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페셜> ‘또 한 번의 웨딩’
KBS 이사회 예산 절반 감액 요구
프로 존폐위기에 피디들 반발
“배우·작가 ‘보석’ 발굴해왔는데…”
프로 존폐위기에 피디들 반발
“배우·작가 ‘보석’ 발굴해왔는데…”
13일 경기도 수원의 <한국방송>(KBS) 드라마제작센터에서는 23일 밤 11시45분에 방송되는 <드라마 스페셜> ‘또 한 번의 웨딩’(사진) 촬영이 진행중이었다. 이혼한 인재(진이한)와 하경(홍수현)이 예전에 함께 살던 때를 회상하는 장면이다. 최지영 피디의 큐 사인이 들어가자 일순 정적이 흘렀다. 인재의 대사가 시작됐다. 촬영 5일째, 며칠 잠을 제대로 못 잔 듯한 최 피디와 스태프들은 날카로운 눈빛으로 모니터 화면을 쏘아봤다.
드라마는 웨딩 플래너인 하경이 주요 고객의 딸인 민세(후지이 미나)와 인재의 결혼을 돕게 되면서 시작된다. 하경으로서는 승진이 걸려 있어 피할 수도 없다. 그의 미묘한 감정을 요즘의 결혼과 혼수 문화를 반영하면서 그려낸다. 이런 배우들의 감정선을 따라가며 한편으로 깔끔하게 카타르시스를 느끼는 맛은 <드라마 스페셜> 단막극의 묘미다.
그러나 앞으로 시청자들이 이런 형식의 드라마를 계속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 최근 한국방송 이사회에서 <드라마 스페셜>의 내년 예산을 올해(42억원)의 절반 수준인 21억원으로 감액하라는 요구가 나오면서 단막극의 위기가 거론되기 때문이다. 단막극은 세트 비용 등은 큰데 편성 시간 등의 문제로 광고 수익은 미미해 “만들수록 손해”라는 것이다.
2010년 5월부터 방송된 <드라마 스페셜>은 내년 초부터 4부작으로 바뀐다. 한국방송 쪽은 아직 예산 삭감이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하지만, 실제 예산이 크게 준다면 프로그램 존폐까지 고민해야 할 처지여서 앞으로 단막을 또 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해졌다. <드라마 스페셜>의 황의경 책임피디는 “평피디들이 성명서까지 내며 반대해 폐지되지는 않을 것 같지만 상황은 더 어려워질 것 같다”고 말했다.
단막극 제작비는 ‘톱스타’ 1회 출연료에도 못 미치는 8000만원 선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피디와 작가, 배우들은 애정을 쏟는다. 최지영 피디는 “단막극은 창조적인 시도를 할 수 있는 장이어서 감춰져 있는 보석 같은 배우·작가·피디를 발굴해내는 역할을 해왔다. 단막극이 없어지면 드라마 산업의 기초 체력은 5~10년 안에 바닥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방송 드라마국은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의 김진원 피디, <각시탈>의 윤성식 피디, <공주의 남자>의 김정민 피디 등 연출자들과 <공주의 남자> 조정주 작가, <해를 품은 달>의 진수완 작가, <각시탈>의 유현미 작가 등도 모두 <드라마 스페셜>이 배출한 인물들이라고 설명한다.
수원/음성원 기자 esw@hani.co.kr
사진 한국방송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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