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물 통째로 이사한다고?
디스커버리채널 ‘특급이사작전’
수레에 짐 싣고, 온 가족이 이고 지며 이사하던 시절은 지났다. 이젠 시작부터 끝까지 모든 걸 해결해주는 이른바 ‘포장이사’가 거의 일반화됐다. 그래도 여전히 이사는 번거로운 일. 한번쯤 집을 통째로 옮기는 상상을 해보지 않았을까? 실제로 이런 일들이 벌어졌다. 이름하여 <특급 이사 대작전>. 물론 일반 주택 이사가 아니다. 빅토리아식 대저택과 높은 탑, 거대한 건물을 옮기는 대프로젝트가 11일부터 매주 목요일 밤 12시 <디스커버리채널>에서 3부작으로 방영된다.
11일 방영되는 ‘대저택 이사 작전’에는 미국의 최고 건물 이사꾼들이 나와 화려하고 장식적인 미국 버지니아대학의 바서티홀을 그대로 옮기는 작업을 진행한다. 지은 지 150년 된 이 건물은 벽돌이 부서지고 있으며 목재는 개미가 갉아먹고 벽은 바닥과 분리되는 상황이다. 운송회사 직원들이 이 3층짜리 건물을 305㎞ 떨어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의 새 부지로 옮긴다. 또 방 9개 3층짜리 호화로운 빅토리아식 대저택을 300여㎞ 옮기는 장면도 보여준다.
18일 ‘높은 탑들’에서는 런던 히드로 공항의 관제탑을 옮긴다. 세계에서 가장 붐비는 활주로를 건너 새로 지은 공항 터미널 위치로 번개를 피해 옮겨야 하는 아슬아슬한 작업이다. 61m 높이의 곡물 창고 다섯 동을 눈 덮인 산 너머 32㎞ 떨어진 새 농장으로 옮기는 이사도 손에 땀을 쥐게 한다.
25일엔 ‘거대한 건물’이 방영된다. 아버지와 아들로 이뤄진 두 팀이 아주 거대하고 긴 화물 두 개를 재배치하는 임무를 맡았다. 미국 뉴멕시코주 더밍의 릭 리틀 부자는 43m의 철도기지를 5㎞ 떨어진 새로운 부지로 옮겨야 한다. 미국 네브래스카주 오마하의 데이브 스크리브너 부자는 역사상 가장 큰 기관차 두 대를 옮기려고 시도한다. 300t 짜리 강철덩어리를 재배치하는 작업은 최대한 빠른 시간 내에 끝내야 한다. 늦어질수록 엄청난 추가 비용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작은 계산착오에도 옆에 묻힌 연료탱크가 폭발할 수 있는 위험한 일이다.
김진철 기자 nowhere@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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