뮤직뱅크에 출연한 가수를 보기 위해 찾아온 방청객들. 사진 한국방송 제공
가수 120명 팬앞서 ‘실력 검증’ 열기 후끈…‘케이팝 올림픽’ 보는듯
신인은 더 넓은 무대 위해 ‘비지땀’
스타는 팬들과 교감 나누려 찾아
스태프 70여명 오전8시부터 준비
가수별 팬클럽 객석 교대 진풍경
신인은 더 넓은 무대 위해 ‘비지땀’
스타는 팬들과 교감 나누려 찾아
스태프 70여명 오전8시부터 준비
가수별 팬클럽 객석 교대 진풍경
“빨리 무대에 나가고 싶어요.”
공중파 데뷔 첫날, 신인 걸그룹 크레용팝의 엘린은 긴장과 기대 속에 카운트다운을 했다. 저녁 6시10분에 시작하는 생방송 5분 전, 무대 옆에서 대기하던 엘린은 좁은 공간에서 할 수 있는 춤 동작을 열심히 반복하며 마지막 점검을 했다. 지난 10일 서울 여의도 <한국방송>(KBS)의 <뮤직뱅크> 무대 안팎은 긴장과 떨림, 희열이 교차했다. 신인과 한류스타, 엠시와 스태프, 팬들이 한데 어우러진 <뮤직뱅크> 무대는 케이(K) 팝 한류를 만들어내는 거대한 도가니처럼 뜨거웠다. 신인들은 이 무대를 통해 검증을 받고 더 넓은 무대로 나서는 기회를 거머쥘 수 있다. 스타급 가수들도 꾸준히 팬들과 만나려고 이 프로그램을 찾는다.
■ 무대 뒤의 긴장과 기대 “1시간밖에 못 잤어도 피곤하지 않아요.” 공중파 방송에 처음 데뷔하는 신인 걸그룹 에이오에이(AOA)의 멤버 민아는 새벽 4시부터 무대를 준비했다며 “첫 방송이라 긴장을 많이 했다”고 말했다.
관록이 붙은 스타들은 좀 더 여유를 보였다. 슈퍼주니어 대기실 문 이름표에는 끝 글자를 매직으로 덧써 ‘슈퍼주니엘’로 적혀있었다. “주니엘이 슈키라(한국방송2 에프엠 <슈퍼주니어의 키스 더 라디오>) 고정 출연자거든요.” 려욱의 장난이었다. 하하 웃던 성민은 ‘슈퍼’란 글씨를 아예 접어 ‘주니엘’만 보이게 만들었다. 성민에게 기분을 물었다. “크게 떨리거나 긴장되지는 않아요. 즐긴다는 생각이 더 강해요.”
여유롭게만 보이던 이들도 무대에 나서자 눈빛이 달라졌다. 슈퍼주니어는 하얀 셔츠가 온통 땀에 젖을 정도로 역동적인 군무를 보여줬다.
대기실에는 깜짝 손님의 등장으로 한바탕 웃음이 터졌다. 가수 하하가 출연하기 직전 개그맨 정준하가 도착한 것이다. 정준하는 슈퍼주니어와 보아가 함께 있던 녹화방 앞으로 가더니 익살스런 표정을 지으며 이들을 배경으로 ‘셀카’(직접 찍는 사진)를 찍었다. 이에 질세라 하하는 정준하가 마치 바보인 양 하나씩 가르쳐 주며 ‘바보놀이’를 시작했다. “(슈퍼주니어와 보아를 가리키며) 형, 이 분들은 유명한 가수고요. (스태프를 가리키며) 옆에 이 분들은 우리를 도와주는 사람이야. 알았지?”
■ 케이 팝 스타 돕는 조연들 엠시 유이와 이장우는 케이 팝 스타들을 돋보이게 만들어주는 화려한 조연이었다. 실제 진행할 때면 팬들의 함성이 워낙 커 서로의 목소리조차 듣기 어렵기 때문에 오전부터 대본을 읽고 또 읽어야 한다.
“리딩(읽기)을 굉장히 많이 해요. 서로 호흡도 많이 맞춰보고요.”(유이) “생방송이다 보니 실수하면 안된다는 점이 가장 부담스러워요.”(이장우)
사전녹화에서 팬클럽의 역할도 흥미롭다. 생방송을 매끄럽게 진행하려면 일부 노래는 사전녹화를 해야 한다. 가수별로 사전녹화가 진행되는데, 팬클럽은 각자의 스타를 위해 응원전을 펼치고 다른 가수 무대가 시작되기 전 퇴장한다. 그리고 새로운 팬클럽이 그 자리를 채운다. 팬클럽 ‘임원’(리더)의 손짓에 맞춰 “사, 랑, 해, 요, ○○○.”를 외친다.
700석 규모의 객석을 채우는 이들이 사전녹화부터 본방송 시작 전까지 수시로 바뀌고, 들락날락 하는 가수도 120명에 달한다. 스태프 70여명은 오전 8시부터 방송을 준비한다.
1998년 1회 때부터 제작에 참여한 카메라감독 서영호(50)씨는 “솔로로 데뷔할 때부터 알았던 가수 비가 초대형 스타로 성장한 뒤에도 <뮤직뱅크>에 출연하러 오면 꼭 인사하고 포옹도 해준다”며 “오랫동안 가수들과 쌓이는 정이 가장 큰 보람”이라고 말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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슈퍼주니어. 사진 한국방송 제공
정준하 트위터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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