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시탈. 한국방송 누리집
한-일 관계가 냉각될수록 뜨거워지는 게 있다. <한국방송>(KBS) 드라마 <각시탈>의 시청률이다. 일제에 맞서는 가면 쓴 영웅 이야기를 담은 <각시탈>은 냉각된 한-일 관계에 의해 저절로 ‘애국 마케팅’이 되고 있다.
광복절인 지난 15일 <각시탈>의 시청률은 19.4%(에이지비닐슨리서치)로 방영 이래 최고를 기록했다. 독도를 둘러싼 한-일간 다툼이 달아오르던 23일에는 20.3%로 더 올라, 동시간대 프로그램인 <문화방송>(MBC)의 <아랑사또전>(14.4%)과 <에스비에스>(SBS)의 <아름다운 그대에게>(5.4%)를 압도했다.
15% 수준이었던 시청률이 8월 들어 20% 수준으로 뛰어오른 것은 극이 절정으로 치달으며 시청자들의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는 말도 있지만, ‘광복절 효과’ 덕으로 보기도 한다. 이 드라마의 한 제작 관계자는 “투자를 많이 한 작품이 아니어서 시청률이 이렇게 많이 나올 줄 몰랐다”며 “한-일 관계와 <각시탈> 시청률을 보면, 한국과 일본 두 나라 정부가 모두 <각시탈>을 홍보해주는 것처럼 보일 정도”라고 말했다.
<각시탈>은 허영만 화백이 1974년 발표한 같은 이름의 만화가 원작이다. 40여년 전 정서에 바탕한 드라마가 2012년에도 인기를 끄는 것은 그만큼 한-일 역사 문제가 해결되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풀이도 가능하다. 이 드라마에는 위안부 강제 동원 장면도 나온다. 한 누리꾼은 최근 <각시탈>의 인터넷 시청자 게시판에 “대한독립 만세, 각시탈 만세!”라고 썼다. 음성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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