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윤영
미스코리아 출신 연예인 최윤영(37)씨는 왜 지인의 돈을 훔쳤을까. 최씨는 지난 22일 저녁 경찰에 출석해 범행 이유에 대해 “내가 왜 그랬는지 모르겠다”는 말을 반복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얼굴이 잘 알려진 연예인이 굳이 아는 사람의 집에서 260만원어치의 금품을 훔친 이유로는 이해가 가지 않는 진술이다. 최윤영은 지난 20일 평소 알고 지내던 언니 김아무개씨의 청담동 아파트에 놀러갔다가 현금 80만원과 10만원권 수표 10장, 80만원 상당의 지갑까지 도합 260만원 어치의 금품을 훔친 혐의를 받고 있다.
연예업계 일각에서는 ‘의도적 사고설’이 나온다. 연예인들이 대중에게 이름이 잊혀질만 하면 일부러 자잘한 사고를 내어 주목을 끌어낸다는 것이다. 간단한 교통사고를 일부러 당하거나 갑자기 병원에 입원한 소식을 흘리거나 귀신을 봤다는 소동을 낸다는 식이다.
피해자 김씨는 22일 잃어버린 지갑 안에 들어있는 수표를 정지하려고 도난 신고를 했고, 최씨는 곧바로 경찰의 출석 요구에 응해 조사를 받아 범행 사실을 시인했다. 이후 김씨는 최씨의 처벌을 원치 않는다는 입장을 밝혔다. 최씨가 수표를 찾아가는 모습은 은행 폐쇄회로텔레비전(CCTV)에 그대로 찍혔다. 범행을 저지른 사람으로서는 무척 허술한 모습이다. 사건 조작설에 일정 정도 신빙성이 더해지는 사건 흐름이다.
그러나 경찰은 ‘의도적 사고설’은 신빙성이 떨어진다고 설명한다. 최씨를 수사한 경찰 관계자는 “최씨의 심경이 무척 불안해보였고 이것이 이해할 수 없는 범행 동기와 관련 있어 보인다”고 설명했다. 최씨는 경찰에 출석했을 때 몰라보게 살이 쪄 직원들이 누군지 못알아봤을 정도였고, 자기 관리에 실패한 것으로 보였다는 게 그를 목격한 경찰들의 전언이다.
경찰 관계자는 또 “피해 신고자 역시 안절부절 못하는 등 당황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조작 신고를 하는 사람에게서는 볼 수 없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최씨는 한 때 요가학원을 운영했으나 사업에 실패한 뒤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태에 빠졌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한 방송사 연예프로그램은 27일 “최윤영이 건물 주차요금도 내지 못할 정도로 재정상황이 안좋았다”는 요가학원 건물 주차요원의 말을 전했다. 최씨의 남편 역시 뚜렷한 수입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강남경찰서는 기소 의견으로 이 사건을 곧 검찰에 송치할 예정이다. 경찰은 “연예인에게 260만원은 작은 돈일 수 있느나 절도사건으로서는 큰 액수”라고 밝혔다.
허재현 기자 catalunia@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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