탤런트 한지혜
문화방송 드라마 ‘메이퀸’ 한지혜
“대본에서 ‘합을 맞추며 싸운다’는 지문을 본 건 처음이에요.”
2001년 슈퍼모델 선발대회 출신으로 데뷔 이래 발랄하고 여성스러운 역할을 주로 맡아왔던 탤런트 한지혜(28·사진)는 23일 인기리에 종영한 <문화방송>(MBC) 드라마 <메이퀸>에서 그간의 이미지를 완전히 털어냈다.
한지혜가 맡은 <메이퀸>의 주인공 천해주는 인생의 온갖 역경을 극복해 내는 오뚝이 같은 인물이다. 어려움 속에서도 언제나 긍정적인 천해주는 출생의 비밀 탓에 죽음의 위기에 맞닥뜨리지만 거친 남성들을 이빨로 깨물고, 발로 걷어차며 매번 헤쳐나간다. 이런 천해주를 연기한 한지혜를 27일 오후 서울 신사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한지혜는 천해주를 연기하며 머리끄덩이도 잡혀보고 따귀도 여러 차례 맞았다. 그는 “각종 액션 장면은 직접 해냈지만,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하는 장면은 유일하게 스턴트 배우들이 대신 연기했다”고 했다.
천해주는 가족들을 책임지는 가장 역할을 도맡는다. 극 중 15년을 사귀었던 박창희(재희)가 힘든 현실을 피해 “도망가자. 그러지 않으면 더 이상 사귈 수가 없다”고 해도 가족들 걱정에 단박에 거절한다. 한지혜는 이 대목이 “이해할 수 없었다”고 했다.
“저 같으면 창희가 절실하게 도망가자고 하면 실제로 따라갈 것 같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해주는 자신을 멸시했던 가족들을 먼저 챙기잖아요. 그런 해주의 마음을 이해하기가 쉽지 않더라고요. 제 또래들의 감성과는 조금 다른 면인 것 같아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한지혜는 “그래서 더 사랑을 받은 것 같다”고 말했다. 주 시청층이었던 50대 이상의 “어른들 세대에는 그런 해주에 감정이입이 됐을 것 같다”는 것이다.
<메이퀸>은 출생의 비밀과 복수 같은 여러 막장 코드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사건들의 개연성이 높아 웰메이드 드라마로 통했다. 하지만 마지막 2회를 남겨두고 등장한 막장 코드는 “너무 심하다”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알고 보니 천해주가 복수의 대상으로 여겨져 왔던 절대악, 장도현(이덕화)의 친딸로 드러난 것이다. <메이퀸>은 시청률 20% 이상의 인기 드라마였지만, 젊은 시청층이 적기 때문인지 인터넷에서의 반응은 조용했지만, 이 때 만큼은 누리꾼들의 격렬한 반응을 얻었다. “이런 막장 드라마, 이젠 보지 않겠다”는 식이었다.
이런 반응에 한지혜도, 제작진도 모두 놀랐다고 했다. “특히 마지막회에서 해주가 자살하려는 장도현에게 ‘아버지’라 부르는 장면이 기분 나빴다는 말도 많았다”고 전했다. “그런데 저도 사실 입이 안 떨어졌어요. 그래도 나약한 한 인간으로서 자신의 인생을 마감하려 하는 사람을 보면서 살리려고 외치는 절규였던 것 같아요.”
한지혜는 짧은 단발에 작업복 바지, 청재킷, 워커화 등으로 천해주의 이미지를 만들었다. 그는 “해주를 연기하면서 악세서리도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입었던 옷을 또 다시 입는 경우도 많았다”고 말했다. 해주가 처음 대기업 면접을 보러 갈 때 입었던 옷도 원래 고가의 투피스였지만, “일부러 팔도 길게 늘여 입고 가방도 어울리지 않게 메어” 일부러 촌스러워 보이도록 했단다.
이런 점은 패션에 관심이 많은 한씨에게 “아쉬웠던 부분”이기도 했다. 그는 “다음 작품에서는 트렌디하고 세련된 역할을 해서 한을 풀고 싶다”고 했다. 일단 내년 상반기 중에 케이블 채널의 <올리브>와 한지혜란 이름이 전면에 등장하는 프로그램을 시작할 예정이다. 2010년 9월 결혼한 그는 2세 계획도 당분간 갖지 않고 있다고 했다.
“내년에는 이 여세를 몰아 신명나게 좀 더 해볼 계획이에요. 드라마와 영화 포함해서 3개 작품은 하고 싶어요. 여한이 없을 때까지 일한 뒤에 2세를 가져도 늦지 않을 것 같아요.”
글·사진 음성원 기자 esw@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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