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방송 부사장 임명동의안 이사회에서 부결
고대영 전 보도본주장 편파·불공정 보도 주도 비판
“여권 이사들, 엠비맨 고대영 부사장 앉힐 필요 없었을것”
고대영 전 보도본주장 편파·불공정 보도 주도 비판
“여권 이사들, 엠비맨 고대영 부사장 앉힐 필요 없었을것”
길환영 <한국방송>(KBS) 사장이 낸 부사장 두 명의 임명동의안이 이사회에서 부결되는 한국방송 사상 초유의 일이 일어나 그 배경을 놓고 여러 말이 나오고 있다.
27일 한국방송 이사회와 노조 등의 말을 종합하면, 26일 한국방송 이사회에서 길 사장이 방송과 경영 담당 부사장으로 각각 임명 제청한 고대영 전 보도본부장과 육경섭 전 인력관리실장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부결됐다. 특히 정치적 편향성에 휘말리고 골프 접대 의혹 등을 받아온 고 전 본부장에게는 이사 11명 가운데 7명이 반대표를 던졌다. 야권 이사 4명뿐 아니라 여권 이사 3명도 반대한 것으로 분석된다. 육 전 실장도 6명이 반대했다. 임명동의안은 이사 11명 가운데 6명 이상이 찬성해야 통과된다.
여권 쪽 한진만 이사는 “고 전 본부장이 전문성은 있지만 편파성 시비 등으로 보도본부장에서 낙마하고 내외부에서 비판을 받는 등 부사장으로서는 부적절하다고 이사들이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고 전 본부장은 ‘낙하산’ 논란을 빚은 김인규 전 사장 취임 뒤 보도본부를 이끌면서 한국방송의 편파·불공정 보도를 주도했다는 이유로 구성원들의 비판을 받았다. 올해 초 한국방송 양대 노조가 공동 실시한 투표에서 70.7%의 불신임을 받자 자리에서 물러났다. 고 전 본부장은 10월에 사장 공모에 지원하기도 했다.
한국방송 새노조와 한국방송 기자협회는 고 전 본부장의 부사장 임명에 줄곧 반대 입장을 밝혀왔지만, 이사회의 동의안 부결은 의외라는 반응이다. 남철우 한국방송 새노조 홍보국장은 “이사들이 지금까지 정치권 거수기 같은 역할을 했는데, 이번에는 그런 역할을 거부한 것 같다. 의외의 결과지만, 고 전 본부장 같은 부적격자는 안된다는 사내·외 여론이 받아들여진 것은 다행”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고 전 본부장이 이명박 정부를 옹호해왔기 때문에 용도 폐기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최근 현 정부의 낙하산 인사를 비판했다. 고 전 본부장이 현 정부에는 달가운 인물일지 몰라도 새 정부가 바라는 인사는 아닐 것이라는 말이 나온다. 통상 몰표를 던지던 여권 이사들이 박 당선인 쪽에서 분명한 메시지를 받지 못해 표가 갈렸다는 추측도 있다. 익명을 요구한 한국방송 관계자는 “여권 이사들은 청와대나 여당의 지시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편인데, 이번에는 구체적 지침이 없어 자율 투표가 된 것 아닌가 싶다. 여당 이사들도 내부 비판까지 무릅쓰고 박 당선인 쪽도 아닌 ‘엠비맨’인 고 전 본부장을 부사장에 앉힐 이유가 없지 않았겠냐”고 말했다.
부사장 임명동의안 부결로 한국방송 임원진 인사도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방송은 부사장 임명이 마무리되는대로 이번 주 안에 본부장 등 주요 임원 인사를 단행할 예정이었다. 유선희 기자 duck@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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