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사가 왜 검사게? 검사를 받고 일하니까 검사야. 부장님·차장님·청장님 그분들 검사받고, 해라 그러면 하고, 덮어라 그러면 덮고….”
<에스비에스>(SBS) <추적자>의 악덕검사 박민찬(송영규)은 이 수치스러운 말을 검사의 신분으로 쏟아냈다. 시청자들은 배우들의 한마디 한마디에서 가감없이 드러난 권력자들의 치부를 보며 짜릿함과 더불어 현실에 대한 분노를 느꼈다.
17일 16회를 끝으로 막을 내린 드라마 <추적자>는 이런 수많은 명대사들로 촘촘히 채워져 시청자들을 안방극장 앞으로 이끌었다. 특히 노회한 재벌회장 서동환(박근형)의 비유적 표현은 시청자들의 마음속 깊은 곳을 후벼팠다. 예컨대 서 회장은 아들에게 쓸데없는 자존심이 얼마나 부질없는 것인지 알려주기 위해 이런 얘기를 꺼낸다.
“자존심은 미친년이 머리에 꽂고 있는 꽃과 같다. 시골 마을에 꽃 꽂고 다니는 미친년이 얼굴을 만지고 때려도 하하 웃는데, 머리의 꽃을 만지면 살쾡이로 변해서 덤비더라. 자기한텐 머리의 꽃이 제 몸보다 중요한 거다.”
이런 명대사에 정치권에서도 관심을 보였다. 민주통합당 대선후보 경선에 나선 손학규 후보의 김경록 공보팀장은 <추적자> 작가에게 관심을 보이며 “(손 후보가) 나중에 대선후보가 되면 연설문 라이터로 쓰고 싶다”고 말했다. 시청률은 귀에 쏙쏙 들어오는 대사들의 힘을 받아 거침없이 치솟았다. 시청률은 첫 회 9.3%에서 마지막 회 22.6%(에이지비닐슨 자료)로 급등했다. 마지막 회는 자체 최고 기록이자 동시간대 압도적인 1위였다.
극중 법정 최후진술로 “지금까지 생긴 모든 일이 죄는 짓고 벌은 안 받으려다 벌어진 일이잖습니까? 전 벌을 받겠습니다”고 당당히 외친 백홍석(손현주). 이 장면에서 시청자들은 권력자들을 향해 통쾌한 한방을 날린 듯한 기분을 느끼면서도, 결국 15년형을 선고받게 되는 백홍석의 모습에 현실의 한계까지도 동시에 엿볼 수 있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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