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 3사 드라마 피디들은 올해 최고의 드라마로 <추적자>를 가장 많이 꼽았다.
[2012 문화현장] 드라마
대통령이 되려고 살인까지 불사하는 대선 후보, 그를 뒤에서 부리는 재벌, 권력자의 말 한마디에 납작 엎드리는 검찰…. 텔레비전 드라마에서 다루기 힘든 무거운 주제에 ‘초호화’ 캐스팅도 없었다. 하지만 <에스비에스>(SBS)가 구멍난 편성을 메우려고 만들었다는 <추적자>는 우려를 가볍게 털고 올여름 안방극장을 뜨겁게 달궜다.
방송사 드라마 피디들이 꼽은 올해 최고의 드라마는 이 <추적자>였다. ‘추적자’ 손현주도 최고의 연기자로 꼽혔다. <한겨레>가 지상파 방송 3사 드라마 피디들을 상대로 “자사 드라마를 제외한 드라마 중 최고 작품과 탤런트를 꼽아달라”는 설문을 한 결과다. 방송사별로 7명씩 모두 21명에게 작품과 배우 모두 최대 3개(3명)까지 꼽도록 했다. 일부 응답자는 드라마 1개 또는 연기자 1명만 선택했다.
■ “사회성 있는 드라마의 힘” 올해 최고 드라마는 <추적자>가 13표로 1위에 올랐다. 에스비에스 소속을 빼고 답변 가능한 피디 14명 중 13명이 모두 <추적자>를 최고로 꼽은 것이다. <한국방송>(KBS)의 <넝쿨째 굴러온 당신>(넝굴당)과 <문화방송>(MBC)의 <해를 품은 달>(해품달)이 각각 12표와 10표로 2·3위를 기록했다. 한국방송의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착한 남자)와 문화방송 <골든타임>이 4표로 공동 4위, 에스비에스의 <유령>이 3표로 6위를 차지했다.
17일 시청률 조사업체 에이지비닐슨이 낸 지상파 평균 시청률(1월1일~12월16일) 결산 자료를 보면, <넝굴당>(33.1%)이 1위, <해품달>(32.9%)이 2위다. 3~5위는 <오작교 형제들>(30.7%), <내 딸 서영이>(28.4%), <별도 달도 따줄게>(23.7%) 등 한국방송 드라마가 차지했다. 마지막회 시청률(22.6%)이 <넝굴당>(45.3%)의 절반밖에 안 되는 <추적자>는 10위권에 들지도 못했다. 그런 점에서 <추적자>가 드라마 피디들 평가에서 1위에 오른 것은 의외다.
피디들은 <추적자>에 찬사를 아끼지 않았다. 정성효 한국방송 총괄피디(EP)는 “로맨틱 일변도에서 벗어나 사회성 있는 드라마의 힘을 확실히 보여줬다”고 평가했다. 최근 사회문제에 뿌리를 둔 작품들이 연달아 나오는 것은 <추적자>에서 비롯됐다는 설명이 많았다. 민감할 수도 있는 정치·경제권력 비판을 통해 드라마의 다양성에 기여했다는 것이다. “스타 배우 하나 없는 열악한 환경을 극복할 정도로 작품의 질이 좋았다”(김정규 한국방송 피디)는 반응도 나왔다.
<넝굴당>은 “차분하고 밝은 내용으로도 재미있을 수 있다는 점을 보여줬다”는 식의 평가가 주를 이뤘다. <해품달>은 “사극이면서도 폭넓은 사랑을 받을 정도로 잘 만들었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 송중기·김수현의 발견 피디들이 꼽은 올해 최고의 배우는 10표를 얻은 <추적자>의 손현주다. <착한 남자>에서 열연한 송중기가 9표로 2위, <해품달>의 김수현과 <넝굴당>의 김남주가 7표로 공동 3위를 차지했다. 4표를 얻은 <골든타임>의 이성민이 5위, <유령>의 소지섭이 2표로 6위다.
손현주는 최고 드라마로 꼽힌 <추적자>의 주인공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했다. 고영탁 한국방송 드라마국장은 “아이돌 스타나 특A급 스타가 아니면서도 ‘연기의 힘’만으로도 인기 드라마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김대진 문화방송 피디는 “워낙 내공이 있는 연기자다. 중년 연기자가 보여주기 쉽지 않은 강한 흡인력을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성민에 대한 평가도 비슷했다.
송중기와 김수현은 “오랜만에 등장한 20대 연기파 배우”라는 점에서 평가가 좋았다. 각각 상반기와 하반기에 뛰어난 연기력으로 여성 시청자들을 설레게 만든 김수현과 송중기는 “앞으로 드라마계를 이끌어갈 재목”이라는 기대를 받고 있다.
장태유 에스비에스 피디는 김남주에 대해 “중년 여자 배우가 드라마 주인공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높게 평가했다. 소지섭은 “1인2역을 훌륭히 소화했다. 뭘 해도 ‘간지난다’(멋있다)”는 평을 들었다.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설문 명단: 고영탁 기민수 김정규 정성효 정해룡 최지영 황의경(이상 한국방송) 김근홍 김대진 박홍균 송영권 이동윤 이은규 주성우(이상 문화방송) 박영수 손정현 오세강 이명우 이현직 장태유 한정환(이상 에스비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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