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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응답하라 ‘케드’…왜 뜨는지

등록 2012-09-17 18:28

1990년대 복고 바람을 불러일으킨 <응답하라 1997>. 티브이엔 제공
1990년대 복고 바람을 불러일으킨 <응답하라 1997>. 티브이엔 제공
‘응답하라 1997’ ‘노란복수초’
최고 시청률 5% 넘기며 열풍
개성·실험적 작품으로 승부
톱배우들까지 출연 앞다퉈
18일 밤 마지막회를 남겨둔 드라마 <응답하라 1997>의 열풍이 거세다. 영화 <건축학개론>이 출발점인 1990년대 복고 바람을 강한 태풍으로 발전시킬 조짐이다. 케이블 채널 <티브이엔>(tvN)에서 방영하는 이 드라마는 회당 최고 시청률이 4.17%(티엔엠에스·순간 최고 5.52%)까지 치솟으면서 케이블 드라마의 위상을 다시 보게 만들었다.

케이블 드라마의 영향력은 올해 들어 두드러지기 시작했다. 같은 채널에서 최근 종영한 <노란 복수초>도 회당 최고 시청률이 5.06%(에이지비닐슨·순간 최고 5.99%)를 찍었다. 일일 아침연속극인 이 드라마는 케이블 프로그램 시청자는 젊은층이라는 ‘공식’을 깨고 중장년층을 끌어들였다. 두 드라마의 시청률은 15% 안팎을 넘나드는 지상파 인기 드라마에 견주면 여전히 미약하지만, 케이블 콘텐츠는 주문형비디오(VOD)를 이용한 시청 비중이 상당하기에 이 정도의 ‘본방사수’ 시청률은 ‘대박’ 수준으로 해석된다.

최근 종영한 <노란 복수초>. 티브이엔 제공
최근 종영한 <노란 복수초>. 티브이엔 제공

지금까지 케이블 프로그램 시청률은 2%만 넘어도 꽤 성공적이라는 평가를 받아왔다. 그런데 최근 현상으로 지상파나 외국 프로그램의 재방송, 마니아층 이외는 끌어들이기 어려운 ‘비(B)급’ 드라마 위주이던 케이블이 이제는 지상파의 지위를 넘볼 가능성이 커졌다.

케이블 드라마의 약진은 지상파와의 정면 대결을 피하면서 개성 있는 작품들로 승부한 것이 주효했다는 분석이 많다. 티브이엔, <오시엔>(OCN), <채널 씨지브이(CGV)> 등 여러 케이블 채널을 보유한 씨제이이앤엠(CJ E&M)은 애초부터 틈새시장을 노리는 구상으로 특정 시청층을 겨냥한 프로그램들을 만들어왔다. 자연히 실험적인 작품이 많이 생산됐다. 오시엔의 <신의 퀴즈>나 <특수사건전담반 텐(TEN)>은 정통 수사극을 표방했고, <뱀파이어 검사>나 <정조암살미스터리>는 ‘퓨전 작품’으로 눈길을 끌며 마치 ‘미드’(미국 드라마)와 같은 장르물을 보여주는 듯했다.

케이블 드라마는 그동안 조명받지 못하던 배우들을 발굴하는 역할도 한다. 가수 출신으로 <응답하라>의 주연을 맡은 서인국과 정은지는 배우로서 잠재력을 확실히 보여주며 지상파 예능 프로그램들에도 출연한다. <에스비에스>(SBS)의 <신의>에서 활약하는 아역 출신 배우 류덕환도 케이블 채널 오시엔 드라마 <신의 퀴즈>를 통해 성인 연기자로 확실히 자리매김했다. 정유미·이진욱·김지석 등 공중파에서 활약해온 배우들도 티브이엔의 <로맨스가 필요해 2012>를 통해 ‘로필 신드롬’이란 용어까지 만들어내며 새로운 이미지를 얻었다. 배우들도 케이블 출연에 갈수록 적극적이다. 박지영 씨제이이앤엠 드라마사업국장은 “예전에는 캐스팅이 쉽지 않았는데, 요즘은 개성 있는 작품을 통해 좋은 이미지를 구축할 수 있기 때문인지 톱배우들도 기꺼이 출연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정유미와 이진욱 주연의 <로맨스가 필요해 2012>.  티브이엔 제공
정유미와 이진욱 주연의 <로맨스가 필요해 2012>. 티브이엔 제공

케이블 드라마의 영향력 증대는 역으로 지상파의 영향력이 줄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정통 멜로는 이젠 안 된다며 새로운 시도를 기피하던 지상파와 달리 케이블은 1990년대 코드만 빼면 2012년도판 멜로드라마라고도 볼 수 있는 <응답하라>로 성공을 거뒀다”며 “<한국방송>(KBS) 외에는 지상파에서 실험적 작품을 내보내는 단막 드라마가 모두 사라진 점 등에서 볼 수 있듯이 변화의 노력이 부족한 것 같다”고 지적했다. 에스비에스의 <추적자>나 <유령>은 드라마의 새로운 가능성을 보여줬다는 평가도 받았지만 예외적 현상으로 치부된다. 거액의 출연료 제공설로 화제가 됐던 종합편성채널 드라마들이 시청자들한테서 외면받는 것도 지상파의 문법을 따라가며 새로운 시도를 안 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한국방송의 한 드라마 피디는 케이블 드라마의 약진에 대해 “경쟁을 통해 지상파도 자극을 받으면서 좋은 작품을 만들어낼 수 있다는 점을 생각하면 긍정적인 측면이 강한 것 같다”고 말했다.

다만 지상파를 위협하는 프로그램들이 케이블 방송의 강자인 씨제이이앤엠 쪽에 국한된다는 점은 방송 생태계의 다양성 측면에서 한계로 지적된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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