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야 MBC 정상화 합의에
김재철 사장 퇴진 해결될 것”
17일 조합원 총회서 최종결정
사쪽, 지역사 집행부 28명 중징계
김재철 사장 퇴진 해결될 것”
17일 조합원 총회서 최종결정
사쪽, 지역사 집행부 28명 중징계
‘공정방송 회복과 김재철 사장 퇴진’을 내걸고 160일 넘게 파업을 벌여온 <문화방송>(MBC) 노조의 업무복귀가 임박했다. 문화방송 노조는 다음주 초 대의원대회와 조합원 총회를 잇달아 여는 등 사실상 파업을 마무리하기 위한 절차에 나섰다.
13일 문화방송 노조는 “김재철 사장이 퇴진할 때까지 파업을 이어갈지, 우선 업무복귀를 할지를 두고 이번주까지 각 부문별로 조합원 의견을 수렴했다”며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된 만큼 16일 대의원대회를 열어 파업 종결 여부를 최종 결정하기 위한 조합원 총회 일정 등을 논의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노조는 17일 조합원 총회를 열고, 이르면 다음주 중에는 업무에 복귀하게 될 전망이다.
업무복귀를 논의하는 과정에서 조합원들 사이에는 김 사장 퇴진이 아직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파업 종료는 명분이 부족하다는 의견과 현 시점이 파업을 마무리할 적기라는 의견이 맞선 것으로 전해졌다. 보도국의 한 기자는 “김 사장 퇴진 전에는 공정방송이 힘들기에 끝까지 투쟁해야 한다는 강경론도 있었지만, 현장 복귀 뒤 투쟁을 이어가자는 노조 집행부 견해를 지지하는 조합원들이 많아 총회에서 파업 종결을 결정하는 데는 문제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렇게 노조가 파업을 접고 27일 개막하는 올림픽경기 전에 업무에 복귀하기로 가닥을 잡은 데는 정치권의 움직임이 큰 영향을 끼친 것으로 분석된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여야가 문화방송 정상화에 합의했기 때문에 다음달 8일 문화방송 대주주인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의 이사진이 교체되면 자연스레 김재철 사장 퇴진 문제가 해결될 것으로 본다”며 “김 사장 퇴진이 사실상 결정된 만큼, 이제 파업을 접고 방송 정상화를 준비해야 할 때라고 판단했다”고 설명했다. 앞서 여야 정치권은 지난달 29일 ‘8월 초 구성될 방문진 새 이사진이 경영 판단과 법상식, 순리 등에 따라 방송 정상화를 위해 나선다’는 내용이 담긴 19대 국회 개원 합의문을 발표한 바 있다.
그러나 사쪽은 “김재철 사장은 2014년까지 임기를 끝까지 수행할 것”이라는 입장을 거듭 밝히며 압박을 계속하고 있다. 문화방송 13개 지역사는 지난 11일과 12일 노조 집행부 등 28명에 대해 7명은 정직 4개월, 5명은 정직 2개월 처분을 내리고 16명에 대해서는 감봉·근신 등 무더기 중징계 조처를 했다.
장기 파업 뒤 노조원들이 복귀하더라도 해고 등 징계자 처리와 방송 정상화 문제 등이 그대로 남아 당분간 문화방송의 후유증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사쪽은 13일 공정방송협의회를 제안했으나 노조는 현 경영진과의 대화는 무의미하다고 판단하고, 파업 중단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사쪽과 별도의 협상을 벌이지 않고 있다. 이용마 노조 홍보국장은 “자진 사퇴하는 것이 마땅한 김 사장과 협상을 할 이유가 없다”며 “김 사장 퇴진 뒤 구성될 새 경영진과 공정방송 문제·해고자 복직 등의 과제를 논의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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