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적자>(2012, <에스비에스>)
[토요판] 이승한의 몰아보기
<추적자>(2012, <에스비에스>)
<에스비에스 플러스>(SBS PLUS), 7월22일(일) 밤 12시~23일 밤 9시. 1~16화 연속방송 이 지면에서 오랜만에 편지를 씁니다. 강동윤씨, 수감생활은 할 만하세요? 서 회장님께서 웃풍 안 드는 독방으로 신경 써 주셨으니 몸은 편하실 테고. 사모님께서 구속되신 게 가슴 아프시겠습니다만, 말씀하신 것처럼 ‘정의가 강물처럼 흐르는’ 세상을 만들기 위한 길이라 생각하세요. 강동윤씨, 백홍석씨의 비극은 어디서 시작된 걸까요? 사모님 차에 백수정양이 치이던 5월28일 밤이었을까요? 몇 번이고 곱씹어 봤는데 그건 아닌 것 같아요. 백홍석씨의 비극은 강동윤씨 당신이 대선 출마를 결심한 순간 시작된 겁니다. 무슨 소리냐고요? 유권자들이 당신을 지지하지 않았다면, 당신은 대권을 꿈꿀 수 없었을 테니 수정양을 죽일 이유도, 진실을 은폐할 권력도 없었을 겁니다. 수정양은 소생했을 것이고, 백홍석씨도 행복을 되찾았을 거예요. 하지만 사고 당일 <경민일보> 여론조사에 따르면, 아직 출마 선언도 안 한 당신의 지지율은 61%였습니다. 예, 눈이 뒤집히셨겠지요. 유권자들은 당신의 무엇에 그리도 열광했던 걸까요? 1987년 이후 그 어떤 대통령도 득표율 50%를 넘기지 못했어요. 그런데 강동윤씨는, 몰래카메라 공개 전까지만 해도 출구조사 득표율이 70%에 육박했거든요. 국회의원 시절 뭘 어찌하셨기에 그런 인기를 얻은 겁니까? 직접 하신 말씀을 들어보면, 강동윤씨는 ‘출자총액제한제’와 ‘금융산업구조개선법’을 서 회장님 대신 ‘처리’하셨고, ‘대기업의 은행지분 소유’ 제한을 ‘완화’해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하는 것으로 정치 이력 10년을 수놓으셨더군요. “장인어른께서 말씀하시면” “항상 그대로” 하셨다고요.
시장친화적 보수주의자도 높은 지지를 얻을 수 있죠. 하지만 10년간 철저히 친재벌적 의정활동을 하셨던 분이 ‘서민의 아들, 개혁의 기수’ 이미지로 지지를 얻는 게 전 이해가 안 갔어요. 사람이 하던 가락이 있지, 대선 직전 바짝 주식 환원하고 재벌 처가 흉 좀 봤다고 갑자기 ‘서민의 아들’이라니요. 하긴, 누구 말마따나 여기는 대한민국이지요. 후보들의 정책이나 행보를 꼼꼼하게 따져보는 이만큼이나, 어쩌면 그보다 더, 당장 삼키기 좋은 이미지에 홀리고 당파적 선호도에 눈멀어 표를 행사하는 이가 많은. 당신도 그랬겠죠. 이발소집 아들이란 출신 성분, 젊고 반듯한 외모, 힘있고 유려한 연설이 만든 이미지가 당신의 실체를 가렸던 거겠지요.
하지만 강동윤씨, 당신이란 괴물 덕에 이제 우리는 범사를 의심하는 매의 눈으로 우리의 후보를 검증하기 시작할 겁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대한민국은 당신들이 알던 대한민국과는 달라질 겁니다. 어쩌면 그것 하나만큼은, 당신 공인지도 모르겠네요.
이승한 티브이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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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한 티브이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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