. 아까도 자기 연인이 그의 옛 연인이랑 계속 연락을 하고 여행도 간다고 하는 문자가 왔어요. 보내는 사람은 위로를 바랐겠지만 저는 ‘당장 헤어지세요. 바람기는 못 고쳐요. 절대 만나지 마세요’라고 말해요. 솔직해서 그런지, 옆집 언니나 누나 같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낭랑한 목소리로 아침을 깨우는 ‘언니’가 있다. 한국방송 라디오 쿨에프엠에서 아침 7시에 방송되는 <황정민의 에프엠(FM) 대행진>이 19일로 5000회 방송을 맞는다. 지난 13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 라디오 스튜디오에서 황정민(41·사진) 아나운서를 만났다. “출근 시간에 30, 40대 직장인들이 듣고 싶은 게 뭘까를 고민하죠. 아침에 뉴스를 못 보고 나왔을 테니까 그날의 뉴스와 생각할 거리를 던져주려고 해요. ‘안윤상의 빅마우스’도 시사적 내용을 다루고요. 콩트에도 시사적인 이슈를 녹이죠. 연기나 노래로 제 색깔을 입히고요.” 황 아나운서는 <에프엠 대행진>에 아나운서로서의 특성과 솔직하고 통통 튀는 개성을 두루 담는다. 정제된 목소리로 뉴스를 브리핑하고 음악, 여행, 고전 전문가들을 초대해 청취자들의 교양 쌓기를 돕는가 하면, 콩트 ‘사랑스런 그녀’에서는 ‘오드리’와 ‘내숭이’ 등 1인 다역을 소화하면서 능청스런 연기를 선보인다. 아이 둘을 키우는 엄마로서 “아이를 어린이집에 두고 돌아서야 하는 ‘직장 맘’들의 애환”을 이해하고, “스스로에 대해 한번도 반성해 본 적 없는 상사를 모시는 직장인들의 애환”까지 담아내는 경험이 14년째 ‘황족’(<에프엠 대행진> 청취자들)을 이끄는 그의 힘이다. 방송은 황 아나운서 자신에게도 힘이 된다고 한다. 그는 “엄마, 딸, 아내, 여러 역할을 해야 하는데 방송하는 두 시간 동안은 ‘그냥 황정민’으로 내 모습을 보이고 ‘황족’들과 마음을 나눌 수 있다”고 말한다. 매일 새벽 5시에 일어나고 육아도 병행해 고달팠지만 이런 맛이 오랜 세월을 버티게 한 원동력이라는 얘기다. 그는 “앞으로도 자의로는 그만두지 못할 것 같다”고 말했다. 베테랑 아나운서이자 디제이인 그도 예전에는 하이톤의 목소리 때문에 ‘단전 호흡 학원을 다녀보라’는 권유를 받는가 하면 “청취율도 안 나오고, 실수도 많이 해서” 고민했다고 한다. 하지만 듣는 사람을 기분 좋게 하는 그의 목소리는 이런 문제들을 충분히 덮어왔다. 5000회 방송일인 19일에는 기념 리셉션이 열린다. 20일 저녁 6시30분에는 한국방송 홀 광장에서 5000회 기념 ‘황족 번개’가 진행된다. 이어 8시에는 작은 규모의 공개방송도 예정돼 있다. 그는 “공개방송을 할 때면 항상 노래를 불렀다”며 무슨 노래를 부를지 고민했다. 글 박보미 기자,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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