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
<문화방송>(MBC) 뉴스데스크 앵커 출신인 신경민 민주통합당 의원이 엠비시에 출연해 “김재철 방지법을 만들겠다”고 밝혀 화제를 모으고 있다. ‘신경민 엠비시 습격사건’이라고 명명된 이 소식은 누리꾼들 사이에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지난 25일 오전 11시 ‘18대 대통령선거 정강정책 방송연설’에 연설자로 신 의원이 출연했다. “오늘은 엠비시 앵커가 아닌 국회의원으로서 엠비시 전파로 인사드리게 됐다”며 말문을 연 신 의원은 연설 내내 “엠비시가 편파·왜곡 보도로 공정성을 잃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신 의원은 마지막으로 “‘김재철 방지법’을 제정하겠다”며 “방송법을 고쳐서 공영방송 사장과 이사 선임제도를 개선해, <한국방송>(KBS), <문화방송>(MBC), <교육방송>(EBS) 등 공영 방송사에 대한 대통령의 인사권을 국민에게 돌려드리겠다”고 약속했다.
엠비시를 통해 엠비시와 김재철 사장을 공식적으로 비판하는 내용이 전파를 타는 해프닝이 일어난 배경에는 공직선거법이 있다. 공직선거법은 선거일 90일 전부터 정당의 정강·정책에 대한 방송 연설을 할 수 있다고 규정하고 있으며, 이에 따라 각 방송사는 정당의 방송 연설에 대한 편성권을 지닌다. 그러나 연설자 선정은 방송사가 아닌 정당이 정하기 때문에 신 의원이 연설자로 등장할 수 있었다.
신 의원은 연설이 방송되기 전부터 자신의 트위터(@mentshin)를 통해 ‘신경민 습격사건’의 내막을 알렸다. 그는 24일 올린 글에서 “오늘 엠비시에서 김재철 방지법 제정을 공약으로 내건 선거 방송을 녹화했다”며 “엠비시는 내 녹화를 모르다가 긴급 간부회의 열어 경위 따지고 난리를 쳤단다”라고 적었다. 방송이 나간 다음에는 “내가 엠비시 화면에 나오게 된 경위는 우연의 연속”이라며 “엠비시가 시청률 낮은 낮 시간대를 민주당에 제시해 문재인 후보가 못 나오게 됐고 대타로 내가 뽑힌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뒤늦게 안 엠비시는 긴급회의에서 낮시간을 제시한 책임을 놓고 편성국과 광고국이 면피에 열중했단다”며 엠비시 쪽이 매우 당혹스러워한 정황을 전했다.
신 의원은 “엠비시 추락 개탄과 김재철 퇴진을 요구하는 소리가 처음 엠비시 전파를 탄다”, “저로서는 앵커 잘린지 3년반 만에 엠비시 전파를 탄다. 감회가 새롭다”는 등의 소회도 올렸다.
현재 신 의원이 출연한 동영상은 트위터에서 4000여회 가깝게 인용(리트위트)되며 누리꾼들 사이에 급속하게 퍼지고 있다. 엠비시 누리집에 떠 있는 이 동영상에 대해 누리꾼들은 “이런 말을 들을 수 있는 엠비시를 원했다”, “엠비시다운 방송을 이제야 본다”, “얼마만이냐 엠비시 보는 게”라는 등의 소감을 올리며 뜨겁게 반응하고 있다.
진명선 기자 torani@hani.co.kr
항상 시민과 함께하겠습니다. 한겨레 구독신청 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