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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꽃중년 4인방이 뭐길래…개콘의 ‘네가지’를 울렸나

등록 2012-06-25 18:51수정 2012-06-26 10:01

왼쪽부터 이종혁, 장동건, 김수로, 김민종.  에스비에스 제공
왼쪽부터 이종혁, 장동건, 김수로, 김민종. 에스비에스 제공
차가우면서 어설픈 까도남
내 여자에만 충실한 진국남
사랑을 가슴에 묻은 순정남
못말리는 바람둥이 유혹남
‘청담동 아저씨’들의 <섹스 앤 더 시티> 혹은 ‘40대 버전’ <꽃보다 남자>. 에스비에스(SBS) 주말 드라마 <신사의 품격>은 두 드라마를 ‘40대 남자’를 재료로 조합한 듯한 로맨틱 코미디다. 초반에는 <개그콘서트>에 밀렸지만 차츰 시청률이 올라 24일 10회에서는 20.3%로 <개그콘서트>(18.0%)를 제쳤다.

<신사의 품격>은 김은숙 작가의 전작 <시크릿 가든>만큼이나 판타지적 요소를 담고 있다. 불혹의 나이에도 반짝이는 외모와 ‘능력’을 자랑하는 네 친구의 캐릭터는 비현실적이다. 거기에 천진난만함까지 갖춘 아저씨들은 10대들처럼 피시방과 당구장을 순례하며 우정을 나누고, 서툴면서도 과감한 연애를 한다. 첫회에서 “내 인생에도 갑자기 무슨 일이 일어났으면 좋겠다. 가령 사랑 같은 것”이라고 읊조리던 서이수(김하늘)의 바람과 같은 판타지를 충족시켜주는 이들 4명의 엇비슷하면서도 각양각색인 매력이 여성 시청자들을 끌어당기고 있다.

■ 까칠함과 비호감 사이, 틈새에서 보이는 인간적 매력의 김도진 드라마 초반, 서이수가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김도진(장동건)은 놔둔 채 임태산(김수로)을 짝사랑한다는 설정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은 장동건의 외모 때문에라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하지만 김도진의 성격적 결함이 곧 드러난다. 서이수를 짝사랑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따스한 말 한마디를 건네지 않는다. 고압적 말투는 교정이 불가능해 보인다. 서이수 앞에서 다른 여자와 목욕 가운 차림으로 서 있는, 감당하기 어려운 당당함까지 과시한다.

김도진의 매력은 차가운 겉모습과 달리 어설프고 엉뚱한 면모라는 틈새에 있다. 조카뻘인 고등학생에게 돈을 뺏길 뻔한 적도 있다. 장동건은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인간적이고 유머러스한 모습을 보여줘 김도진의 양면성에 시청자들이 호감을 느끼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도진은 지난주부터 새로운 ‘밀당’ 기법까지 구사하고 있다. 인사 안 하기, 전화 안 받기, 기다리게 만들기라는 밀고 당기기의 정석을 통해 인간적 매력을 더한다.

■ 내 여자에게만 따뜻한, ‘진국남’ 임태산 서이수가 자신에게 호감을 보이는 김도진은 놔둔 채 임태산을 짝사랑한다는 사실은 쉽사리 동의하기 힘든 설정이다. 하지만 드라마가 진행될수록 임태산의 친근한 입담과 과감한 성격은 서이수의 입장을 이해하게 만든다. 임태산은 서글서글한 웃음으로 ‘순수녀’ 서이수와 까다로운 홍세라(윤세아)부터 건축사무소의 중년 여성 고객들까지 마음을 사로잡는다. 뛰어난 운동신경으로 야구단에서는 최고의 에이스이고, 건축 현장에 찾아와 화를 내는 홍세라를 수직으로 번쩍 안아 올리는 야성미도 드러낸다.

무엇보다 그를 ‘진국’으로 만드는 매력은 ‘내 여자에게만 충실한’ 태도다. 그는 홍세라를 한 번 웃게 하기 위해 스키니진을 입고 터질 것 같은 허벅지를 드러내며 나타난다. 주변 시선도 아랑곳 않고 우스꽝스런 춤도 춘다. 주책스럽지만 사랑스러운 표정과 몸짓이 그의 주무기다.

■ ‘지켜주지 못해 미안해’, 모성애를 자극하는 최윤 최윤(김민종)은 모성애를 건드리는 역이다. 사슴처럼 큰 눈망울 때문만은 아니다. 그는 사별한 부인의 사진을 가끔 들여다보며 다른 여자들에게 눈길을 주지 않는다. 친구의 한참 어린 동생이면서 자신에게 적극적으로 호감을 표시하는 임메아리를 좋아하면서도 자신의 과거와, 친구와의 우정 때문에 마음을 펼치지도 못한 채 접어버린다. 그는 혼자 우는 임메아리 앞에 콜택시를 보내고 보이지 않는 곳에 숨어 임메아리가 안전하게 타는 것을 확인한다.

최윤에게 연애란 혼자 조용히 지켜보다가 혼자 삭이는 일이다. 김도진처럼 ‘기술’로 접근하거나, 임태산처럼 솔직함으로 다가갈 수 없는 그에게는 아프고 어려운 일이다. 생각 많은 최윤의 아픔과 머뭇거림은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 있으면 밉고 없으면 허전한, 바람둥이 이정록 못 말리는 바람둥이 이정록(이종혁)과 그의 무서운 연상 부인 박민숙(김정난)은 가장 열정적인 사랑을 하는 짝이다. 친구들처럼 똑똑한 머리나 먹고살 기술은 못 가졌지만, 여성을 유혹하는 재능만은 타고났다. 하지만 ‘들키지 않고 바람 피우는 법’까지는 터득하지 못해 자주 이혼 위기에 몰린다. 다른 여자에게 한눈판 흔적을 없애기 위해 결혼반지를 꿀꺽 삼켰다가 배변을 통해 다시 찾아내는 엽기적인 행각도 서슴지 않지만, 그래도 자신을 ‘데리고 살아주는’ 박민숙 외의 다른 여자를 마음 깊은 곳에 두는 것 같지는 않다.

이정록은 자잘한 잘못으로 속을 썩이면서 결혼 이후에도 연애의 긴장감을 유지하도록 만들지만 ‘결정적으로 나쁜 짓’은 하지 않는다. 친구 넷 중 가장 여성들의 공적이라고 할 만한 유형이지만 그에게도 나름의 매력은 충분하다.

박보미 기자 bomi@hani.co.kr

[화보] ‘신사의 품격’ 신사들 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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