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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나문희 월드’ 이번에도 성공하길

등록 2012-10-12 19:30수정 2013-07-02 17:15

MBC <엄마가 뭐길래>
MBC <엄마가 뭐길래>
[토요판] 신소윤의 소소한 TV
<엄마가 뭐길래> MBC 월~금 저녁 7시45분.

엄마·동네 과부역 도맡아온 나문희
또 무능한 자식들 품은 억척 엄마역
시어머니로서 ‘시월드’ 세계 그리기도

“정준하씨 엄마가 진짜 나문희씨인가요?” 2007년 <거침없이 하이킥> 방영 당시 ‘정준하 엄마 나문희설’이 돌았다. 정작 나문희씨는 한국방송(KBS) <해피투게더>에 출연해 “아들 결혼하는 줄도 몰랐다”며 정준하와의 거리를 이야기했지만.

나문희는 엄마 역을 찰떡같이 하는 배우다. 수많은 작품에서 100회 이상 엄마 역을 맡아 했다는 그는 문화방송(MBC) <놀러와>에 출연해 “29살 때 동갑내기인 이대근의 엄마 역을 한 적도 있다. 덩치가 커서 주로 어머니, 동네 과부 역을 많이 맡았는데, 20대에는 머리에 하얀 가루까지 발라가며 엄마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엄마 역을 받았을 때 기로에 선 것 같다고 말하는 배우들이 많다. 그들의 말 뒤에는 배우로서의 정체 혹은 전락과 같은 고민이 어른거리는 듯하다. 앞으로의 연기 인생은 ‘엄마 배우’로구나, 엄마 다음은 할머니 역이겠지, 더이상 전문직 여성 등을 연기하기는 힘들지 않을까 하는. 전문 엄마 배우로서 자신의 연기 인생을 구축해 온 나문희 또한 그럼에도 여전히 “멜로드라마 주인공을 꿈꾼다”고 말했다.

그런데 이번에도 엄마 역이다. 대신에 ‘엄마 프로페셔널’으로서 타이틀롤을 맡았다. <엄마가 뭐길래>는 제목에서부터 엄마를 전면에 내세운 시트콤이다. 서사의 중심이 되는 공간까지도 자기의 국숫집을 1층에 둔 엄마가 30년 공력으로 세워올린 조그만 ‘주상복합’ 건물이다. 1회 첫 장면은 나문희를 중심에 두고 아침 식탁에 모인 가족들이었는데, 이 시트콤의 인물 조직도를 그리라면 마치 이런 모습일 거다. 시트콤의 미학은 여러 캐릭터가 얼마나 개성을 뽐내며 제자리에서 살아 움직이느냐에 있겠지만, <엄마가 뭐길래>는 엄마 캐릭터가 가장 위에 놓인다. 잘나가던 은행원에서 실직한 장남 박정학(박정학), 만년 시간강사인 며느리(박미선), 철없는 딸 박서형(김서형), 무능한 소설가 사위 승수(류승수)가 그 아래 모여 있다. 업둥이지만 유일하게 제 앞가림을 하는 박지혜(서이안)를 제외하고는 하나같이 독립성 떨어지는 어른들의 집합이다.

모자란 이들을 군소리 없이 품은 나문희는 앞으로 엄마라는 이름으로 얼마나 많은 이야기가 가능할지를 보여줄 예정이다. 나문희는 일찍 남편을 잃고 억척같이 사업을 일궈 대박 국숫집을 운영하는 사업가이자, 이웃들에게 ‘일수’라는 이름으로 무담보대출을 해주는 ‘한국판 그라민은행’을 꿈꾸는 사회사업가다. 동시에 자식들이 잘못하면 방 안에 가둬 마늘을 까라는 벌을 내리고, 아침 식탁에서 호기롭게 큰소리를 내며 가부장적 아버지 코스프레를 하는 인물이다. 더불어 언제나 돌아갈 곳, 푸근한 어머니인 동시에 영원히 친해질 수 없는 시어머니이기도 하다. 지혜는 엄마의 어깨에 다정하게 기대며 “내가 엄청 좋아하는 엄마 등, 어릴 땐 엄마 등에 업히면 무서울 게 없었는데”라고 말하지만 미선은 한쪽에서 전혀 다른 에피소드를 통해 엄마가 구축한 또다른 세계 ‘시월드’를 그린다. 2회 방송에서 미선은 찜질방을 좋아하는데도 시어머니가 같이 가자고 할까봐 일요일에 강의가 있다고 몰래 빠져나가 동네에서 좀 떨어진 찜질방에 가는데, 그곳에서 나문희와 서형을 마주친다. 이들과 대면할까봐 불가마에 한참 숨어 있다가 결국은 구조대에 실려나간다. 그리고 이들은 앞으로 이어나갈 여러 에피소드를 통해 엄마라는 이름 뒤에 숨은 더 많은 이야기를 보여주겠지. 세상의 모든 엄마를 응원하는 마음으로, ‘나문희 월드’가 성공적으로 쌓아올려지길.

신소윤 <한겨레21>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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