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슈퍼스타케이4> Mnet 금 밤 11시~
[토요판] 신소윤의 소소한 TV
<슈퍼스타케이4> Mnet 금 밤 11시~
지난주 <한겨레21> 935호에 <엠넷>(Mnet) <슈퍼스타케이4>(슈스케)에 대한 기사를 썼다. 요지는 오디션프로그램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진 가운데 화제보다는 논란이 더 많아진 슈스케가 내려놓아야 할 것들이 무엇인지였다. 기사가 나가고 어느 독자에게서 메일을 받았다. 자기는 여전히 슈스케가 재미있단다. 거기에 답장을 할까 말까 망설이다 전화가 걸려오는 통에 어영부영 답신하는 걸 잊어버렸다. 쓰려다 지운 글자는 ‘저도 사실은 재미있어요.’
방송 기사를 쓰면 지나간 방영분을 여러 차례 돌려보다 지겨워져 그다음부터는 오히려 안 보게 된다. 지난주도 그러리라 생각했다. 그동안 띄엄띄엄 봤던 슈스케를 예선부터 다시 보고, 마감 바로 전주에 방송된 생방송 3회차는 여러 번 다시 봤다. “음악적 시선과 대중의 시선이 이렇게 다른 건가요”라던 심사위원 이승철의 멘트는 그 억양과 표정까지 외울 지경이 되었다. 그런데 이번에는 오히려 이들에게 붙들려 버렸다. 지난 금요일 퇴근 후 나는 씻지도 않고 티브이 앞에 앉아 과연 누가 톱4가 될 것인가 바라보며 조마조마한 심정으로 오징어를 씹고 있는 것 아니겠나.
씹던 오징어를 뱉으며 귀요미 유승우와 김정환의 탈락을 안타까워했던 애청자이지만 사실 슈스케가 대중이나 평론가로부터 지적받는 문제점에 거의 대부분 동의한다. 예컨대 참가자의 사생활을 팔게 하는 구성이나 이것이 음악성을 겨루는 무대인지 인기를 겨루는 무대인지 헷갈리게 하는 투표 결과 같은 것들.
‘고백’(Go back) 미션에 이은 ‘마이스타일’이라니. 이러니저러니 계속 사연팔이구나 욕을 하면서도, 나는 사실 이번 금요일 밤에도 유승우와 김정환이 떠난 슈스케를 보기 위해 티브이 앞에 앉을 것이다. 톱4에 남은 매력적인 참가자들이 어떤 모습을 보여줄까 궁금해서다. ‘그것만이 내 세상’을 부르다 음이탈을 하고도 살아남아 인기투표 논란을 불렀지만 “인생 삑사리 날 수도 있다”며 덤덤히 다음 무대를 준비하던 정준영은 오늘도 ‘락킹’을 외칠 것인가(이것은 인기투표인가 비난하면서도 결국 정준영에게 한 표 보내고픈 누나의 마음), 도통 스무살 같지 않은 무대를 선보이는 로이킴은 이번주에는 어떤 방식으로 자신의 클래식한 감성을 드러낼까(세번째 생방송에서 ‘서울의 달’ 부를 때는 좀 <스타킹>에 나오는 트로트 신동 같은 모습이긴 했지만), 잘생기지도 웃기지도 않지만 착하게 노래 부르며 사전 인터넷 투표에서 로이킴과 정준영을 앞서는 홍대광(홍대 사는 홍대광!)은 이번에 어떤 노래를 선택할까, 딕펑스는 오늘도 신나는 무대를 보여줄까(김현우 너무 좋아).
홍대광은 어느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부모님의 기대나 삶의 무게가 버겁기도 했다. 그런 나의 이야기까지가 다 나의 승부수인 거다”라며 사연이 음악적 감동을 전하는 하나의 배경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노래 뒤에 숨은 신파나 개인이 진 삶의 무게를 낱낱이 보여주지 않더라도 우리는 무대를 통해 그들의 사연을, 고백을, 진심을 조금씩 엿볼 수 있다. 그래서 누구는 구구절절한 이야기는 걷어내고 이들의 노래만 보여주는 슈스케 핫클립만 챙겨 보고도 충분하다고 한다. 그렇게 노래에 기대어 반주처럼 흘러나오는 그들의 이야기를 들으면 좋겠다. 슈스케가 끝나고 그들이 가수가 되기 위해 본격적인 시동을 걸어야 할 때 슈스케에 모든 걸 쏟아버려 더 할 이야기도, 보여줄 매력도 없는 허탈한 상태가 오지 않으면 좋겠다. 우리 아직 서로를 알 준비도 안 되었는데 자기 이야기만 쏟아내는 민망한 소개팅 장면 같은 지금의 화법은 이제 그만~.
신소윤 <한겨레21> 기자 yoon@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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