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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방송·연예

“초코식 사랑 솔직히 이해 안돼요”

등록 2012-11-05 20:04

이유비(22)
이유비(22)
‘착한남자’ 이유비
견미리 딸로 대학서 성악 공부 중
재능 궁금해 첫 오디션 도전 성공
오페라 가수서 배우로 꿈 바뀌어
<한국방송>(KBS) 2텔레비전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의 기본 골격은 강마루(송중기)와 한재희(박시연), 서은기(문채원)를 둘러싼 사랑과 굴지의 대기업 안에서 벌어지는 권력 다툼이다. 배신과 음모, 추악한 욕심이 넘치는 이 드라마에는 이들과 대조적으로 맑고 순수하고 때 묻지 않은 인물이 있다. 진흙탕에서 뒹굴고 있는 마루의 이상향과도 같은 인물, 바로 마루가 아끼고 사랑하는 동생 강초코다.

초코라는 이름부터 현실과 동떨어져 보이는 이 배역은 극의 완성도를 위해 중요하다. 마루의 더러운 밑바닥 현실과 대조적으로 맑고 순수한 모습을 보여줘야 하기 때문이다. 초코를 연기하는 것은 신인 이유비(22·사진)다. 신인이라 그런 역에 더 잘 맞아 보이는 이유비를 최근 <한겨레> 사옥에서 만났다.

이유비는 중견 탤런트 견미리의 딸이다. 그는 “평범한 대학 생활을 하다가 배우를 하게 될 거라고는 꿈에도 생각 못했다”며, 지난해 초까지만 해도 배우가 될 생각은 없었다고 말했다. 이화여대 성악과를 다니는 그는 “졸업한 뒤 오페라 같은 성악 쪽 일을 계속 하고 싶었다”고 한다. 그런데 어느 날 어머니 친구한테서 ‘신인 여배우를 발굴하는 시트콤이 있으니 도전해보면 어떻겠냐’라는 제안이 들어왔다. 대를 이어 연기하는 배우들이 늘고 있어, 주변에서는 이유비에게도 그런 기대를 거는 사람들이 있었다고 한다.

“사실은 궁금했어요. 제 끼라든지 재능이 어느 정도나 되는지. 궁금하기 때문에 해보고 싶었어요. 그렇지만 아무 경력도 없고 배운 적도 없어서 안 될 거라 생각했죠. 그런데 운이 좋았던지 (제작진이) 마침 베일에 가려진 인물을 찾고 있더라고요. 경력이 없던 게 오히려 득이 돼 덜컥 합격한 거예요.”

애초 배우의 꿈을 꾸지 않았던 것은 딸이 자신의 길을 따르지 않기를 바란 어머니 견미리의 영향도 컸다고 한다. 하지만 시트콤을 촬영하고 난 뒤 생각이 바뀌었다. 배우에 대한 열정이 싹트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 와중에 이번에는 정통극 <착한 남자>에 캐스팅됐다.

“처음에는 송중기 오빠의 동생 역이라고만 하더라고요. (송중기가 출연한) <성균관 스캔들>이 방송될 때는 학생이었고, 연예인으로만 봤던 사람인데 신기했어요. 게다가 이경희 작가의 작품이어서 ‘하, 대박이다. 와, 짱이야’ 그랬어요.”

“당돌하지만 착하고 순수하게 그려지는 면이 초코의 매력”이라고 설명하는 이유비에게는 초코의 모습이 묻어났다. 다만 상대의 거절을 두려워하지 않는 초코의 적극적 사랑법은 자신이 수긍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저는 표현도 잘 못하고 자존심이 되게 세요. 조금이라도 싫어하는 게 느껴지면 바로 마음을 접을 것 같아요.”

오페라 가수로 무대에 서겠다는 그의 꿈은 이제 배우로 바뀌었다. 그는 “아직 아무것도 몰라서 어떤 역할을 맡아야 잘할 수 있는지도 모르겠고, 열심히 시행착오를 겪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최근 한국방송이 추진중인 드라마 <학교> 출연 제안은 조심스럽게 거절했다. <착한 남자> 촬영과 일정이 일부 겹쳤기 때문이다.

“비중이 높은 배역 제안을 받아 욕심이 나긴 했어요. 그래도 제 욕심 때문에 제작진에 피해를 끼칠 수도 있고, <착한 남자> 초코에 최선을 다하고 싶어서요. 또 기회가 오겠죠.”

글 음성원 기자, 사진 박종식 기자 anaki@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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